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LG전자는 오랜 시간 공들인 'LG 페이(LG Pay)' 서비스를 개시했다. 경쟁사보다 한발 늦은 만큼 '차세대 모바일 결제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전개하며 소비자 마음잡기에 나서는 한편 기능 확장과 앞으로 계획 등 중장기 전략도 공개했다.

LG전자의 이런 행보에 업계와 소비자 반응은 확연히 엇갈렸다. 이미 시장 경쟁이 치열하고 경쟁사가 앞서고 있는 상황이라 후발주자의 도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반면에 지난 3월 선보인 'LG G6'와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기자의 호기심과 관심도 자연스레 커졌다. 엇갈리는 의견 속에서 LG전자가 오랜 시간 준비한 점에 기대를 걸었다. 그리고 G6로 LG 페이를 사용한 후에는 이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LG전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충분히 고려해 LG 페이를 준비했고, 이런 부분에서 '소비자 가치'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진정성'을 느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오른쪽으로) LG 페이 등록과정. (오른쪽 아래 사진) 지문 인식 방법. 사진=황재용 기자
(사진 왼쪽 위부터 오른쪽으로) LG 페이 등록과정. (오른쪽 아래 사진) 지문 인식 방법. 사진=황재용 기자

◇계정 없이 카드 등록하는 간편함…높은 보안성은 '덤'

직업 특성 때문인지 개인적으로 LG 페이의 이론적인 면은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LG 페이를 사용하려고 하니 호기심이나 기대와 함께 불안이 생겼다. 계정 생성과 카드 등록 절차 등이 까다롭거나 손이 많이 갈 수 있다는 고민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오래 가지 않았다. 우선 LG 페이 사용을 위해서는 최신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한다. 놀라운 것은 이것 하나면 충분하다는 점이다. G6를 손에 쥔 후 1~2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사용 준비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실제 LG 페이에는 경쟁사 등 다른 모바일 간편 결제를 이용하려면 반드시 필요했던 계정 생성 절차나 가입 시스템 자체가 필요 없었다. 다른 페이 서비스보다 상당히 손쉽게 등록할 수 있어 사용 편의성에서 차이가 컸다. 단 과정 자체가 단순하지만 한 차례 본인 인증은 거쳐야 이용할 수 있다.

소비자가 가장 크게 우려하는 보안성도 철저히 대비했다. 앱 비밀번호를 설정한 후 지문인식을 해야 사용이 가능하다. 간단하면서도 보안성 높은 절차는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이다.

결제카드 등록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카메라가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등을 자동으로 인식해 정보를 읽고 등록한다. 기자는 카메라 각도에 맞춰 카드 위치만 조정했을 뿐이다. 이후 카드 보안코드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카드 이름을 입력하면 등록절차는 끝난다. LG 페이에는 이런 방식으로 총 10개 결제카드를 등록할 수 있다.

멤버십카드나 교통카드 등록도 마찬가지였다. 멤버십카드는 직접 등록하거나 온라인으로도 등록할 수 있다. 모두 50개 카드까지 추가할 수 있다. 지갑에 있던 멤버십카드를 모두 꺼내 등록하는 사이 두툼한 지갑이 점점 얇아지면서 이제 지갑 대신 스마트폰 하나만 들고 다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정에서는 다양한 옵션을 확인할 수 있다. '퀵페이' 사용 여부를 결정하고 LG 페이를 기본 결제 앱으로 설정할 수 있다. 공지사항, 알람 등의 선택권까지 있다는 점에서는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소비자 입장에선 LG 페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LG전자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LG 페이 사용 장면. (사진 왼쪽 위부터) 지하철, 편의점, 무인 보관함, 자판기, 음식점. 사진=황재용 기자
LG 페이 사용 장면. (사진 왼쪽 위부터) 지하철, 편의점, 무인 보관함, 자판기, 음식점. 사진=황재용 기자

◇생활의 모든 것, LG 페이 하나로 충분

LG 페이 기능은 크게 결제 서비스, 멤버십카드, 교통카드 등 세 가지다. 그리고 WMC(Wireless Magnetic Communication) 방식 마그네틱을 이용한 무선 방식으로 이뤄져 있어 그냥 신용카드 단말기에 G6를 가져다 대면 결제된다.

결제 등 사용은 어렵지 않다. 결제할 때는 우선 LG 페이 앱을 실행하거나 퀵페이를 통해 앱을 연 후 등록된 카드 중 하나를 선택하고 지문이나 비밀번호를 인증하면 된다. 이후 30초 안에 카드리더에 G6를 대면 결제가 끝난다. LG전자는 계산 줄이 길거나 다른 이유로 30초가 넘어갈 것을 대비해 '+20초'라는 옵션을 넣어 결제 시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센스를 발휘했다.

퀵페이 기능은 부가적인 행동이나 절차를 없애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G6 하단 가운데 'LG' 로고에서부터 화면을 위로 쓸어올리면 LG 페이가 자동으로 열린다. 설정에 따라 꺼진 화면과 잠금 화면, 홈 화면, 앱 화면에서 즉시 실행된다. 편의점에서 이용할 때 다른 앱을 사용하다 이를 중단하지 않고 바로 결제를 했던 기억이 또렷하다.

결제가 되면 바로 화면에 내역이 나타난다. 지난 사용내역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유용한 기능이었다. 물론 영수증도 받을 수 있고 결제 취소도 간단하다. 결제 시 내 지문을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편의성에만 몰두하다 자칫 소홀할 수 있는 보안성을 꼼꼼하게 챙겼다는 평가를 내렸다.

모바일 지갑처럼 멤버십카드 이용은 자유롭다. 결제 때 멤버십카드를 지정하면 결제카드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결제를 할 때마다 지갑에서 혹은 스마트폰에서 멤버십카드를 찾아 따로 리더에 읽혀야 했던 '과거의 사람'에서 다른 앱이나 별도의 멤버십카드를 지참하지 않고 앱 하나로 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미래의 사람'으로 진화한 기분이 들었다.

교통카드 활용은 참 편하다. LG 페이 교통카드 기능은 이동이 잦은 직업군 소비자에게 딱 유용한 부분이다. 지하철이나 버스, 택시를 타고 이동할 때 LG 페이를 실행해 갖다 대기만 하면 결제가 이뤄져 지갑이나 카드를 꺼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확연히 줄었다. NFC 방식을 통해 도중에 스마트폰 전원이 꺼지더라도 길게는 반나절까지 교통카드는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지하철과 버스, 편의점과 음식점, 자판기와 택배를 찾기 위한 무인 보관함 등에서 LG 페이를 사용하면서 굳이 지갑을 갖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신용카드 단말기가 있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이용 가능해 일상생활에 불편이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장소에서 직원이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 익숙해져 자연스레 결제할 수 있다는 점도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앞으로 출시될 LG G6+와 G6(32GB 버전). 사진=LG전자 제공
앞으로 출시될 LG G6+와 G6(32GB 버전). 사진=LG전자 제공

◇소비자 중심 LG 페이…'한계'를 '기대'로 바꾸다

LG 페이를 사용하면서 기능 부분에서는 기대 이상의 만족을 느꼈지만 아직까지 한계가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결제카드를 10개까지 등록할 수 있지만 현재 적용되는 카드사는 신한·KB·BC·롯데 4개사뿐이다. 온라인 결제와 은행업무 등 서비스도 보다 다양해질 필요가 있고 LG 페이가 지원되지 않는 유통사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러나 이런 아쉬움도 잠시, 소비자 중심의 LG 페이라는 점이 떠오르면서 다시 기대감이 생겨났다. 우선 LG전자는 9월까지 이용할 수 있는 카드사를 국내 모든 카드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온라인 결제 등 소비자가 요구하는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다음 달이면 'LG G6+(플러스)'와 32GB 내장메모리(ROM)를 탑재한 G6 등 기존 G6의 선택 폭을 넓히는 스마트폰이 출시된다. 하반기에는 차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V30'도 만나볼 수 있어 LG 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단말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진화도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LG전자는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해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기로 인정받은 회사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도 이 부분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실제로 이번에 새로 나오는 스마트폰은 고객의 요구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결과물이다. LG전자는 소비자 요청에 따라 이들이 제품을 취향별로 골라 즐길 수 있도록 'LG G6' 기능과 디자인을 더욱 다양하게 마련했을 뿐이다. 다시 말해 소비자 요구와 가치를 최우선에 두는 LG전자가 앞으로 선보일 LG 페이 서비스는 한 단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에 LG 페이를 사용하면서 '지갑이 이제 불필요한 존재가 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생소했지만 이용하면서 익숙해진 모바일 간편 결제. 그리고 내가 필요한 부분을 충분히 만족시키며 진정성을 느꼈던 LG 페이 등장은 익숙함의 연속이 아닌 새로운 기대감을 만들기 충분했다.

넥스트데일리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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