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미래학자와 과학자들은 지금이 인공지능의 사용에 있어 ‘고정된’ 무언가가 되기 이전에, 그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기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사람은 기술로 어떤 일들을 해 왔는가,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 발달한 기술이 우리에게 어떤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하는 걸까? 그 물음을 예술로 풀어보는 전시회가 개최된다.

아트센터 나비(관장 노소영)는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나비의 3번째 미디어 파사드 전 《Role Playing》을 개최한다.

2004년 첫 전시를 시작하여 13년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미디어 파사드 코모(COMO)에서는 올 해 '인공지능'을 주제로 다양한 전시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 3월 인공지능과 사람의 시각차를 보여줬던 신승백 김용훈 작가의 《Flower》展을 시작으로, 인공지능의 학습이 가진 가능성과 노동집약적인 면을 함께 살펴본 《Learning About》(5-6월 진행)에 이어 3번째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Role Playing》은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 그 자체에 시선을 둔 미디어 아티스트 하드마루(@hardmaru)와 함께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람의 걸음, 눈높이, 습관에 맞춰 그 자신의 발전방식과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발전하는 인공지능 작업을 만날 수 있다.

도쿄를 베이스로 활동하고 있는 하드마루는 사람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닌, 사람을 향해 나아가는 머신러닝 기술의 사용을 지향한다. 이러한 태도는 디자인과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을 결합한 그의 작업에서 일관적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작업은 사람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며 행동에 대해 반응하거나, 낯설고 어려운 것을 새롭게 배우는 사람의 입장에 서서 대상을 해석해주는 방식을 통해 사람에게 ‘말을 건다.’ 다소 엉뚱하고 귀여운 디자인과 결합한 자가학습 인공신경망 작업은 앞으로 우리가 기대하는 기술의 역할에 대해 친숙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듯하다. 《Role Playing》을 통해 지금의 이 ‘유일한 시기’, 우리가 생각해봐야만 하는 것들에 대해 그려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향선기자 hslee@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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