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결국 형제의 승리로 끝났다. 이로써 한미와 OCI통합도 무산됐다.

한미사이언스는 28일 경기 화성시 소재 라비돌호텔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내이사 신규 선임의 안건, 재무제표 승인 안건, 이사보수 한도의 건 등을 결의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 등 최대 6석의 신규 이사회 자리를 놓고 표 대결을 벌였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회사 정관에 따라 위임 및 참석 주주의 절반 이상이 찬성을 표하면 최대 10명의 이사회 구성이 가능하다.

현재 이사회 구성원은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사내이사), 신유철 사외이사, 김용덕 사외이사, 곽태선 사외이사 등 4명이다. 이번 주총을 앞두고 통합을 추진하는 송영숙 회장 측은 임주현·이우현 사내이사 등 6명의 후보를 내세웠고, 반대 측은 임종윤·종훈 사내이사 등 5명의 후보를 제안했다.

앞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 측은 친인척, 재단, 국민연금 등 우호 지분을 42.67%까지 확보했다. 이에 비해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지지를 포함해 40.56%까지 우군을 모았다.

이에 이날 주총에선 13.64%의 지분을 가진 소액주주들이 사실상 결과를 냈다. 주총에는 한미사이언스의 의결권 있는 주식 6776만3663주 가운데 88%(현장 참석, 위임장 및 대리인 포함)인 5962만 4506주가 모였다. 

개표 결과, 임주현 사내이사와 이우현 사내이사 선임안을 비롯한 송영숙 회장 측 추천 이사 6인은 전체 주식의 과반을 득표하지 못해 보통 결의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임주현 사장의 경우 2859만 709주(약 48%), 이우현 회장은 2864만 592주(48%)의 찬성을 얻는 데 그쳤다.

반면, 임종윤 형제 측 주주제안 이사들은 5인 모두 50%가 넘는 찬성 표를 얻었다. 임 종윤 전 사장은 52.2%에 달하는 3114만 7995주의 표를 받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또 동생 임종훈 전 사장은 3087만 2384주(51.8%)의 찬성표를 얻었다.

이날 표결 결과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송영숙 회장 측 이사 4인 대 임종윤·종훈 형제 측 5인이다.

통합을 추진했던 OCI홀딩스도 이날 한미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주주총회 이후 입장문을 통해 "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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