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최만드림의 클라우딩 활용 교육] 제발 학교에 와이파이가 되게 해주세요.

발행일시 : 2017-06-19 09:30
[최만드림의 클라우딩 활용 교육] 제발 학교에 와이파이가 되게 해주세요.

학교에 와이파이가 안 된다. 정확히 말하면 저렴한 무선공유기를 설치해서 무선 환경을 만들 수 없다. 물론 와이파이가 되는 학교도 있다. 고가의 인가된 공유기를 사용하는 학교다. 하나 설치하는 데 6개월 이상이 걸리고, 하나에 백만원대라 설치하기 쉽지 않다. 물론 교사가 와이브로장비(에그)나 스마트폰 테더링으로 와이파이를 구축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교사는 에그가 없고, 비용이 발생한다.

필자는 제발 사회에서 되는 것이 학교에서 되게 해주세요(제사학교) 라는 칼럼을 기고 했었다. 클라우드 시대, 구글, 네이버와 같은 사설 메일, 사설 클라우드를 학교에서 사용하기 힘들다. 시도교육청 정보원 인가를 받고 사용해야 한다. 기가 인터넷 시대, 학교 인터넷 속도는 15년 전 속도 그대로다. 교실에서 영상을 활용해서 동시에 수업하는 경우 로딩화면을 바라보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무엇보다 학교에서 와이파이가 안 된다.

학교에 설치된 고가의 무선 공유기 <학교에 설치된 고가의 무선 공유기>
학교에 설치된 고가의 무선 공유기 <학교에 설치된 고가의 무선 공유기>

학교에 와이파이가 안 된다고? 상당히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 필자는 가상현실 활용 교육자 모임 협의회에서 재미있는 경험을 했었다. 한 회사 중견 간부는 학교에 와이파이를 이용해서 교육용 가상현실 컨텐츠를 학생에게 보여주면 어떨까요 제안했는데, “학교에 와이파이가 안되요.”라는 말에 “아, 멘붕이 와서.. 왜 학교에 와이파이가 안돼요?”라고 말하며 말을 잊지 못하셨다. 이처럼 학교에 와이파이가 안 되는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다.

새 정부는 지난 4월 가계 통신비 절감 공약을 발표하면서 ‘프리 와이파이 대한민국 정책'을 내놓았다. 공공 와이파이 확대와 통신사의 와이파이의 공유가 핵심 내용이다. 이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경우 각각 8만개 정도의 와이파이를 개방했다. KT도 전국 10만개의 와이파이 접속 포인트(무선공유기)를 8월 중 전국민에 개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제 생활편의시설과 관광지, 체육문화시설에서 자유롭게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상당히 먼 이야기다. 일선 학교에서는 무선인터넷이 필요한 경우 공유기를 임시로 사용하거나, 무선랜카드를 컴퓨터에 설치하거나, 무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컴퓨터 설정을 변경하거나 하는 방법으로 무선 인터넷을 어렵게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합법적이지 않다. 에그나 스마트폰 테더링 혹은 사설 인터넷을 이용하는 학교도 있지만 쉽지 않고, 비용이 발생한다.

왜 학교에서는 합법적이지 않는 것을 알면서 무선 인터넷 환경을 만들고, 학교 비용, 개인 비용을 내며 무선 환경을 만드는가. 소프트웨어 중심사회가 오고 있고, 이를 준비할 여러 교육적 요구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900개 학교에서 진행되며 준비하는 소프트웨어교육이 내년 중학교, 내후년 초등학교에 전면 시행된다고 한다. 학교에 와이파이가 안 되는, 아니 되기 힘든 이 현장에서 소프트웨어교육이 제대로 진행될지 의문이다.

전세계 600여곳을 탐험하는 구글 익스페디션 수업 모습. 아래 교사의 장비를 학생장비에 연결하려면 와이파이가 필수다. <전세계 600여곳을 탐험하는 구글 익스페디션 수업 모습. 아래 교사의 장비를 학생장비에 연결하려면 와이파이가 필수다.>

필자가 있는 학교는 도서실이 옥상 가건물에 있을 정도로 교실이 없다. 학교에 있는 컴퓨터실은 일반 학급의 학생들은 격주 1회 사용가능하다. 오후는 민간참여컴퓨터교실 운영으로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교과 전담 교사인 필자는 일년 내내 사용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스마트 디바이스를 텔레비젼에 미러링해서 SW교육을 진행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와이파이가 안된다.

물론 학생의 정보 보안이 우선이다. 그렇다고 해서 학생의 미래에 필요한 무선을 활용한 교육을 안 할 수도 없다. 어떤 대안을 찾아볼 수 있을까? 무엇보다 공공기관 무선인터넷 정책에서 학교를 예외로 해야 한다. 학생의 정보 보안 이슈로 더 탁월하게 가르칠 기회를 가질 수도 없는 상황이다. 매년 진행되는 보안 관련 연수는 학교 실정에 맞지 않다. 격년 진행되는 보안 감사에도 일선학교에서는 사용하는 개인 공유기를 빼느라 분주하다. 하지만 그 때 뿐이다.

만일 학교가 예외가 안 된다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생각할 수 있다. 먼저, 사기업에서 학교에 기존 인터넷과 분리된 무선인터넷망을 구축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공공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다음으로 무선 전용 사설 인터넷 망을 학교 단위 혹은 교사 개인으로 만들 수 있다. 학교 인터넷망을 설치할 때 업무용 인터넷과 분리된 교육용 무선 인터넷 망을 설치하는 것이다. 아니면 교사가 집에 인터넷을 설치하는 것처럼 사설 인터넷을 설치하는 것이다. 마치 개인 전화를 학교에 놓은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비용을 계속 내야하고, 교사가 옮길 때 이동해야 할 문제가 있다.

마지막으로 교육기관에서 각 교사 1인당 교육용 와이브로 장비(에그)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대안보다 선행될 것이 공공기관 무선인터넷 정책에서 학교를 예외로 해야 한다. 이 모든 대안은 학생용이 아닌 교사용이고 교육용에 한한 대안이다. 학생용으로 무선인터넷을 쓰게 하려면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대제국 로마는 길부터 닦았다고 한다. 내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소프트웨어교육 전 최소한 기본적인 인프라, 즉 무선인터넷을 학교에서 자유롭게 열 수 있는 시원함이 있길 소망한다.

최만 choisuperman@gmail.com 초등학교 교사. 수요일밴드, 언어유희, 아이스스케이트, 회를 좋아한다. 박사과정에서 영국 교육철학을 공부하면서"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미래가 어떻게 올지 몰라서15개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스룩 허브에 자료를 모아두고 있다. 안드로이드 앱"최만드림"을 운영한다. 삶을 오픈소스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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