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破墓)’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집안의 액운을 피하거나 조상 덕을 보기위한 명당에 관심이 높아졌다.‘파묘’는 무덤을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새롭게 조성하기 위해 묘를 파내는 행위를 말한다.영화에서는 가족들이 원인모를 병을 앓자 조상 묘를 잘못쓴 탓이라 여겨 파묘를 하면서 벌어지는 기괴한 일들을 다뤘다.풍수지리 영향으로 옛날에는 조상을 좋은 자리로 옮기는 것이 조상과 후손 모두에 좋은 효도로 여겨졌고, 조선 왕실에서도 묘자리가 불길하다는 이유로 다른 곳으로 이장하기 위한 파묘가 흔했다.▶서울국립현충원 가장 좋은 곳에 중종 후궁
경기 양주시 회암동 천보산 자락에 회암사가 있다.조선 순조때 지어진 이곳은 작은 규모이지만 선각왕사비(보물 제387호), 쌍사자석등(보물 제389호)을 비롯해 조형미가 빼어나 조선전기 최고의 부도로 꼽히는 무학대사 부도(보물 제388호)와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지공선사부도·나옹선사부도·무학대사비 등 고풍미 넘치는 문화재가 옛 영화를 말해준다.그런데 보물로 지정된 선각왕사비, 쌍사자석등, 무학대사 부도 등 문화재마다 ‘회암사지’라는 말이 붙어있다.회암사에 있는 문화재인데, 회암사지라니?▶옛 회암사지 위에 새로 지어진 회암사이유는
2024년은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다.물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태음태양력에 따라 음력해가 바뀌는 시기는 입춘일 입춘시이어서 2024년 2월 4일 오전 11시42분부터 갑진년이 되지만, 새해부터 청룡의 기운이 시작된다고도 볼 수 있다.매년 그렇지만 12간지의 띠가 바뀔 때마다 사람들은 해당 상징동물과 관련된 장소를 찾아 상스러운 기운을 받고 복을 기원한다.갑진년은 용의 해인만큼 용과 관련된 곳이 관심을 받고 있는데, 용은 상상속의 동물이라 용과 관련된 전설이 깃든 곳이나 제주도의 용두암처럼 용처럼 생긴 형상이 인기를 끌 것으로
■권력욕에 두딸 외손자와 결혼시킨 이자겸참조기, 수조기, 백조기 등을 염장해 말린 굴비는 이름이 참 독특하다.왜 하필 ‘굴복하지 않겠다’는 굴비(屈非)일까.굴비 이름 유래는 여럿있는데, 그중 고려 문신 이자겸과 관련된 일화가 많이 회자된다.이자겸은 왕실외척이 되는게 권력의 지름길이라는 것 안 권력욕 강한 인물이다. 그래서 5명의 딸중 3명을 왕비로 만들었다.그의 둘째딸이 1108년에 고려 제16대왕 예종의 왕비(순덕왕후)가 되었고 그해 맏아들(훗날 인종)을 낳았고 태자로 책봉됐다.그런데 1122년 예종이 사망하자 예종의 형제들이 태
직원을 뽑을 때 기존 팀원들과 잘 어울리는 사람을 찾는다. 소통이 서로 잘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당장 분위기는 좋을지 몰라도, 결과를 놓고 지금 생각해 보면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상황을 보는 관점이 비슷하다 보니 새로운 시선을 만들지 못했다.왜 생각이 다른 사람을 두려워했던 걸까. 다 비슷하게 생각하고 ‘예’라고 답할 때 ‘아니오’라고 말하는 사람을 이상하게 취급했던 걸까. 뭔가 엉뚱한 아이디어를 낸 사람을 무시해버리는 듯한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부정의 시각에서보다 긍정의 신호로 받아들이지 못한 걸까. 처음부터 아이디어라
이 종국에 우화로 끝난 것과 달리 에서는 본격적인 투쟁과 전면적인 폭력이 분출한다. 상대적으로 훨씬 덜 폭력적인 가운데 계급투쟁의 성격을 이 더 뚜렷하게 드러냈다면, 는 계급적대를 배제하지 않지만 계급 외에 인종과 폭력의 문제 등 다른 요소를 함께 묘사했다. 한 마디로 라틴아메리카적인 사회갈등을 이 영화는 다뤘다.극중에서 마리안(나이안 곤잘레스 노르빈드)이 입은 옷의 색깔은 빨강이다. 마리안의 역할을 상징하는 색깔이다. 영화에서 분명하게 부각되는 색깔로, 극중에서 이 색의 옷을 입은 사람은 마
코로나19 이후 어떤 삶을 마주 할 수 있을까? 퍼머컬처(Permaculture) 일러스트레이터 브레나 퀸란(Brenna Quinlan)은 코로나19 이후 삶의 방향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림을 선보였다. 작가는 이 그림에서 코로나19 이전에 누려왔던 삶의 방식으로 돌아가기보다 다른 삶을 향해 나아가자고 제안한다.지금까지 누려왔던 삶의 방식대로 산다면 가까운 장래에 또 다른 코로나와 마주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그러지 않으려면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산불과 폭우로 인한 재난 뉴스를
바야흐로 AI와 로봇이 인간을 대신하는 시대다. 1편 ‘인공지능 반란, 누가 통제할 수 있을 것인가’에서 이야기 했듯 AI는 제조뿐만 아니라 스피커, 스마트TV, 스마트냉장고 등 생활가전에 폭넓게 사용되며 우리 삶 깊숙이 파고들었다. 하지만 수많은 알고리즘으로 만들어진 AI 블랙박스는 점점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처럼 말이다. 우리는 더 늦기 전에 AI가 더 이상 기계적인 판단을 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판단에 대해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도록 해야
여름 더위에 새로운 것을 해보겠다는 마음이 사라졌다. 코로나 시국에 일하는데 이전과 다른 제약조건들이 많다. 약속 잡는 게 어렵고 잡은 일정도 갑자기 연기가 되었다. 계획 세우기 어렵고 세운 계획은 취소가 되는 상황이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고 흐른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2021년 7월 여름, 코로나19와 폭염이 이 시대 인간 생존을 위협한다. 열돔에 갇힌 거리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삶은 더 위험하다. 세계 곳곳으로부터 폭우와 폭염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 소식이 계속 올라온다. 극단적인 날씨가 계속된다면 인류 미래는 보장받을
바야흐로 AI와 로봇이 인간을 대신하는 시대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소프트웨어 기업뿐만 아니라 삼성, 현대, 테슬라 등 글로벌 제조사 역시 AI를 생산 최일선에 배치하는 등 AI가 통제하는 로봇은 그 활용도가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고 있다.컴퓨터 발명 이후 집약적인 기술 발전을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AI와 로봇이 인간을 대신함으로써 우리 생활에 일부분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AI를 통해 우리의 생활은 효율성이 극대화되는 반면, 새로운 위기도 함께 도래했다.세계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은 수년간 개발한 인공
유튜브 영상은 알고리즘이다. 이전에 본 영상과 연관한 콘텐츠를 노출시켜 클릭을 유도한다. 영상 시청 시간과 좋아요, 구독과 같은 활동을 기반으로 이용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그렇게 몰고 가는 듯한 유튜브의 서비스가 때로는 불편하다. 검색 기록을 지우기도 하지만, 그냥 두면 내가 본 것들, 볼 것 같은 것들을 보여준다. 유튜브를 통해 강연 영상을 보다 소아정신과 의사 지나영의 영상이 추천 영상으로 올라와 관심 있게 봤다. 유튜버 ‘신사임당’에 출연한 그의 영상을 보고, 그가 쓴 책, 도 같이 한 번
시작한 지 3년 차에 접어든 교육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그동안 다른 기관에서 유사한 프로그램들이 나오면서 경쟁력이 떨어졌다. 익숙한 것에 빠져서 새 것을 담지 못한다면 정체될 수밖에 없다. 3년이 지나서 뒤쳐졌다는 것을 눈치 챘다면 이미 늦은 것이다.1년 차에는 많은 교육기관이 신청을 해서 선별을 했지만 3년 차에 접어들면서 프로그램 개설을 신청한 곳이 줄었다. 사람들은 어떤 게 새로운 것이고 어떤 것이 낡았는가를 한 눈에 알아본다. 그것을 바르게 보지 못하는 사람은 내부에 있는 사람이다. 안에만 머물러서는 경쟁 시대를 살 수 없
최근에 파울루 프레이리의 억압받는 자들의 교육학 를 읽고 있다. 이 가운데서 2장에 나오는 '은행 예금식 교육'은 인상적이다. 50년 전에 나온 책이지만 지금 읽어봐도 우리의 교육현장을 놓고 생각해 볼 지점이 많다.시험을 봐서 대학에 가야 하는 세상은 변하지 않고 있다. 몇 번의 수정을 거쳐 대입 제도가 개선되고 있지만 별반 큰 차이가 없다. 거기에 맞는 입시 컨설팅이 나오고 학교도 맞춤형으로 수업과 시험 성적을 관리할 수 있게 지도한다. 교육 현장에 인간의 창조성은 사라지고, 학생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로 길
"비난 본능은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중요성을 과장한다. 잘못한 쪽을 찾아내려는 이 본능은 진실을 찾아내는 능력,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이해하는 능력을 방해한다. 비난 대상에 집착하느라 정말 주목해야 할 곳에 주목하지 못한다. 또 면상을 갈겨주겠다고 마음먹으면 다른 해명을 찾으려 하지 않는 탓에 배울 것을 배우지 못한다. 그러다 보면 문제를 해결하거나 재발을 방지하는 능력도 줄어든다. 누군가를 손가락질하는 지극히 단순한 해법에 갇히면 좀 더 복잡한 진실을 보려 하지 않고, 우리 힘을 적절한 곳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295쪽,
2021년에 들어 필자가 자주 눈에 익은 단어가 있다. 바로 Wellness (건강)이다. COVID-19로 인해 작년부터 전 세계가 큰 변화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다보니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에 초점이 맞춰지듯 최근 몇 년 새 뷰티 및 생활 용품 등에서도 마사지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마사지는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닿아 있는 치료법이다 보니 그 중요성과 효과가 종종 과소평가되곤 한다. 아로마테라피의 완벽 가이드 저자 Salvatore는 마사지를 ‘진정한 예방적 전인론적 치료의 하나’로 소개한다. 왜 마사지가 그토록 중요한 것
'허트 로커'는 전쟁의 참상이란 '사실'이 그저 표면적 현상에 그치고, 인간 내면에 응집된 전쟁의 상흔이 전장에 우뚝 선 회오리바람처럼 고독하게 그리고 분명하게 묘사된다.제목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미군이 쓰는 말로 알려진 'hurt locker'는 전쟁에서 물리적 고통이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겪은 군인이 그것에 심리적으로 고착돼 빠져나오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상태를 말한다. 아마 그런 상태에 빠진 사람까지도 일컫지 싶다.'hurt locker'라는 단어가 'hurt'와 'locker' 두 개를 결합한 것이니 쉽게 뜻이 와닿는다.
어떤 사람은 상대 조언을 잔소리로 듣고, 같은 소리를 ‘약’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상대 앞에서 듣는 척하지만, 뒤에 가서 생각을 굽히지 않는다. 상사나 동료가 제시안 기획안 수정 지시에는 시늉만 한다. 광고주가 제출한 디자인 시안에서 색이나 서체를 다른 것으로 해달라고 해서 담당 디자이너를 부르면, ‘촌스럽게 그러냐’고 한다. 자신이 한 것이 더 낫다고 말한다. 투덜대며 수정 작업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며 원하는 대로 처리하기도 한다. 월급쟁이로서 시키는 대로 하는 태도와는 다르다. 순수 예술과 광고
“발 없는 새가 있지. 날아가다가 지치면 바람 속에서 쉰대. 평생 딱 한번 땅에 내려앉을 때가 있는데 그건 죽을 때지.”영화 '아비정전(阿飛正傳)'의 유명한 대사다. '1990년 개봉된 '아비정전'의 주제는 존재의 어긋남과 근원적 고독이다.아비와 수리진의 만남, 시간, 그리고 마지막을 암시하는 정글장면으로 시작한 영화의 전편(全篇)을 설명하는 대사는 맨 앞의 ‘다리 없는 새’일 텐데, 아비는 마지막에 ‘다리 없는 새’의 새 관점을 제시한다. 즉 다리가 없어서 땅에 내려앉지 못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어디에도 갈 수 없는 게 문제임을
122분짜리 예고편. 나에게 영화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를 한 마디로 요약하라고 하면 이렇게 말하겠다.영화 제작/배급사에서 분류한 이 영화의 장르는 범죄 스릴러. 적절한 분류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 게 극영화라고 하기엔 (물론 훌륭한 전편에 비해서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너무 엉성하다.가장 적확한 내 분류는 예고편. 만일 예고편이라고 한다면, 그 길이로는 가히 '스릴러'라고 불러도 좋겠다. 배급사에 따르면 북미 언론 시사회 이후에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를 연출한 드니 빌뇌브 감독은 "'넉다운. 솔리마 감독은 '시카리오'라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2015)는 관객은 물론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영화이다. 작품성과 상업성을 모두 갖췄다는 뜻이겠다. 범죄영화이자 스릴러이다. 복수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한 편의 영화이지만 전형성을 갖춘 주인공 세 명을 잘 배치하여 유기적 호응과 갈등을 이루게 하였고 당대의 현실을 적시하며 정의에 관한 보편적 논쟁거리를 던졌다는 측면에서 영화 여러 편을 합쳐놓은 듯한 느낌이 든다. 그만큼 드니 빌뇌브 감독의 연출이 탁월했다는 뜻이겠다.영화가 다루는 내용 중 두드러진 것이 '정의'이다. 이 영화에서 윤리학에서 다루는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