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업지원실장 박학규 사장...정현호 부회장은 회장 보좌역 용퇴
"대법원 무죄로 사법리스크 해소한 이재용 회장 본격 인사 혁신 신호"
삼성전자가 7일 사업지원 TF를 정식 사업지원실로 전환하고, 수장에 박학규 사업지원 TF 담당 사장을 위촉했다고 밝혔다. 이전 사전지원 TF장인 정현호 부회장은 회장 보좌역으로 일선에서 물러난다.
삼성전자는 박학규 신임 사업지원실장과 함께 사업지원실 전략팀장에 경영진단실장 최윤호 사장을, 사업지원실 경영진단실장에 사업지원실 TF 경영진단팀장인 주창훈 부사장을 각각 위촉했다. 사업지원 TF 문희동 부사장은 사업지원실 피플 팀장에 위촉됐다.
이번 인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7월 대법원에서 '삼성 부당합병과 회계부정 의혹' 관련한 재판에서 무죄를 확정받으면서 '이재용 회장 취임 3년의 인사혁신'이라는 예정된 수순의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사업지원 TF는 삼성 미래전략실의 전신으로 2017년부터 7년간 존속해왔다. 주로 삼성전자 계열사간 사업조정과 조율을 전담하며, 일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업무의 성격상, 삼성내 주요 사업의 결정과 조정에 참여하며 그룹내 실질적 힘을 발휘하는 곳이었다.
그러기에 이번 사업지원 TF의 사업지원실 개편은 이재용 회장이 사법리스크를 모두 털고 경영 전면에 나섰다는 것을 가시적 인사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재용 회장은 올 7월 이후 해외 사업을 직접 챙기며 굵직한 사업 수주에 관여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여왔다. 이재용의 이른바 '뉴 삼성' 구도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키워왔고, 이번 인사가 그 시작이자 중요한 전환점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전자가 그룹 컨트롤타워를 맡으며 그룹의 도약을 책임지는 구도다.
삼성전자측은 사업지원TF를 지원실로 전환한 것은 반도체 등 사업이 정상화하는 시점에 맞춰 조직 안정을 꾀하는 것으로, 과거 미전실과 같은 그룹 컨트롤타워와는 다르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최근 삼성글로벌리서치 소속인 경영진단실이 최근 삼성전자 소속으로 편재되는 등 삼성전자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룹의 감사 업무을 맡는 경영진단 조직의 이관은 삼성전자 중심의 실질적 컨트롤타워 구체화로도 읽힌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그룹 연말 인사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달 말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이재용 회장 3년차의 색깔이 나올 것인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3년을 맞아 이른바 '뉴 삼성' 구도를 인사 혁신을 통해 선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의 두 축인 반도체와 휴대폰이 모두 올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전영현 DS부문 부회장과 노태문 DX 부문대행 사장 체계 유지가 점쳐지며, 지난 해 연말 인사에서 DS부문 등을 강화한 것에서도 일련의 인사와 맥을 같이한다는 분석이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연말 인사에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인 DS 부문 전영현 부회장을 대표로 세우며 신뢰를 보냈고, 한진만 부사장과 김용관 부사장을 각각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파운드리 사업부와 경영전략담당을 맡겼다.
한편, 이번 사업지원실장인 박학규 사장은 삼성그룹내 대표적인 재무전문가로 꼽힌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경영진담팀장과 삼성SDS 사업운영총괄, 삼성전자 DS 부문 경영지원실장, DX부문 경영지원실장을 두루 거쳤다.
최윤호 사장역시 삼성그룹내 대표적인 재무통 전문가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과 삼성SDI 대표를 거치며, 그룹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
주창훈 부사장은 삼성전자 인사팀 담당임원을 지낸 그룹내 인사전문가이며, 문희동 부사장역시 삼성종합기술원 인사팀장을 지낸 그룹내 인사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이번 인사에 인사를 총괄하는 피플팀장을 맡게 됐다.
서낙영 선임기자 nyseo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