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직 개편 및 보강, 분야별 전문 파트너사 확보
“글로벌 CDP 벤더 중 한국 데이터센터 운영 유일&한글 지원 등 현지화”

무주공산. 현재의 국내외 고객데이터플랫폼(Customer Data Platform, CDP) 시장을 표현하기에 안성맞춤인 단어다. 그런데 최근 국내 시장에서 트레저데이터코리아(한국지사장 고영혁)가 사업 본격화를 위해 조직 보강 및 협력 업체 확보에 나서며 본사 차원의 투자도 유치했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세일즈포스, 오라클, SAP 등 거대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업체들 사이에서 트레저데이터코리아가 내세우는 강점은 △순수 CDP 플레이어로서 더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과의 긴밀한 연결 및 통합 △트레저데이터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능력, 그리고 △한국 내 데이터센터 지원에 따른 데이터 주권(현지화)과 데이터 보안의 세 가지로 요약된다.

고영혁 트레저데이터코리아 대표.
고영혁 트레저데이터코리아 대표.

트레저데이터코리아는 스스로를 빅데이터 기반의 CDP 솔루션 기업으로 부른다. 지난 2015년 지사(연락사무소) 설립, 2020년 10월 한국법인 설립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13일 서울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개최하고 국내외 CDP 시장 현황 소개와 함께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고영혁 트레저데이터코리아 대표는 "트레저데이터 CDP는 단순 마케팅 툴이 아니라 마케팅, 서비스 및 판매 업무의 상호 연결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유일한 엔터프라이즈급 CDP로, 전사 업무 영역에서 고객 반응을 실시간 데이터로 확보해 개인 정보 보호 범위 내에서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개별적이고 단편적으로 제공, 활용되는 다양한 고객 정보를 통합해 사일로화(파편화)된 고객데이터로부터 동일 고객을 식별하고 통합 고객 프로필을 구성하여 탁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데이터로부터 실질적인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신규 고객 확보 및 고객 생애 가치 증대, 비즈니스 프로세스 최적화 측면에서 탁월한 개인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레저데이터는 CDP 전문 업체인만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과의 통합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트레저데이터는 CDP 전문 업체인만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과의 통합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내 사업 강화를 위해 영업 마케팅 시스템 구축 컨설팅 등 주요 업무팀 세팅을 완료했으며 비즈니스 파트너도 각 영역별로 확보했다. 데이터를 다루는 분야인 만큼 컨설팅, 구축, 운영, 분석 등 각 영역별로 전문 파트너의 역량이 중요하다며, 영역별 파트너사들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함으로써 상호 윈윈 관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트레저데이터코리아가 확보한 국내 파트너는 한국PwC, LG CNS, 롯데정보통신, 노스스타컨설팅, 프리코우, 알툼파트너스, 하쿠호도제일 등이다.

또 트레저데이터코리아는 글로벌 CDP 업체 중 유일하게 한국 전용 데이터센터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에 특화된 정보보안 요건에 맞는 커스텀 기능 개발 및 지원, 한국어 텍스트 빅데이터에 대한 자연어처리(NLP) 엔진, 각종 로컬라이제이션 등 본사 차원의 투자 및 지원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개인 정보 보호 기능도 제공하고 있어 한국 내 글로벌 기업들뿐 아니라 LG, 롯데렌탈, 카카오VX 등 국내 대기업들도 트레저데이터 솔루션을 도입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이기도 한 고영혁 트레저데이터코리아 대표는 “CDP를 활용하면 누구에게 언제 어느 채널로 무엇을 어떻게 제안할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그에 따른 실행을 자동화함으로써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초개인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나아가 CDP 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이 궁극적으로 데이터 기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데이터 거버넌스 수립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CDP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물론 세일즈포스가 커스터머360 오디언스(Customer 360 Audiences) 제품명을 세일즈포스 CDP로 바꾸고, B2C CDP에 치중하던 어도비가 B2B CDP로도 확장하며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이 분야에서 딱히 시장 선두권이라고 할 수 있는 업체는 아직 없다. CDP 관련 보고서를 내고 있는 포레스터 웨이브 보고서에서도 업체명은 계속 바뀌며 해외 소프트웨어 평가 사이트인 트러스터 래디어스(TrustRadius)나 G2 등에서도 업체 순위는 계속 바뀌고 있다.

자료 : 글로벌 소프트웨어 평가 사이트인 g2
자료 : 글로벌 소프트웨어 평가 사이트인 g2

이는 CDP가 아직 시장 초기이면서 제공업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출발한 것에도 이유가 있다. CDP 솔루션은 우선 B2B와 B2C로 나뉘며 가트너의 경우 CDP 솔루션 업체 유형을 (마케팅)데이터 통합 스마트 허브 마케팅 클라우드 CDP 툴킷 4가지로 구분하고 있는데, 어도비나 세일즈포스, 오라클, SAP 등 빅 벤더들은 주로 마케팅 클라우드에 속한다.

가트너의 구분에 따르면 마케팅 클라우드에 속하는 CDP는 마케팅 및 IT팀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툴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마케팅 클라우드의 유연하지 못한 데이터 관리 및 프로필 통합 기능 때문에 마케터들이 CDP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가트너는 설명하고 있다. 마케터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마케팅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새롭게 CDP 모듈을 제공하고, 통합 제품으로서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많은 CDP 스타트업들이 해당되는 유형은 스마트 허브다. 스마트 허브에 속하는 CDP는마케팅 오케스트레이션과 개인화를 강조한다. 이 유형은 상세한 고객 데이터 분석, 이벤트 대응(event-triggered) 및 캠페인 계획에서 세부적인 제어 등의 속성을 가진다. 가트너는 트레저데이터를 스마트 허브 CDP 벤더로 구분하고 있다.

자료:가트너 CDP 마켓가이드 2022
자료:가트너 CDP 마켓가이드 2022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성장세에 대해서는 낙관적이다. 시장조사업체들의 전망 보고서는 두말할 것도 없거니와 벤처 캐피털의 투자 동향에서도 드러난다. 캐피털IQ(Capital IQ), 프라이브코(PrivCo) 등의 데이터에 따르면 CDP 솔루션 업체들에 대한 벤처 캐피털 투자는 2021년 24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데, 2018년 6억5000만달러, 2020년 18억달러에 비하면 크게 증가한 것이다. 가트너는 “매우 높은 수준의 펀딩에도 불구하고 많은 CDP 업체들의 수익은 아직 4000만달러 선을 넘지 않았다”며 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가트너의 2021년 다기능 고객 데이터 설문조사(2021 Cross-Functional Customer Data Survey)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이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단 14%만이 자사 고객에 대한 360도 뷰를 확보했다고 답했다. 그런데 이 14%의 응답자 중 44%가 고객 360도 뷰의 기반을 CDP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즉 고객 360도 뷰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투자가 진행될수록 CDP 도입 또한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가트너가 올 봄 발표한 ‘CDP 마켓가이드 2022’에 따르면 CDP에 대한 관심은 마케팅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자사 사이트에서 CIO(최고정보책임자)들의 CDP 검색 활동이 2020년 대비 2021년 91% 증가했으며 경영진들은 신속한 디지털 전환을 구현할 수 있는 툴 중 하나로 고객 프로필 데이터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CDP 프로젝트의 성공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연장선상에 있다는 고영혁 트레저데이터코리아 대표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평가 사이트인 g2의 CDP 업체별 그리드 스코어링
글로벌 소프트웨어 평가 사이트인 g2의 CDP 업체별 그리드 스코어링

그러나 CDP 수요에 따라 거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본격 가세할 경우 트레저데이터코리아는 두 가지 점에서 취약하다. 벤더 종속을 우려해 베스트 오브 브리드(Best of Breed) 전략을 선호하는 기업 고객만큼 엔드-투-엔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이 제공하는 통합 제품군의 가치를 선호하는 기업 고객도 있다는 게 첫번째다. 특히 오라클이나 SAP은 데이터 통합 및 분석, CRM(고객관계관리)와 캠페인 관리 등 마케팅 툴 등에 대해서 오랜 역사와 강력한 솔루션을 갖고 있다. 두번째 난관은 이러한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들은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와의 협력은 물론, 자체적으로도 강력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데 있다.

고영혁 트레저데이터코리아 대표는 "트레저데이터는 CDP 시장이 존재하지 않던 2010년대 중반부터 이 시장을 일궈온 개척자로, 지금까지 시장을 키우고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리더 위치에 있다”고 주장한다. 이 부문 선두업체로 꼽히는 세그먼트, 블룸리치는 아직 국내 진출하지 않은 상태다. 당분간 세일즈포스, 어도비 등과 경쟁구도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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