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지현의 좌충우돌 영국생활기] 영국의 크리스마스와 박싱데이

발행일시 : 2020-01-13 00:00
[박지현의 좌충우돌 영국생활기] 영국의 크리스마스와  박싱데이

영국에서의 가장 큰 연중행사는 뭐니뭐니해도 크리스마스다. 12월초만 되도 곳곳에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고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영국의 크리스마스는 어느 로맨틱 영화의 일부분 같다 .집집마다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와 라이트들은 우울한 영국 날씨를 잊게 할 만큼 행복감을 안겨준다.

도시 전체에 다양한 장식 및 이벤트가 펼쳐진다. 런던의 하이드 파크에서는 Winter wonderland가 조성되며 자연사박물관 및 써머셋 하우스 등지에는 아이스링크가 설치되고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기분을 만끽 할 수 있다.

하이드파크 윈터 원더랜드. 놀이동산이 하이드파크에 설치되어 즐길거리를 선사한다. 하이드파크 윈터 원더랜드 제공 <하이드파크 윈터 원더랜드. 놀이동산이 하이드파크에 설치되어 즐길거리를 선사한다. 하이드파크 윈터 원더랜드 제공>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다행히도 사람들이 그리 붐비지 않아 아이들과 즐기기 괜찮았다. 그러나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한껏 맛보려면 생각보다 많은 돈을 쓰게 된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분위기에 휩쓸려 자연스레 주머니가 열렸는데 집에 와서 계산해보니 레고랜드 입장권에 맞먹는 금액을 단 두 시간 만에 써버린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가족들 모두 크리스마스 기분에 흠뻑 젖어 행복해하니 그거면 된 거라고 애써 위안삼아 본다.

자연사박물관앞에 설치된 아이스링크. 사진만큼 분위기좋고 환상적인 곳이다. 개인적으로 겨울에 방문하는 분들에게 강추하는 곳 중 하나다. 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자연사박물관앞에 설치된 아이스링크. 사진만큼 분위기좋고 환상적인 곳이다. 개인적으로 겨울에 방문하는 분들에게 강추하는 곳 중 하나다. 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일정을 체크해 햄리스 퍼레이드에 꼭 참석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햄리스는 1760년에 문을 연 가장 오래된 장난감 가게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자녀들의 장난감을 이곳에서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리젠트 스트리트에 위치한 햄리스는 크리스마스즈음에 리젠트 스트리트에서 매우 큰 캐릭터 퍼레이드를 연다. 유명 캐릭터는 총출동하며 필자가 갔었던 2017년에는 CBeebies의 대표 스타, 미스터 텀블이 피날레를 장식하여 미스터 텀블을 조금이라도 더 보여주려는 아빠들이 아이를 어깨에 태우고 텀블을 향해 달려가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리젠트 스트리트에 있는 그 수많은 명품샵들이 엄청난 인파에 거의 영업을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쇼윈도우 너머로 보이는 직원들의 표정들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여 그들도 크리스마스의 기쁨을 함께 하는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안타깝게도 올해에는 퍼레이드를 진행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내년 크리스마스엔 다시 열릴 수 있으니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햄리스 퍼레이드 장면, 유명하다는 인기 캐릭터는 모두 거리행진을 한 것같다. 후에는 부스도 설치되어 게임,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수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같다. 햄리스샵안에서는. 많은 직원들이 군데군데에서 장난감 시연도 보이는데 퍼레이드가 끝난 직후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리니 약간의 시차를 두고 입장하는 것을 추천한다. 사진 The Sun 제공 <햄리스 퍼레이드 장면, 유명하다는 인기 캐릭터는 모두 거리행진을 한 것같다. 후에는 부스도 설치되어 게임,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수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같다. 햄리스샵안에서는. 많은 직원들이 군데군데에서 장난감 시연도 보이는데 퍼레이드가 끝난 직후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리니 약간의 시차를 두고 입장하는 것을 추천한다. 사진 The Sun 제공>

대망의 크리스마스 당일. 영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으면 바로 풀어보지 않고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 놓아둔 후 크리스마스 당일 아침에 다같이 풀어본다. 우리 아이들처럼 인내심이 강하지 못해 미리 뜯어보는 예외의 경우도 있다. 산타의 선물에 다같이 환호성을 지르고 나면 이제 쇼핑족이 고대하는 대망의 박싱데이가 펼쳐진다.

사실 영국의 박싱데이는 미국과는 다르게 세일폭이 감동적으로 크지는 않다. 오히려 박싱데이가 지나고 1월초쯤 되면 박싱데이에 안 팔린 제품들 혹은 반품된 것으로 추정되는 제품들이 감동적인 가격에 팔리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Next, Boots, Lush 등에서도 박싱데이 세일을 진행하며 50%이상 할인가격으로 판매한다. 필자의 경우 Boots의 세일 기회를 잡고자 오전 9시 오픈 이전인 8시쯤 도착해 이미 새벽 6시에 다른 곳에서 쇼핑을 마치고 부츠로 이동중인 지인에게 정보를 준다고 부츠 앞에는 줄이 없다고 전화를 했다. 남은 시간 동안 여유있게 옆 매장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지인에게 다급하게 전화가 왔다. 놀라 내려가보니 불과 10~20분 사이에 Boots 매장 앞에 그야말로 벌떼같은 인파가 몰려있었다.

올해의 비스터빌리지 박싱데이 모습, 특별히 아침 7시에 오픈한다고 하여 일찍 맞춰갔으나 모든 주차장이 만차여서 멀찍이 대고 걸어가야했다. 상점입장을 위한 줄만 근 1시간, 계산하려는 줄만 1시간 이상 걸려 쉽지 않은 쇼핑이었다. <올해의 비스터빌리지 박싱데이 모습, 특별히 아침 7시에 오픈한다고 하여 일찍 맞춰갔으나 모든 주차장이 만차여서 멀찍이 대고 걸어가야했다. 상점입장을 위한 줄만 근 1시간, 계산하려는 줄만 1시간 이상 걸려 쉽지 않은 쇼핑이었다. >

꾸역꾸역 몸싸움을 하여 앞으로 밀고 들어가 이런 쇼핑에 이미 달인인 지인에게 쇼핑팁을 들으며 진입에 성공은 했다. 그러나 분명 내 손은 물건을 향하여 뻗었으나 광속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치여 몇 번의 헛손질 끝에 물건을 겨우 하나 건질 수 있었다. 그렇게 전투적인 쇼핑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땐 파김치였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느려터진 영국사람들이 쇼핑을 위한 손놀림은 엄청 빠르다는 사실을 목도한 것이다.

오히려 박싱데이보다는 해가 바뀌면서 가격이 조금씩 더 떨어지는 때를 노려 1월 초~중순 사이의 쇼핑이 실용적일 수 있다. 가격표에 적혀있는 금액보다 할인된 제품들이 곳곳에 숨어있으니-아마도 수작업이 느리기 때문에 생기는 해프닝이지 싶다-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다면 가격 확인을 꼭 해보아야 할 것이다.

쇼핑에 관해선 할말이 너무 많지만 새해도 밝았고 아직 작심삼일의 기간이 끝나지 않았기에 이 정도로 마친다. 칼럼을 읽는 독자분들 모두 올해 항상 득템하시고, 꽃 길만 걷는 일들이 가득 하시기를 기원한다. 해피뉴이어 프롬 잉글란드!

박지현 stephanie.jh@gmail.com 세 아이의 엄마이자 마이크로소프트와 렉트라 코리아의 열정적인 마케터로 일했던 워킹맘으로 현재는 영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좌충우돌 상황에서도 긍정적 에너지가 넘치고, 영국에서도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위해 늘 노력하고 탐구하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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