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의 기습강타로 적자 경영도 예상되고 있다.
이미 3월 한 달 휴장으로 마사회는 8천억 원의 매출이 날아갔다. 경마산업뿐만 아니라 승마산업과말 생산업 등 말산업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말산업 실태조사(19.2월)에 따르면, 말산업의 경제 산출규모는 3조 4,125억 원에 달하고 약 2만 5천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경마산업은 말산업 전체 산출규모의 90%에 육박할 정도로 말산업 발전의 허브기능을 담당한다.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는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했다. 내부적으로는 경마매출 하락에 따른 경영위기 대응방안을 수립하는 한편, 경마를 비롯한 말 산업 전반의 회생을 위해 협력업체·임대업자·관련 종사자들을 위한 모든 지원책을 마련했다.

►초유의 경마 중단, 8천억 매출 감소에 경마 관계자·말 생산자 소득원 막혀

경마상금을 주된 수입으로 삼고 있는 경마 관계자들은 1,110여명에 이른다. 경마를 정상 시행하면 한 달에 평균 200억 원 가량의 경마상금이 발생하는데 경마 중단으로 경마상금을 받을 수 없어 수입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마일 근무하는 근로자 약 5천여 명 또한 휴업상태다. 경마일 경비·환경미화 근로자들도 줄어든 일거리 덕에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 경마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던 달보다 30% 적은 월급을 받아들게 되었다.

말 생산농가 역시 경마 중단으로 인해 3월 초 예정된 경매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깊은 한숨을 쉬고 있다. 마사회의 경매 낙찰 경주마 우대정책에 대한 기대로 금번 경매에는 작년 133두보다 크게 늘어난 168두의 말들이 경매에 상장될 예정이었다. 경매 상장마의 약 50%가 낙찰되고, 평균 낙찰가를 약 4천만 원 수준으로 가정할 때, 생산농가로서는 35억 원 가량의 매출이 사라지게 된 셈이다.

특히 우수한 국산마 생산을 위해 과감히 투자한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는 이번 3월 경매 무산으로만 약 5억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경마 팬들에게 우승마 추리를 위한 경마정보를 제공하던 경마전문지 판매업자들과 ARS와 SMS로 정보를 제공하던 통신매체들도 당혹스럽기는 매한가지다. 경마전문지 및 통신매체 예상 시장은 연간 약 300억 규모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번 휴장으로 25억 원의 매출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마공원 내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 바로마켓, 인근 상권, 민간승마장도 깊은 시름

세 개 경마공원에는 총 26개의 식당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번 휴장으로 약 8억 6천만 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천, 부경, 제주 경마공원과 30개 지사에 입점된 71개의 편의점 역시 심각한 생계 피해가 우려된다.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인 바로마켓도 멈췄다. 바로마켓은 연간 147만 명이 찾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코로나로 인해 바로마켓도 일시 휴장함으로써 참여하는 140개 농가의 판로가 막혔다. 3월 한 달 동안 11억 원의 매출이 증발할 것으로 추정된다.
봄을 맞아 승마인들을 기다리고 있던 민간 승마장들도 허탈하기 그지없는 모양이다. 말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460여개의 승마장 연 매출은 600억을 넘는다.

►1조원 세수확보에도 비상등...마사회 비상경영체제로 말산업 회생노력

말산업에 적신호가 켜지자 국가 곳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경마매출액 중 73%는 구매자들에게 환급되고, 16%가 레저세,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로 납부된다. 2019년 마사회의 매출액은 7조 3572억 원으로 그 중에서 레저세로 7,357억 원, 지방교육세로 2,943억 원, 농어촌특별세로 1,471억 원이 납부됐다. 이번 경마 중단으로 세수가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달 휴장으로 1천억 원 이상의 세수가 증발하는 것이다.

마사회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긴급 지원에 나섰다. 우선 경마상금이 주 수입원인 기수, 조교사, 관리사들을 위해 200억 원 규모 내에서 무이자로 자금을 대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또 사업장 내 입점한 업체들에 대해 경마 미시행기간 동안 임대료를 받지 않고, 미시행 기간만큼 계약기간을 연장해주기로 결정했다.

위기에 빠진 말산업이 과연 어떻게 코로나발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 궤도에 오를지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온라인뉴스팀 onnews2@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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