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7년 만에 기존보다 2천명 늘어난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정원을 공식 발표하면서 의대 증원 줄다리기에 '쐐기'를 박았다.

정부는 지역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해 비수도권에 증원분의 82%를 배정하고, 경기·인천지역에 나머지 18%를 배분했다. 서울 정원은 단 1명도 늘리지 않았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와 같은 내용의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대학별 배정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교육부는 지난 2월 22일부터 3월 4일까지 대학들의 신청을 받은 뒤 전문가가 참여하는 '의과대학 학생정원 배정위원회' 논의를 거쳐 정원 증원분 2천명을 지역별·대학별로 배분했다.

먼저 비수도권 27개 대학에는 전체 증원분의 82%인 1천639명을 증원키로 했다.

기존 비수도권 의대 정원은 2천23명으로 전국 의대 정원(3천58명)의 66.2% 수준인데 이번 증원으로 내년부터는 72.4%인 3천662명까지 증가한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내년부터 적용되는 정원은 ▲ 강원대 132명 ▲ 연세대 분교 100명 ▲ 한림대 100명 ▲ 가톨릭관동대 100명 ▲ 동국대 분교 120명▲ 경북대 200명 ▲ 계명대 120명 ▲ 영남대 120명 ▲ 대구가톨릭대 80명 ▲ 경상국립대 200명 ▲ 부산대 200명 ▲ 인제대 100명 ▲ 고신대 100명 ▲ 동아대 100명 ▲ 울산대 120명 ▲ 전북대 200명 ▲ 원광대 150명 ▲ 전남대 200명 ▲ 조선대 150명 ▲ 제주대 100명 ▲ 순천향대 150명 ▲ 단국대 천안 120명 ▲ 충북대 200명 ▲ 건국대 분교 100명 ▲ 충남대 200명 ▲ 건양대 100명 ▲ 을지대 100명이다.

거점국립대 9곳 가운데 강원대·제주대를 제외한 7곳의 정원이 200명으로 늘었다.

경기·인천권은 5개 대학에 361명의 정원이 배분됐다. ▲ 성균관대 120명 ▲ 아주대 120명 ▲ 차의과대 80명 ▲ 인하대 120명 ▲ 가천대 130명이다.

정부는 수요조사에 참여했던 서울지역 8개 대학에는 정원을 배분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모든 국민이 어디서나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3대 배정 기준을 토대로 정원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우선 수도권·비수도권 의료격차 해소, 수도권 내에서도 서울과 경인지역 의료여건 편차 극복을 주요 기준으로 삼았다. 이를 통해 지역거점 국립 의과대학은 총정원을 200명 수준으로 확보하도록 하는 한편, 정원 50명 미만 소규모 의과대학은 적정 규모를 갖춰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정원을 최소 100명 수준으로 배정했다.

다른 비수도권 의과대학도 지역 의료여건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총정원을 120명에서 150명 수준으로 확대했다.

배정위원회는 학교별 신청자료 등을 토대로 각 대학의 현재 의학교육·실습 여건과 향후 계획의 충실성, 지역·필수의료에 대한 기여도와 향후 기여 의지 등을 검토했으며, 학교별 신청 규모 안에서 증원분을 결정했다.

의과대학 정원 증원은 1998년 이후 27년 만이다. 의료계는 여전히 집단 행동을 통해 정부 정책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정부가 개별 대학의 증원 규모를 공식 발표하면서 증원에 쐐기를 박았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천명 증원을 통해 개별 의대의 한 학년당 의대생 수는 현재 평균 77명에서 127명으로 확대된다"라며 "미국 146명, 독일 243명 등 선진국과 비교해 여전히 적지만, 우리나라 의학교육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개혁의 시작이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격차를 해소하는 계기"라고 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의 증원 발표에 대해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대표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를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며 "'동맹휴학'을 관철시키겠다"고 반발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교육부)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