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용훈의 쩐의 전쟁] 돈이라고 다 돈이 아니야 귀하신 돈 따로 있다

발행일시 : 2017-10-19 00:00
[김용훈의 쩐의 전쟁] 돈이라고 다 돈이 아니야 귀하신 돈 따로 있다

자기의 나라에만 한정적으로 쓰이는 것이 아닌 국제적으로 사용되는 돈, 다른 말로 결제 통화로 불리는 기축통화는 아직도 몇몇 나라에 한정되어 있다. 기축통화를 가진 나라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나라의 파워를 가진 국가로 미국 달러, 영국 파운드, 유럽의 유로, 일본의 엔화 그리고 중국의 위안화가 있다. 금본위제도 아래 금의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국제중심이 되는 특정국의 통화를 금을 대신하는 환으로 이용하고자 고안된 체계이다.

기축통화와 일반통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기축통화는 통화량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조절권한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에서 기축통화는 외국과의 거래나 외환 보유 통화로 쓰이게 된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기축통화인 미국의 달러화를 예를 들어 보자. 미국은 자국의 돈인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우리처럼 손해를 감수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원화로 결제하지 못하고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결제 당시에 달러가격이 오르면 거래금액이 클수록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기축통화국인 미국은 자국의 달러가치가 하락해도 환율관리비용이 없기 때문에 조마조마하는 심장을 위로할 필요가 없다. 또한 기축통화국이 아닌 나라들이 끊임없이 기축통화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국가부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환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각계각층의 사람들은 물론 산업과 정부마저 긴장하게 된다. 자국의 돈의 가치가 떨어지니 우리에게 투자한 외국투자가들이 빠져나갈까 걱정이고 갑자기 무거워진 부채를 실감하며 부도를 염려하며 외환보유량을 점검해야 한다. 기축통화는 통화 자체가 가치를 가지고 있으니 금리를 낮게 책정하여 투자를 유치하는데 유리하다. 언제든 전 세계에서 수요가 있는 통화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기축통화국의 장점을 누리고자 노력한 중국도 최근 기축통화국 대열에 포함되었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만큼 세계 각국과의 거래가 활발한데 이제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결제를 하니 그 규모만큼 통화량이 늘어났다. 돈은 신뢰이고 그 나라의 파워이다. 기축통화국의 통화량이 많을수록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해당 통화를 사용한다. 그런데 같은 기축통화라도 중국의 위안화는 아직 신뢰의 비중이 낮다. 다른 기축통화는 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지만 중국은 관리변동환율제로 국가가 개입하여 환율변동을 조정하기 때문이다.

기축통화국이 못되는 우리나라는 유동성을 대비하여 일정규모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미래에 어느 특정 날짜나 기간을 정해 약정한 비율로 통화를 교환하는 다른 나라와 스왑(Swap Agreement)거래 계약을 통하여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국가간의 거래가 해당 국가와의 외교적 마찰로 연장이 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 간에는 반만년이 넘어서는 역사만큼 복잡한 이해관계로 지난 2015년 일본과의 스와프거래가 완전 종료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통화스왑거래 또한 비용이 든다. 통화스왑 계약기간 동안 해당국의 통화에 대한 금리를 줘야 한다. 위험회피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이때 안전하지 않은 통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더 비싼 비용을 치르게 되는 것이다. 즉 6개월 만기로 일본과 우리가 통화스왑 계약을 하면 우리는 일본에게 빌린 엔화금리를 주어야 하고 일본은 우리에게 원화금리를 주는 것이다.

[김용훈의 쩐의 전쟁] 돈이라고 다 돈이 아니야 귀하신 돈 따로 있다

지난 2008년 10월 미국발 세계적 금융위기 당시 우리나라는 미국과 처음으로 통화스와프계약을 체결했다. 무려 300억달러의 한미통화스왑은 가쁘게 숨을 헐떡이던 우리 외환시장에 숨을 여유로이 쉬게 하고 시장을 차분하게 안정시켰다. 통화스왑은 상대국통화를 사용하여 불안정한 통화가치를 안정시키고 시장에 시장의 불안요소를 잠재우게 한다. 대부분의 협정기간은 3개월에서 6개월로 짧지만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를 연장하여 이용하며 계약기간 어느 때나 해당규모의 상대 통화를 빌려다 사용할 수 있어 제2의 외환보유고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대부분 기축통과국과 스왑거래를 하는 상대 국가는 통화가치의 저평가로 불평등한 계약을 감수하게 된다. 때문에 특정국 일변도를 피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통화스왑의 다자화를 통해 통화가치의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위험관리 차원의 스왑거래 역시 외교가 문제가 된다. 일본과는 2001년 70억 달러로 스왑거래가 이루어 졌고 2011년에는 70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되었지만 한일 간의 오래된 문제였던 독도와 위안부 문제로 한일스와프 역시 일본의 일방적 단절로 연장을 못하고 2015년 2월을 만기로 끊어졌다. 일반인들은 통화스와프에 대한 용어나 내용도 모르다가 최근 한중통화스와프가 화제가 되면서 알게 되었다.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금액이 상당한지라 만기를 넘어서도 연장계약의 소식이 들리지 않아 항간에 이를 두고 말들이 많았다. 알다시피 우리는 사드배치 문제로 중국과의 외교관계가 좋지 못하다. 그들은 직접 또 간접적으로 한한령(限韓令)을 내려 한국물건은 물론 한국방문까지 막아버렸다. 정치적 문제를 경제적으로 보복하는 것이냐 아니냐를 두고 설왕설레하지만 이러한 기 싸움에 중국으로 진출했던 우리 기업들은 하루아침에 급감한 매출액을 견디다 못해 철수하고 한국여행을 암암리에 통제하는 그들 덕분에 우리나라로 오던 유커들이 씨가 말라 이들을 상대하던 매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설마 했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은 이슈를 감당하지 못했다. 때문에 이번에도 사람들의 불안 심리가 발동 한 것이다.

이렇게 설왕설래하던 중국과의 스와프 계약이 3년 연장 체결됐다. 중국은 우리와의 앙금이 있고 좋은 기분은 아니지만 기축통화로서 자국의 통화를 바로 세우고 이를 유지해 나가고자 이를 체결하였을 것이다. 중국으로서는 홍콩을 제외하면 우리와 가장 큰 규모로 계약을 체결한 셈이다. 결국 자국의 경제를 위해 밑질 것 없는 한 수 였다. 우리로서는 위안화 보다는 달러나 엔화를 확보하는 것이 더 필요한데 일본은 문을 닫았고 미국 역시 캐나다, 영국, 유럽, 일본, 스위스 외에 통화스와프를 하지 않으니 사실상 우리에겐 문이 닫힌 것이다.

말이 돌면 시장은 급변한다. 탄탄한 기업도 유머에 휘청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충분한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지만 빌려 쓰고 있는 입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빌려온 돈이니 이자를 주어야 하고 금리가 올라버리면 부채의 무게도 훨씬 무거워지고 이와 동시에 시장의 연쇄적인 반응들이 그 무게를 더 가중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걱정하지 않을 만큼의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우리나라가 전쟁을 잠시 휴전중인 국가임을 고려할 때 또한 요즘처럼 전쟁의 위험이 높아지면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서라도 유사시를 대비해야 한다. 마지 못해 잡은 중국과의 손은 또 어떠한 용도로 변질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같은 돈이지만 그 가치가 다르니 가치를 고려할 때 또한 외교상 어떠한 빌미로 차단이 될지 모르니 어느 한 나라가 아닌 다른 국가들과도 통화 스왑은 물론 다른 수단의 통화량 확보를 통해 위험도 분산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용훈 Laurel5674@naver.com 국민정치경제포럼의 원장이자 온 오프라인 신문과 웹에서 정치경제평론가로 활동중이다. 몇 년 동안 크고 작은 공모전에서 140여회의 수상을 하며 금융, 전자, 바이오, 정책, 광학, 시,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모전을 통해 수익을 창출했다. 그 동안의 공모전 경험으로 공모전에 관한 분석과 동향, 수상비법으로 다양한 독자들에게 흥미와 다른 경험의 기회를 알려주고 싶어한다. ‘청춘사랑마흔에만나다’, ‘마음시’, ‘국민감정서1, 2’ 등 20여권의 시와 에세이, 자기계발도서를 집필하며 글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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