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안치용의 시네마 인문학] 스탈린에게 살해당한 어느 영국인 기자가 복수한 방법, 영화 '미스터 존스'

발행일시 : 2021-01-05 10:25
영화 '미스터 존스' 스틸컷 <영화 '미스터 존스' 스틸컷>

영화는 '가레스 존스'(1905~1935)라는 영국 저널리스트의 우크라이나 대기근 취재 전후를 다룬다.

우크라이나 대기근은 '홀로도모르(Holodomor)'로도 표현되는데, '기아'라는 뜻의 '홀로도(Holodo)'와 '죽음'이란 뜻의 '모르(mor)'가 합쳐진 우크라이나 말이다.

1932~33년 옛 소련의 자치공화국인 우크라이나에서 대기근으로 약 350만 명이 아사한 사건을 지칭한다. 사망자 규모는 관점에 따라 이 숫자의 2~3배까지로 늘어난다. 아일랜드 대기근과 마찬가지로 '홀로도모르' 시기에 우크라이나 인구의 4분1 가량이 감소했다는 분석도 있다.

영화 '미스터 존스' 스틸컷 <영화 '미스터 존스' 스틸컷>

영화는 홀로도모르를 최초로 보도한 존스(제임스 노턴)의 취재기를 통해 홀로도모르를 조명한다. 우크라이나에서 수백만 명이 굶주림으로 죽어 나가는 와중에 스탈린이 그곳에서 생산된 곡식을 모두 수출해 산업화에 쏟아부었다는, 즉 의도적으로 우크라이나인의 아사(餓死)를 유발했다는 사실상 학살이라는 견해에 동조하는 듯하다.

이러한 반(反)스탈린적 분석은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의 공식적 입장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1932~33년의 대기근을 재조사하여 당시 '대학살'과 가레스 존스의 기사가 모두 사실이었음을 공표했고 2008년에는 가레스 존스에게 사후 훈장을 수여했다.

더 본질적인 핵심은 영화에서 흑백으로 보여준 홀로도모르이다. 부당하게 주어진 다중의 고통에 공감하는 것과 그 고통의 이유를 찾는 인간적 노력에 주목하는 것, 두 가지를 유의하며 감상할 것을 제안한다. 홀란드 감독이 언급한 대로 가레즈 존스와 조지 오웰에 더 유의하는 것이 나쁘지 않은 감상법이긴 하지만, 그들의 출발점 또한 '공감'과 '인간'에서 찾아진다.


안치용 carmine.draco@gmail.com 영화평론가 겸 인문학자로 읽고 쓰는 일을 하며 산다. 흔히 한국CSR연구소 소장으로 소개된다. 지속가능저널 발행인,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KSRN) 집행위원장, 지속가능청년협동조합 바람 이사장 등의 직책을 함께 수행한다. 언론⋅연구 활동을 통해 지속가능 및 사회책임 의제를 확산하고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데 힘을 보태는 한편 지속가능바람청년학교, 대한민국지속가능청소년단 등을 운영하면서 대학생⋅청소년들과 미래 의제를 토론하고 있다. 가천대 경희대 카이스트 한국외대 등에서 비전임교원으로 경영학과 언론학, 글쓰기를 가르쳤다. 경향신문에서 경제⋅산업부 국제부 문화부 기자로 22년을 일했다. 학부는 문학, 석사는 경제학, 박사는 경영학을 전공했다. 지금은 한신대 신학대학원에 다니면서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원. <선거파업> <한국자본권력의 불량한 역사> 등 30권 가까운 저⋅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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