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000명 안 돌아와...범죄 가담자 더 많을 듯
태국, 베트남 등 근접국가 우회 입국 가능성
캄보디아 스캠(사기)에 연루된 한국인이 1000명 남짓 된다는 정부 추정치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가담하고 있을 수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20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캄보디아 입출국 한국인 통계’ 자료에 따르면 캄보디아로 출국한 한국인 수는 2021년 5476명에서 2022년 3만5606명, 2023년 8만4378명, 2024년 10만820명으로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캄보디아에서 귀국한 한국인은 2021년 5363명, 2022년 3만2397명, 2023년 8만1716명, 2024년 9만7572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연도별 출국자와 한국 입국자 수 격차는 2021년 113명에 불과했지만, 2022년 3209명, 2023년 2662명, 2024년 3248명 등 2∼3000명대로 폭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도 1월에서 8월까지 6만7609명이 캄보디아로 향했지만 6만6745명만 되돌아와 864명이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통계로 캄보디아로 출국한 한국인 가운데 매년 수천 명이 현지에 체류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됐다. 단기 관광이나 출장 등 정상적인 체류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현지에서 불법 고용이나 스캠 범죄 등에 가담하고 있는 인원들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직접 캄보디아로 향한 이들 뿐 아니라 태국이나 베트남 등 인접국을 통해 캄보디아로 간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캄보디아 이민청이 집계한 캄보디아 입국 한국인 수치는 2021년 6074명, 2022년 6만4040명, 2023년 17만171명, 2024년 19만2305명, 2025년 1월∼7월 10만6686명을 기록해 특정 연도에 따라서는 우리 통계보다 2배 많은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현지 범죄조직에 감금되는 피해를 입거나 폭행·고문으로 사망한 한국인도 정부 추정치를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박찬대 의원은 "현지 증언대로라면 아직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라며 "개별 출입국 기록과 영사·경찰 자료를 정부 차원에서 전면 대조해 미복귀자에 대한 재점검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30일 대표 발의한 영사 조력법 개정을 조속히 추진하고 캄보디아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동종 사건이 발생하는 만큼 이에 선제 대응하고 인력·예산이 지원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범죄로 발생한 현지의 범죄 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고 하더라도 피해액이 특정되면 범죄가 발생한 상대국에게 범죄 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한국은 2019년 캄보디아와 조약을 체결해 발효 중이다.
법무부는 현재 국내에서 수사·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 캄보디아에 우선적으로 수사를 의뢰하고, 이후 유죄가 확정되면 피해액을 특정해 알리는 방식으로 환수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