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15% 전격 합의..미국에 3,500억달러 투자 조건
액화천연가스 등 에너지 구매 및 조선협력 펀드 조성
이 대통령 “큰 고비 넘겨” 트럼프 대통령 “선거 승리 축하”

한국이 미국과의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 낮추기로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30일 오후 6시 16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약 487조원)를 투자하는 등의 조건으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오후 4시 30분께 한국의 무역협상 대표단과 만난 후 이와 같은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사진_백악관
사진_백악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이 소유하고 통제하며 대통령인 내가 선택하는 투자를 위해 3,500억달러를 미국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가로 한국은 1천억달러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나 기타 에너지 제품을 구매하고, 한국의 투자 목적을 위해 큰 액수의 돈을 투자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액수는 향후 2주 내로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이 양자회담을 위해 백악관으로 올 때 발표할 것"이라면서 "나는 새 대통령(이 대통령)에게 선거 승리에 대해서도 축하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은 미국과의 교역에 완전히 개방하기로 하고 자동차와 트럭,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받아들이겠다고 합의했다"면서 "우리는 한국에 대한 15% 관세에 합의했으며 미국은 관세를 부과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부과하기로 한 상호관세 15%는 앞서 미국이 일본, 유럽연합(EU)과 합의한 상호관세율과 같다.

대미 투자에 대한 수익 배분 비율에 대해서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투자 수익의 90%는 미국이 가져간다고 주장했다.

러트닉 장관은 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을 발표한 뒤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하는 대로 투자하기 위한 3,500억달러를 미국에 제공할 것이며 그 수익의 90%는 미국민에게 간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일본과의 합의에서도 적용한 비율과 같다.

미국은 일본이 제공하는 투자금을 에너지, 반도체, 핵심광물, 의약품, 조선 등 전략 산업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한국의 투자금도 이런 중점 분야에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 대통령실 "자동차 관세 15%, 쌀 소고기 추가 개방 않기로"

한국 대통령실은 상호관세뿐 아니라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도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1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한국에 8월 1일부터 부과하기로 예고한 상호관세 25%는 15%로 낮아진다"며 "또한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관세도 15%로 낮췄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추후 부과가 예고된 반도체, 의약품 관세도 다른 나라에 대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게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대해서는 "미국의 강한 요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식량 안보와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해 국내 쌀과 소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합의 결과 조성될 3,500억 달러 규모 펀드와 관련해서는 "한미 조선협력 펀드 1천500억 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며 "조선 분야 외에도 반도체, 원전, 이차전지, 바이오 등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에 대한 대미 투자펀드도 2,000억 달러 조성될 예정"이라고 발혔다.

그는 "우리 기업이 전략적 파트너로서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크고, 미국 진출에 관심 있는 우리 기업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 페이스북
이재명 대통령 페이스북

◆ 이 대통령 "큰 고비 넘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페이스북에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로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여건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과의 협상은 국민주권정부의 첫 통상 분야 과제였다.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통상 합의에 포함된 3,500억 달러 규모의 펀드는 양국 전략산업 협력의 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이라며 "조선,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에너지 등 우리가 강점을 가진 산업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적극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이 가운데 1,500억달러는 조선협력 전용 펀드로 우리 기업의 미국 조선업 진출을 든든하게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촉박한 기간과 녹록지 않은 여건이었지만 정부는 오직 국익을 최우선으로 협상에 임했다"며 "이번 합의는 제조업 재건이라는 미국의 이해와 미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 확대라는 우리의 의지가 맞닿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한미 간 산업 협력이 더욱 강화되고 한미 동맹도 더욱 확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항상 최우선 원칙으로 삼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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