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혁신 클래스’는 국내외 기업과 기관들의 ESG 사례와 트렌드를 조명하면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기업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해와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장입니다.
웹 지면을 통해 제공하는 ESG, CSR 관련 '가치 콘텐츠’에 기업의 책임자와 실무자, 관련 전문가, 독자들의 큰 관심을 기대합니다.
아울러 ESG-CSR 신규 프로젝트와 함께 관련 성과를 집중 소개하는 코너도 본 섹션에 신설합니다. 관심 있는 기업과 기관, 단체들의 취재문의(kevin@nextdaily.co.kr) 바랍니다.         [ESG경영-사회공헌부문 편집자 주]

 

래코드가 강남 코엑스에서 운영하는 수선·리폼 서비스숍 '박스 아뜰리에' 전경.
래코드가 강남 코엑스에서 운영하는 수선·리폼 서비스숍 '박스 아뜰리에' 전경.

지난해 6월 국내 패션 스타트업 K.O.A가 모 패션 대기업에 인수합병됐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다. K.O.A는 1세대 소셜벤처이면서 패션분야 소셜벤처의 성공 모델로 꼽히던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K.O.A의 대표 브랜드 ‘르 캐시미어’는 몽골 25개 마을에서 공수한 캐시미어 원료로 친환경 의류를 제작한다.

지속가능한 패션을 목표로 현지의 노동 환경을 분석해 주민 소득을 높이는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자연적으로 탈모되는 털을 빗질로 채취하는 동물보호 차원의 원료수급 방식을 취한다. 

과잉방목으로 목초지 황폐화를 예방하기 위한 순환방목 방식을 통해 지역의 사막화 방지와 함께 숲을 조성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목적으로 한다.

이후 3D 프린터를 활용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공법 등 기술기반 솔루션을 기초로 다양한 브랜드를 창출하는 패션산업의 지속가능한 가치를 끊임없이 고도화하던 기업이었다.

이런 K.O.A의 인수합병 소식에 모두의 궁금증은 인수합병의 주체로 쏠렸다. 인수합병의 주체는 지속가능 패션을 지향하는 코오롱FnC이다.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빠르게 받아들여야
소셜벤처 K.O.A 흡수한 코오롱FnC '지속가능패션'에 집중
전담조직 강화하면서 산하에 'ESG 임팩트실' 신설

업계 숙명 재고품 수선·리폼 서비스 브랜드 론칭으로 해소

코오롱FnC는 "지속가능 브랜드 K.O.A 인수를 통해 패션부문의 친환경 사업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RH ESG 경영을 발전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2021년에 신설한 '최고지속가능책임자' 조직을 '지속가능부문'으로 승격시키고, 산하에 'ESG 임팩트실'을 두었다. 

메인 브랜드인 코오롱스포츠를 지속가능부문 소속으로 변경하고, ESG 경영을 성공적인 실행을 위한 조직인 ESG임팩트실의 실장은 인수합병된 K.O.A의 유동주 대표이사가 맡았다. 코오롱FnC의 30개가 넘는 자체 브랜드에 검증된 ‘지속가능성’을 입혀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취지로 보여진다. 

코오롱FnC부문을 보유한 코오롱 인더스트리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보면 ‘환경’부문의 지분이 압도적인데, 이는 산업자재와 화학소재, 필름-전자재료 등 제조부문 사업의 영향으로 보인다.

오랜 기간 환경적 측면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해서일까? 코오롱 인더스트리의 중요성 평가 핵심이슈 2위는 ‘지속가능한 자원 이용을 통한 제품혁신’이 차지했다. 

또한 코오롱FnC의 대표 사회공헌 사업으로 꼽히는 브랜드 '래코드(RE;CODE)'는 1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국내 패션업계 최초의 업사이클링 상표다.  

코오롱FnC는 ESG의 그린 워싱이 이슈화되는 상황에서  발빠르게 ‘진정성’을 택했다. 패션업계의 숙명인 버려지는 재고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지속가능한 해결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버려지는 의류재고의 재사용, 재활용을 통해 신규 생산을 줄이고 가치를 더하는 래코드는 업사이클의 공식으로 불리는 절감(Reduce)-재사용(Reuse)-재활용(Recycle)인 3R을 제대로 실현한 브랜드다. 

나아가 친환경 소재 개발과 적용을 적극 진행해 코오롱 스포츠 멸종위기 동식물보호사업 ‘노아 프로젝트’의 컬렉션 의류를 친환경 원료로 제작하는 등 지속가능한 패션에 그룹의 지속가능경영을 맞춰온 것을 알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패션업계는 공정과 생산에 이어 해마다 발표하는 신규 컬렉션에 따른 재고 등 일련의 과정에서 환경 영향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ESG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당시 패션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빠르게 패스트 패션을 벗어나 지속가능성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제로 웨이스트를 슬로건으로 패션 산업의 ESG를 재정의하는 코오롱FnC의 방향성은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패션 관련 섬유산업도 폐기물 처리에 골머리 
스타트업 제클린, 재활용 불가능 솜·린넨 가공기술 개발
신소재 중견기업 태광산업과 협업 재활용 수건도 출시
대기업-중견기업-스타트업 공조가 업계 지속가능성 높여

또한 패브릭의 제로 웨이스트를 위해 애쓰는 스타트업도 있다. 플라스틱 다음으로 많은 폐기물이 배출되는 제품이 패브릭이기 때문이다. 

세계 섬유-패션산업의 연간 폐기물은 무려 9200만톤에 달한다. 특히 침구류에 쓰이는 솜과 린넨은 재활용이 불가능해 매립과 소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제주에 있는 스타트업 '제클린'은 도내 숙박업소에서 오래 사용한 침구류가 바로 폐기돼 환경 문제를 일으키는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해 왔다. 

버려지는 솜과 린넨을 새롭게 가공하는 기술을 개발해 친환경 침구 재생 상품을 개발해왔고, 최근엔 섬유 신소재 개발 중견기업 태광산업과 협력해 면 100% 재활용 수건인 리타올(RE:TOWEL)도 출시했다. 숙박침구류의 공급-세탁-케어-재사용 체계를 처음으로 구축했다. 

복잡한 밸류체인과 기술 접목의 한계로 다른 산업보다 제로 웨이스트와 지속가능 비즈니스를 구현하기 어려운 패션-섬유산업에서 지속가능성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대기업, 중견기업, 스타트업의 사례를 살펴봤다. 

앞으로 진행하는 강의에서는 다양한 산업영역에서 풀지 못했던 문제들을 혁신적인 시도로 풀어내려는 대기업-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의 다양한 협업 사례를 조명해 본다. 

 

** 강의를 진행하는 이순열은 재단법인 한국사회투자에서 최고소셜임팩트책임자(CSIO)를 맡고 있다. 다양한 NGO와 국제기구에서 아동노동 근절, 개발도상국 지원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한 경험을 밑거름으로 사회-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 육성과 기업사회공헌, ESG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