트럼프, 애플 시설투자 계획 발표 행사서 반도체 100% 관세 부과
"미국에 공장 건설하면 관세 안 내도 된다"...한국 "최혜국 우대 약속 받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6일 반도체에 100%의 품목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대미 시설투자 계획 발표 행사에서 기자와의 문답시간을 갖는 과정에서 "우리는 반도체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집적회로(chips)와 반도체(semiconductors)"가 부과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제조 공장을 미국에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구체적인 부과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반도체는 대미 수출 품목 중 자동차, 일반기계에 이은 3위 수출품으로 100% 관세가 실현되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제조 반도체 기업은 물론, 이와 관련된 소재, 장비 제조 업체 등 협력사까지 큰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던 인텔 등 미국 토종 반도체 업체들이 반사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텔의 경우 관세 발언이 나오자 뉴욕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21.17 달러까지 오르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품목별 관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이르면 내주에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CNBC 인터뷰를 통해 "다음주 정도에 품목별 관세를 더 발표할 예정“이라며 반도체와 의약품을 언급한 바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대로 반도체에 100% 관세를 내야만 할까.
최근 한국이 미국과 진행했던 관세 협상에 한국 정부는 "한국이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에 최혜국 대우를 받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힌바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자동차는 물론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서도 15%의 품목관세에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어 과연 미국이 한국에게 제공할 '최혜국 대우'가 어느정도의 수준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도 "(우리나라는) 최혜국에 대한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100%든 200%든 간에 어떤 나라가 최혜국 대우를 받는다면, 우리 반도체나 의약품 분야에 있어서 최혜국 대우 약속을 받았다는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도 되지 않을까 싶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