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시스템반도체 생산공장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시스템반도체 생산공장

대학과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시스템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학부내 산업맞춤형 전공과정을 개설하는 데 합의해 주목된다. 그동안 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한 산학 협력 프로그램은 종종 있었으나, 대학 학부내 전공선택 트랙으로 산업에서 원하는 설계 직무지식을 교육하는 과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와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25일 성남 반도체산업협회에서 충북대와 전북대 등 국내 주요 13개 공과대학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반도체설계교육센터(IDEC) 등과 공동으로 ‘시스템반도체 설계전공 트랙 출범식’을 가졌다.

◇ 13개 대학 설계 전공 트랙 개설, 연 200명 인력 배출

이번 시스템반도체 설계전공트랙은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10%로 높이겠다고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발전과 비전’ 선포의 후속 조치 가운데 하나다. 참여 대학은 강원대와 건국대, 군산대, 금오공과대, 서경대, 숭실대, 울산과기원, 이화여대, 전북대 중앙대, 청주대, 충북대, 홍익대 등 13개 곳이다.

이들 대학의 전자전기와 컴퓨터, 반도체 관련학과가 대학별 전공에 맞춰 시스템반도체 설계전공트랙 과정을 오는 2학기부터 시작하게 된다. 인력 양성 규모는 대학별로 20명 안팎으로 연간 200명이다.

이번 설계전공 트랙 개설은 반도체 설계전문(팹리스) 기업의 고질적인 인력부족을 해소하며 중장기적인 팹리스 산업의 성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대학 학부에 전공선택 트랙으로 개설됐다는 점은 기존 학부 교육과정내 특정 전공과정의 전문성을 인증하는 교육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시스템반도체 설계전공 트랙은 지난 2017년부터 운영돼온 ‘반도체장비 전공트랙 과정’을 기반으로 기획됐다. 반도체장비 트랙과정은 한국산업기술대와 명지대, 인하대, 대림대(전문학사 과정) 등 4개 대학에서 반도체 장비분야 특화교육으로 개설돼, 올해 2월 기준 80명의 졸업생 가운데 65명이 반도체 관련 기업에 취업을 완료하는 등 성공적인 안착을 보이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설계전공 트랙과정 개념도. 제공=반도체산업협회
시스템반도체 설계전공 트랙과정 개념도. 제공=반도체산업협회

◇ 5년내 50개 대학 연 1000명 양성 목표,,,예산 확보와 지원은 과제

시스템 반도체 설계 인력의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온 팹리스 기업은 중장기적인 산업 경쟁력 확보와 성장을 위해서는 우수 인력의 양성과 확보가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하다면서 학·연 협력을 통한 학부내 전공 트랙 개설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남기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시스템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성장 고리는 핵심인력으로, 현재 3%에 머물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점유율을 2030년 10%로 올리기 위해서는 인력 양성과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남 부회장은 이와 관련 앞으로 이르면 5년 내에 시스템반도체 설계 전공트랙 과정을 50개 대학, 연 1000명 배출 규모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산업계에서는 이와 관련 산업정책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교육부가 이공계 교육성 전문화 강화라는 측면에서 전공트랙 과정 개설에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실무 중심의 전공 트랙과정은 관련 연구기관과 기업과의 산학연 협력을 통한 현장 실습은 물론 실제 설계한 반도체 칩을 제작하는 파운드리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예산이 소요되는 등 관련 예산의 확충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13개 대학의 설계 인력 양성 개설은 직접적인 정부 지원보다는 참여를 원하는 대학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앞으로 50개 대학으로 확대되며 실질적인 시스템반도체 산업 인력육성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예산 집행이 병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이달 12일 차세대 반도체기술 개발에 1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 반도체 전문기업 대표는 “모든 산업이 그렇듯 우수 인력은 성장의 기반이자 자양분이라며 이공계 교육이 산업계에서 원하는 전문화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구조로 혁신해야 한다”면서 “이번 전공 트랙 과정 개설 확대가 혁신모델의 하나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정승일 산업부 1차관은 시스템반도체 산업 성장을 위한 인력 양성 과정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서낙영 기자 nyseo67@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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