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업무 자동화의 필수 솔루션으로 RPA 각광
노코드와 AI, 프로세스 마이닝과 결합해 지능형 자동화로 성장

최근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로봇 기반 프로세스 자동화) 도입 붐이 일고 있다. 삼성전자, KT,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대기업부터 중견기업들에 이르기까지, 또 은행과 금융, 제약, 병원, 제조 등 산업 부문과 규모를 막론하고 RPA를 도입했거나 도입 검토 중이다. 공공기관 또한 행안부가 기관별 RPA 책임관을 지정하고 각 기관이 참고할 수 있는 RPA 도입·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어서 이 대열에 곧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다. 미 스테이티스타는 지난해 전 세계 RPA 시장 매출을 54억달러로 추산하고 올해 72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023년 100억 달러를 넘어서며 향후 몇 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경우 올 2월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RPA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면 2025년말 250억달러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본다.

시장 조사 업체인 그랜드뷰 리서치는 포레스터 리서치나 스테이티스타보다 훨씬 보수적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시장 규모를 18억9000만달러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2022년부터 2030년까지 38.2%의 연평균 성장률로 폭발적인 시장 성장을 낙관하는 것은 동일하다. 그랜드뷰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RPA 시장 규모는 23억2000만달러, 2030년 308억5000만달러 규모에 이른다.

글로벌 RPA 시장 추이(자료: 스테이티스타, 2022년 5월).

RPA는 일반적으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상호작용의 조합(오케스트레이션)을 사용하거나 API 연결을 통해 정형 데이터에서 "if, then, else" 문을 수행해 클라이언트 서버, 메인프레임 또는 HTML 코드를 구동한다. 소프트웨어 스크립트(로봇 또는 봇)로 사람의 프로세스 또는 태스크를 매핑한 후 컨트롤 대시보드 또는 오케스트레이터에서 스크립트를 실행하도록 런타임을 할당한다. 봇은 프로그래밍이나 RPA 소프트웨어 플랫폼 고유의 직관적인 로(Low) 코드/노(No) 코드 GUI를 사용하여 개발할 수 있다.

반복, 중복되는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해서 임직원들이 한정된 업무 시간을 보다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해 생산성과 성과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다. 치열한 시장 경쟁 상황에서 업무 민첩성을 개선하고 향상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필수이며 RPA 로봇이 이를 지원해주고 있다. 반복되는 업무에 시간 투입을 줄이고 업무 생산성의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많은 비즈니스 임원들이 RPA에 큰 만족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CFO 설문조사 "지금보다 더 많이 투자할 것"

실제로 가트너의 최근 설문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프로세스 자동화 최적화 범주에 속하는 16가지 기술에 대한 향후 2년간의 투자 의향 질문에서 현재보다 높은 수준의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기술로 리포팅 자동화, RPA, 프로세스 마이닝 가지를 꼽았다. 

특히 재무 회계 부문에서 단순 반복 업무를 줄일 수 있어 금융권과 기업 재무회계 부서의 도입이 활발하다. 한국IDG가 국내 기업 4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RPA 가장 많이 활용하는 부서 업무는 IT(61.7%) 재무/회계(44.8%)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의 RPA 투자 계획(자료:한국IDC,  2022년 5월) 

미 재무회계 미디어인 머트리얼 어카운팅(Material Accounting) 경우 회계 부문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디지털 트렌드로 클라우드/원격 회계, 암호화 화폐/블록체인과 함께 자동화(RPA) AI 꼽고 있다.

특히 자동화와 AI 회계사들이 고도의 전문 업무에 집중할 있도록 해준다고 설명하는데, 네덜란드 컨설팅 기업인 볼터르스 클뤼버르(Wolters Kluwer)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회계사의 업무 86% 단순 반복 작업으로 시스템에 의해 자동화될 있다. 86% 업무는 데이터 입력 처리 문서 수집 계산서 처리 반복 계산 보고 분개 처리(journal entries) 등이다

기업 재무 회계와 IT 부서에서 도입 활발

RPA 시장 성장은 생산성 향상과 수익률 극대화를 위한 운영 최적화 필요성, 최신 기술 통합, 기업 간 비즈니스 프로세스 변경 등이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범유행 기간 동안 기업들은 원격 근무 문화로 전환했고 워크플로 자동화의 필요성도 증가해 RPA 시장 성장을 가속화했다.

활발한 M&A도 이 시장의 약진을 나타낸다. 서비스나우(인텔리봇), SAP(시그나비오), 세일즈포스(서비스 트레이스)가 인수를 통해 RPA 시장에 진출했으며 순수 RPA 업체인 블루프리즘은 SS&C가 이달 인수 완료했다.

그랜드뷰 리서치의 2021년 RPA 시장 조사에 따르면 소프트웨어보다는 서비스가, 클라우드(SaaS)보다는 온프레미스의 비중이 더 높다. 기업 규모로는 아직 대기업 중심(66.47%)의 시장이 이뤄지고 있으며, 업종별로는 금융과 헬스케어 산업에서의 활용이 두드러진다.

북미지역 RPA 시장 전망 (자료; 그랜드뷰 리서치, 2022년 4월)

2021년 시장에서 온프레미스 구축형의 비중은 79.54%였는데 RPA 액세스 정책이 사내 프로토콜을 따르도록 보장하며 조직의 요구 사항에 따라 RPA 시스템에 대한 거버넌스를 확보하고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장점에 기인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은 RPA 수행과 관련하여 자사 정보와 내부 데이터가 공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어 온프레미스 구현 비율이 압도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컨설팅, 구현 및 교육으로 구성되는 서비스 부문은 2021년 매출 기준 비중이 61.89%였는데 이러한 지배력은 향후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클라우드보다 온프레미스, SW보다 서비스 매출 비중 더 커 

포레스터 리서치의 RPA 보고서도 동일한 이야기를 한다. RPA 소프트웨어보다 까다로운 구현을 지원하는 서비스 시장이 더욱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RPA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65억달러, 관련 서비스 매출은 16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서비스 매출이 소프트웨어 매출의 거의 3배에 달한다.

서비스 매출은 제품을 중심으로 컨설팅, 개발, 구현, 유지보수 및 지원 등으로 구성되며 시스템 통합(SI) 업체, 컨설팅 및 자문 회사 등이 활동한다. 이들은 RPA 소프트웨어의 파트너 또는 리셀러일 수 있다.

업종별로는 금융 서비스(BFSI)의 비중이 28.89%를 차지했지만 전망 기간 동안 가장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산업은 제약과 헬스케어다. 병원관리시스템에 대한 자동화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RPA 시장의 산업별 도입 비중. 금융서비스(BFSI)와 IT의 비중이 높지만 향후 제약/헬스케어 산업의 성장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자료; 그랜드뷰 리서치, 2022년 4월).

그러나 RPA 시장 성장에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 IT 전문 미디어 테크크런치는 RPA를 “보다 지능적인 노코드 접근 방식으로 전환하기 전에 레거시 프로세스를 처리하는 임시 자동화 솔루션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포레스터 리서치는 RPA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가 2025년까지 6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는 한편으로, 기업들이 더욱 본격적인 AI 기반 자동화 솔루션으로 전환함에 따라 이르면 내년부터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레스터 리서치 보고서는 “2021년 팬데믹으로 인한 자동화 수요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그램 확산에 의해 RPA 시장이 대거 성장했으며 이러한 시장 성장이 2022년 내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2023년부터 성장률이 평탄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썼다.

"RPA에서 AI 자동화 솔루션으로 투자 전환될 것"

포레스터 리서치는 RPA 소프트웨어에 지출되는 비용 일부가 더 광범위한 AI 자동화 솔루션으로 전환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RPA의 이름에 로봇이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인공지능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봇은 사람의 손에 크게 의지하는 수작업 세트를 완료하는 스크립트에 가깝다.

이에 비해 노코드 자동화 솔루션을 사용하면 컨설팅 도움을 받지 않고도 워크플로를 쉽게 만들 수 있다. 고도로 정의된 하드 코딩된 일련의 작업을 진행하는 대신 AI로 작업을 지능적으로 구현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단계를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RPA 시장 전망. 서비스 매출이 소프트웨어 매출의 3배에 이른다(2022년 2월).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유아이패스의 시가 총액은 이러한 성장 둔화의 방증이다. 유아이패스가 지난해 기업공개(IPO)에 앞서 마지막으로 7억5000만달러의 사모펀드를 조달했을 때 유아이패스의 기업 가치는 350억달러로 평가됐다. 그러나 현재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50억달러 정도다. 

글로벌 M&A 활발, 국내 업체들도 다수 포진

글로벌 RPA 시장은 물론 국내 시장에도 다양한 RPA 벤더들이 활약하고 있다. 가트너의 최신 RPA 매직쿼드런트를 보면 리더 그룹에 유아이패스, 오토메이션애니웨어, 마이크로소프트, 블루프리즘 4개사가 포진해 있다. 틈새 업체 그룹에 삼성SDS가 눈에 띈다. 국내 시장에서는 IBM, SAP, 서비스나우(인텔리봇) 외에 국내 기업인 파워젠, 이든티앤에스, 인지소프트, 유니포인트 등이 활동 중이다.

선택의 폭이 넓다 보니 RPA 도입도 만만치 않다. 가트너는 전통적으로 사람이 수행해 왔던 트랜잭션 단계들을 조합된 UI 인터래션을 통해 제거함으로써 반복되는 수작업을 자동화한 것을 RPA 툴로 정의하며 주로 UI 스크래핑을 통한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과의 통합 시민 개발자의 가속화(로코드(Low-code)/노코드(No-code)에 의해 코딩 개발 경험이 거의 필요 없음) 컨피규레이션, 모니터링과 보안을 포함한 오케스트레이션(조합) 및 관리 기능 지능형 문서 처리(IDP, Intelligent Document Processing) 프로세스/태스크 마이닝 및 검색을 RPA의 핵심 기능으로 정의하고 있다.

가트너 RPA 매직쿼드런트(자료: 2021년 7월)
가트너 RPA 매직쿼드런트(자료: 2021년 7월)

따라서 최근 RPA 플랫폼 또한 UI 스크래퍼와 함께 오케스트레이션되는 API 커넥터 봇의 UI 프론트 엔드를 구축하기 위한 로코드 UX △자동화 워크플로의 헤드리스 혹은 서버리스 오케스트레이션(헤드리스 봇)의 기능을 추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능들을 제공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가트너는 조언한다.

RPA 시장 성장과 함께 제품 또한 정교해지면서 AI 머신러닝 통합, 광학문자인식(OCR) 분석 등의 기술적 진보가 이루지고 있다. 선두 RPA 솔루션 기업들은 ‘전술적(tactical)’ 자동화를 넘어 엔드-투-엔드 인텔리전트 자동화를 제공하기 위해 몇 가지 기술들을 결합하고 있으며 이는 더욱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하이퍼오토메이션으로 나아가도록 하고 있다.

가트너의 CFO 대상 설문조사에서 향후 2년간 RPA 시장 성장의 동력은 임베디드 머신러닝, 클라우드 딜리버리, 그리고 프로세스 마이닝과의 통합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잠재적으로 지능형 자동화 시스템에 대한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포레스터 웨이브의 RPA 벤더 평가(자료: 2021년 1분기).
포레스터 웨이브의 RPA 벤더 평가(자료: 2021년 1분기).

글로벌 CX(Customer Experience) 솔루션 및 서비스 업체인 서비온(Servion)은 자체 연구를 통해 2025년경이면 실시간 전화 및 온라인 대화를 포함한 모든 고객 상호 작용의 95%를 AI가 수행해 고객은 더 이상 “봇을 찾을 수 없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랜드뷰 리서치 또한 지능형 자동화가 2025년까지 서비스 데스크 상호 작용의 40% 이상을 제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지 RPA와 다양한 챗봇 기술의 결합이 서비스 데스크에서 무인 자동화를 구현, 인적 개입을 줄이고 운영 생산성을 향상시킬 것이란 기대다.

하이퍼오토메이션에서 RPA는 필수이며, 특히 IT 분야가 아닌 직원들의 업무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RPA 솔루션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현재 및 미래의 RPA 요구 사항과 계획, 이 계획을 확장할 수 있도록 해주는 비즈니스 동인을 평가하고 △기업 비즈니스 결과에 부합하는 공급업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덜 복잡하면서도 효과적인 툴을 선택할 것 △중복되는 프로세스를 표준화 및 자동화한 다음 RPA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며 △RPA 스킬을 확보하기 위한 올바른 교육 프로그램에 투자하라는 게 가트너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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