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길윤웅의 책으로 만나는 세상] 해고를 알리는 '각본'은 있는가

발행일시 : 2020-08-11 00:05
길윤웅 IT전문 잡지 기자 <길윤웅 IT전문 잡지 기자>

해고가 일상이 된 시대다. 한 항공회사의 M&A가 결렬되면서 1600여 명 노동자들이 해고 위기에 몰렸다. 고용 보장이 안 되는 직장 생활은 불안하다. 인수 결정이 나기까지 그들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고용 불안은 가정과 사회 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물고 물리는 이런 상황을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IT 관련 통계를 제공하는 회사를 운영 중인 지인은 기업 규모를 키울 수 있을 때 확장하지 않았다. 그에 따른 인건비와 관리비가 더 들어간다는 것이 이유다. 버는 것만큼 나가는 비용과 관리에 대한 부담을 갖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유지에 큰 어려움이 없다. 리스크 최소화는 그가 지켜온 경영 원칙이다.
 
마케팅에서는 경쟁기업보다 앞선 공격적인 투자가 살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게 맞는다면 돈을 넣고 돈을 벌지 않을 기업이 없다. 채무 상환 능력이 없는데도 무리한 대출로 사업을 키우다가 결국 문을 닫는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후배가 어느 날, 회사로부터 해고통지를 받았다. 전체 사내 메일을 통해 작성된 문서를 접한 후배는 경영상의 이유라는 이유로 날아온 문서를 받고 회사를 떠났다. 회사는 사전 면담이나 예고 절차를 갖지 않았다. '왜 나인가'에 대해 누구로부터 특별한 이유를 듣지 못했다.

문자와 카톡으로 해고통지를 하는 시대다. 입사 시 피고용인은 고용주와 근로계약서를 쓰지만, 근로조건이 해지되는 상황, 해고에 앞선 예고 통지나 계약 해지에 대한 사전 고지하지 않는다. 면접을 통해 여러 조건을 보고 뽑는데 해고 시, 그만큼 시간을 들이지 않는다. 기업은 긴급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이유로 든다.
 
좋은 직장은 직원을 떠나보내는 방법이 어떤가를 보면 알 수 있다. 해고해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밖에 없다. 모두 다 같이 가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 경영상 해고를 할 수 있다. 어떤 방식을 쓸 것인가. 어떻게 내보낼 것인가.
 
디즈니 CEO 밥 아이거가 쓰는 해고의 '기술'이 임원들 대상으로 하는 것일 수 있겠지만 일반 사원들에게도 적용 못할 게 없다. 일하는 사람을 존중하고 그간 기여에 대해 최소한 예의를 다한다면 원망 이전에 고마움을 더 먼저 표현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이 하는 일은 사람답게 하는데 그 답이 있다.
 
"직원을 해고하거나 맡고 있던 업무를 빼앗는 것은 보스의 입장에서 가장 힘겨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나 또한 지금까지 유능한 직원들에게 나쁜 소식을 전해야만 했던 경우가 수차례 있었다. 그중 몇몇은 개인적으로 친하기도 했고, 내가 그 자리에 임명했지만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었던 사람들도 있었다. 누군가에게 해고를 알리는 훌륭한 각본이란 있을 수 없겠지만 나에게는 내가 정한 나름의 원칙이 있다. 반드시 직접 대면해 전달한다는 것이다. 전화통화는 안 된다. 특히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로 해고를 통보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보면서 통보해야 한다. 다른 누군가를 핑계 삼아서도 안 된다. 그러한 결정은 보스인 내가 내리는 것이다.(그 사람에 대한 결정이 아니라 그 사람의 업무성과에 대한 결정을 의미한다) 그들 또한 그것이 보스의 결정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고 알아야 마땅하다."
 
-300~301쪽, <디즈니만이 하는 것> 중에서

길윤웅 yunung.kil@gmail.com 필자는 IT전문 잡지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 한글과컴퓨터 인터넷 사업부를 거쳐 콘텐츠 제휴와 마케팅 등의 업무를 진행 했다. 디자인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활동 중.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교육과 제작 활동에 관심을 갖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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