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데드 돈 다이' 스틸 (제공 = 유니버설 픽쳐스 코리아)
영화 '데드 돈 다이' 스틸 (제공 = 유니버설 픽쳐스 코리아)

2019년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개막작 '데드 돈 다이'(감독/각본: 짐 자무쉬가 | 수입/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가 지난 달 31일 국내 개봉했다.

짐 자무쉬 감독은 자신만의 독특한 연출로 뉴트로 좀비 코미디 장르를 완성 시켰다. 여느 좀비 영화와는 다르게 좀비들의 행동이 매우 느리고 특이하다. '데드 돈 다이'에 등장하는 좀비들은 저마다 뚜렷한 개성을 가진다. 소리를 지르며 사람들을 물어뜯으러 달려드는 기존 좀비 영화에 등장하는 좀비들과는 차별된 모습을 보여준다. 커피 좀비(이기 팝, 사라 드라이버)를 비롯해 테니스, 와이파이 등 다양한 취향을 가진 좀비들이 등장해 현대사회의 인간성 상실을 고발한다.

700명이 조금 넘는 주민이 사는 평화로운 마을 '센터빌'에 어느 날 갑자기 좀비들이 나타난다. 식당, 주유소, 마트 등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공격한다. 마을을 지키는 경찰 3인방 클리프(빌 머레이), 로니(애덤 드라이버), 민디(클로에 셰비니)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느릿느릿한 움직임으로 서서히 숨통을 조여 오는 좀비들에게 고전한다.

좀비들로 부터 마을을 지키는 경찰 3인방 클리프(빌 머레이), 로니(애덤 드라이버), 민디(클로에 셰비니). 영화 '데드 돈 다이' 스틸 (제공 = 유니버설 픽쳐스 코리아)
좀비들로 부터 마을을 지키는 경찰 3인방 클리프(빌 머레이), 로니(애덤 드라이버), 민디(클로에 셰비니). 영화 '데드 돈 다이' 스틸 (제공 = 유니버설 픽쳐스 코리아)

세기말적 감성을 담고 있는 영화 '데드 돈 다이'는 짐 자무쉬 감독의 개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빌 머레이, 아담 드라이버, 클로에 세비니, 틸다 스윈튼, 셀레나 고메즈, 스티브 부세미, 오스틴 버틀러, 대니 글로버, 이기 팝, 사라 드라이버, 르자, 캐롤 케인, 톰 웨이츠 등 수 많은 스타급 배우들이 짐 자무쉬만의 스타일로 세팅을 마쳤다.

느긋한 좀비들은 그리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고 등장인물은 이상하리만큼 무덤덤하다. 특히 아담 드라이버가 맡은 로리 캐릭터는 시종일관 “끝이 좋지 않을 거야”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마치 미래를 알고 있는 것 마냥 심드렁하다.(그 이유는 영화 속에서 밝혀진다.) 틸다 스윈튼이 연기한 장의사 젤다는 마을이 좀비로 쑥대밭이 되는 상황에서도 장도를 휘두르고 다니며 상황을 즐기는 엽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숲에 숨어 마을의 좀비 테러를 바라만 보며 관찰하는 밥(톰 웨이츠) 등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모습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영화 '데드 돈 다이' 스틸 (제공 = 유니버설 픽쳐스 코리아)
영화 '데드 돈 다이' 스틸 (제공 = 유니버설 픽쳐스 코리아)

'데드 돈 다이'는 B급 감성이 충만한 영화다. 이 영화의 재미는 짐 자무쉬로 시작해서 짐 자무쉬로 끝난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 엉뚱한 캐릭터,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느린 좀비, 커피와 와이파이를 찾아 나서는 좀비 등 특이한 자무쉬의 B급 정서가 잘 녹아들어 있다. 물론, 개연성이 부족하지만 짐 자무쉬의 독특한 전개 방식은 예상치 못한 재미와 웃음을 선사한다.

좀비 영화의 최근 트렌드인 빠른 좀비를 뒤로한 채, 느린 좀비를 등장시키며 '패스트푸드'(Fast Food)가 아닌 '슬로푸드'(Slow Food)를 선택한 짐 자무쉬의 특이점이 온 영화 '데드 돈 다이', OST 수록곡 스터질 심슨의 'The Dead Don’t Die'가 여전히 귓가에 맴돈다.

영화 '데드 돈 다이', 104분, 15세 관람가.

넥스트데일리 컬처B팀 김승진 기자 sjk87@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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