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9일 뉴질랜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어 위험 단계를 레벨 1단계로 하향 조정시켰다. 추가적인 거리두기도 필요 없어졌기에 일상의 모든 것들이 락다운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아이들이 등교를 시작했을 당시에는 3주 동안은 학부모들의 교내 출입을 자제해 달라는 권고가 있었지만 평범한 일상생활이 가능하게 되니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락다운 이전처럼 방과후 수업으로 골프, 바이올린 레슨을 다시 진행하는 중이고 학부모들이 외부강사로 진행하는 라이팅 수업이나 아트 수업 등도 재게 되었다.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되어 마냥 즐거워 보인다.

뉴질랜드 내 여행도 제약 없이 모두 자유로워진 상태이지만 국경은 봉쇄되어 외국인의 입국은 금지되어 있다. 전 세계의 하루 확진자 수가 10만 명을 뛰어넘어 증가하는 추세라 국경의 오픈을 기약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듯하다.

종전처럼 아이들이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중단되었던 나의 영어수업도 다시 시작되었다. 뉴질랜드 현지에서 알게 된 지인들과 티타임을 가지며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뉴질랜드로의 유학을 맡아주었던 유학원의 원장님께서는 같은 시기에 함께 온 한국인 가족들을 모두 초대하여 여러 가지 이벤트를 만들어 주시기도 했다. 바비큐 파티를 비롯 다른 가족들과 낚시를 하기도 하면서 비슷한 또래 아이들이 어울려 친구가 되었고 주말이면 같이 근처 나들이도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방학이나 주말여행 계획도 함께 세우고 다양한 경험들을 쌓을 수 있게 되어 아이들도 무척 좋아한다. 락다운 기간 동안 집집마다 아이들의 집으로 보드게임을 전달해 주셨던 JOY 할머니와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만나 뵙고 있다. JOY 할머니는 마치 뉴질랜드의 친정엄마처럼 나와 우리 가족들을 보살펴 주시고 때로는 개인 영어 선생님처럼 여러 가지를 챙겨주셔서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

남반구에 위치한 뉴질랜드이기에 여름을 향해 가고 있는 한국과는 달리 가을의 끝자락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타우랑가는 그렇게 추워지지 않는 지역이기에 아직 추위를 실감하지는 못하고 있는데 현지인들은 겨울이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하고는 한다.

해가 있는 한낮은 여전히 여름옷이 적당하고 햇살도 좋은 편인데 저녁이 되면 기온이 꽤나 쌀쌀해진다. 최근에는 저녁부터 새벽사이에 마치 우리나라 여름장마처럼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이 반복되고 있는데 아침이면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 화장한 날씨가 된다.

때문에 이곳에서 우산을 쓰고 다녀 본 기억은 없지만 아이들이 하교하는 시간 무렵에는 기온이 상당히 내려가고 있어 피부로 느껴지는 추위는 한국의 초겨울 날씨보다 더 춥게 느껴진다. 뉴질랜드의 가옥 구조상 우리나라의 온돌문화가 아닌 실내공기를 따뜻하게 하는 공기 순환 방식의 난방 시스템이기에 한국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마냥 춥게만 느껴지는 듯하다.

7월 4일부터는 2주간의 방학이 시작된다고 한다. 아이들의 학급 친구 엄마들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방학 동안의 스케줄을 계획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공부만이 아니라 아이들끼리 교류하고 함께 놀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해 주려고 하고 있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한 우리 가족이 평범한 이곳에서의 생활에서 기쁨을 되찾고 있는 중이다.

전 세계 곳곳도 하루빨리 일상을 찾을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선아 라이프&컬처팀 객원기자 lifenculture@nextdaily.co.kr

김선아 기자는 중학생인 큰아이, 초등학생인 작은아이와 함께 뉴질랜드 타우랑가에서 생활하고 있다. 1년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서 경험하게 되는 현지의 이야기들을 소소하고 담백하게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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