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항마로 불리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현지시간 6일 후보 사퇴를 선언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붙게 됐다.

연임을 노렸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배한 이후 이번 대선을 통해 설욕을 노리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슈퍼화요일' 다음날인 이날 자신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경선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사퇴 연설에서 "그간 보내준 열렬한 지지와 성원에 감사하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경선을 중단해야 할 때"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후회는 없다"며 "비록 나는 더 이상 경선 후보가 아니지만, 우리 나라가 궁극적으로 가야할 방향에 대한 목소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정치적 재기를 다짐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지지한다는 표명 없이 그가 7월 공화당 후보가 될 것이고 잘 되기를 바란다고만 언급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차이로 분열하기에는 너무나 소중하다"면서 "나는 항상 공화당원으로서 당의 후보를 지지했지만, 이 문제에 대해 마거릿 대처는 '대중을 따르지 말고 스스로 결정하라'는 좋은 말을 했다"며 "트럼프가 우리 당과 우리 당을 넘어서 지지를 받을지는 이제 트럼프에 달려 있으며 그가 그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의 정치는 사람들과 등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끌어안는 것이다. 이제 그가 선택할 때"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경선의 유일한 여성 후보였던 헤일리 전 대사는 사퇴 직전까지 공화당의 트럼프 대항마로서 큰 기대를 모았지만, 강경 보수층을 중심으로 견고한 지지층을 확보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결국 밀려났다.

헤일리 전 대사는 전날 버지니아와 텍사스, 캘리포니아 등 15개주에서 동시에 진행된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버몬트주에서만 승리.

헤일리 전 대사는 출마 당시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령을 부각하며, 상대당 소속인 바이든 대통령 뿐만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립각을 세워왔다.

헤일리 전 대사의 사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례없이 이른 시점에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굳히게 됐다.

이에 따라 11월 대선을 244일 앞둔 시점에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본선 경쟁이 조기 점화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슈퍼화요일' 대승 이후 연설을 통해 "우리는 통합을 원한다"며 "우리는 통합할 것이며 이는 매우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비록 경선에서 패배하긴 했지만 헤일리 전 대사가 당내 경선 때 대부분 주에서 온건·중도 성향당원과 여성, 무당층의 20~40%에 이르는 지지를 얻었기 때문에 이를 흡수하는 것이 본선에 있어서 경쟁력을 키우는 핵심 과제가 됐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의 연설 직후 성명을 통해 "오늘날 공화당에서 대선 출마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며, 헤일리는 트럼프에 대해 진실을 말하고자 했다"면서 "트럼프는 헤일리 지지자들이 필요없다고 분명히 했다. 여기에는 그들을 위한 자리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헤일리 전 대사 지지층에 구애를 하기도 했다.

투표를 격려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 - 트럼프 전 대통령 SNS)
투표를 격려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 - 트럼프 전 대통령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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