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끄 드미 감독, 까뜨린느 드뇌브 주연의 영화 '쉘부르의 우산'이 8월 22일 디지털 리마스팅 재개봉 했다. ('쉘부르의 우산' 스페셜 포스터 = ㈜에스와이코마드 제공)
자끄 드미 감독, 까뜨린느 드뇌브 주연의 영화 '쉘부르의 우산'이 8월 22일 디지털 리마스팅 재개봉 했다. ('쉘부르의 우산' 스페셜 포스터 = ㈜에스와이코마드 제공)

1950~60년대 프랑스 영화의 혁명시대 누벨바그의 거장 자끄 드미의 '쉘부르의 우산'(수입/배급: ㈜에스와이코마드 | 감독: 자끄 드미)이 지난 8월 22일 국내 재개봉 했다. 1965년, 1992년에 이어 국내에서는 3번째 개봉이다. 특히, 이번에 개봉한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은 자끄 드미의 아들 마티유 드미가 2013년 새롭게 복원해 더욱 선명한 화질로 즐길 수 있다.

영화 '쉘부르의 우산'은 1957년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항구도시 쉘부르를 배경으로 한다. 엄마와 함께 우산 가게를 운영하는 '쥬느비에브'(까뜨린느 드뇌브)와 자동차 정비공 '기'(니노 카스텔누오보)는 서로를 열렬히 사랑한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2년간 군대를 가야하는 기와 그를 떠나보낼 수 없는 쥬느비에브의 야속한 운명의 장난이 시작된다. 그렇게 둘은 떨어져 있게 되고 기의 아이를 임신한 쥬니비에브는 애타게 기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지만 외로움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다른 사람과 결혼하게 된다.

군대를 제대하고 고향 쉘부르로 돌아온 기는 쉘부르 우산 가게를 찾아가지만 쥬느비에브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군대에서 당한 부상의 후유증과 평생을 키워줬던 대모의 죽음에 힘들어 하는 기에게 대모의 간병을 도왔던 '마들렌'(엘렌 파너)이 큰 위로가 된다. 기는 마들렌에게 청혼하고 둘은 결혼한다.

'쉘부르의 우산'은 남녀의 사랑을 복잡하지 않게 풀어낸, 어찌 보면 굉장히 단순한 이야기다. 대부분의 로맨스 영화가 그러하듯 만남과 이별, 행복과 아픔이 교차하면서 감정을 이끌어낸다. 평범한 주제와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봉 5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뮤지컬 영화의 걸작으로 꼽히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쉘부르의 우산' 스틸컷 = ㈜에스와이코마드 제공)
'쉘부르의 우산' 스틸컷 = ㈜에스와이코마드 제공)

# 자끄 드미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기법

자끄 드미 감독은 '쉘부르의 우산'에 '송 쓰루(Song Through)' 기법을 사용했다. '송 쓰루'는 '모든 대사를 오직 노래로만 진행'하는 방식으로 주로 오페라나 뮤지컬에서 사용되는 구성이다. '쉘부르의 우산'이 제작된 1960년대 초,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송 쓰루' 구성의 연출은 음악감독 미셸 르그랑의 선율과 완벽한 시너지 효과를 내며 '쉘부르의 우산'을 20세기 최고의 뮤지컬 영화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 시대를 거스르는 환상적인 비주얼

'쉘부르의 우산'에 등장하는 의상, 세트, 메이크업 등은 지금 봐도 트렌디하게 느껴진다. 영화 '라라랜드'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이자 '라라랜드'를 만드는데 영감을 얻은 작품이 바로 '쉘부르의 우산'이다. 진중한 톤과 밝기의 조합, 다채로운 파스텔 색감 등이 어우러진 비주얼은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출연 배우들의 의상과 메이크업도 과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 프랑스 영화음악 거장 '미셸 르그랑'의 주옥같은 음악

테마곡 'I Will Wait for You'을 비롯하여 수많은 명품 넘버들이 OST에 담겨있다. '쉘부르의 우산'의 분위기와 미셸 르그랑의 음악이 어우러지면서 애틋한 감정이 마음속 깊이 파고든다.

# '이 세상 미모가 아니다', 까뜨린느 드뇌브

'쉘부르의 우산'의 8할은 바로 까뜨린느 드뇌브의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다. 영화를 찍을 당시, 만20살의 신인 배우였던 그녀는 이 작품으로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 한다. 고양이 같은 눈과 오똑한 콧날, 그리고 금발머리를 묶어 올린 얼굴은 압도적 아름다움의 아우라를 뿜어낸다.

'쉘부르의 우산' 스틸컷 = ㈜에스와이코마드 제공)
'쉘부르의 우산' 스틸컷 = ㈜에스와이코마드 제공)

'쉘부르의 우산'은 '롤라'(1961년), '로슈포르의 연인들'(1967년)과 함께, 자끄 드미 감독의 영화 중 비공식으로 "낭만 3부작"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중 두 번째 작품인 '쉘부르의 우산'은 1964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등 뮤지컬·로맨스 장르 영화의 기념비적 작품이다.

과거의 추억을 가진 중년층부터 영화 특유의 감성이 선사하는 새로운 영감에 이끌린 젊은 세대까지 모든 연령대의 관객들을 사로잡는 마력을 가진 영화. 바로 '쉘부르의 우산'이다.

상영시간 92분, 12세 관람가, 절찬 상영중.

넥스트데일리 컬처B팀 김승진 기자 sjk87@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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