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신축이나 개·보수하는 제주시의 모든 공공건축물에 설계단계부터 화석에너지의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로에너지 건물’로 만들어나가겠다”

고희범 제주시장이 지난해 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2조)에 따르면 제로에너지 건물은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녹색건축물”을 뜻한다.

시는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와 액티브하우스(Active House) 방식을 도입해 공공건물을 설계하고, 태양광 패널,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추가로 설치해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제로에너지 하우스로 조성하게 된다.

제주시가 도입한다는 패시브하우스와 액티브하우스는 무엇일까?

패시브하우스는 건물의 단열재와 형태를 최대한 활용해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짓는 건물이다. 주택의 설계단계부터 단열성능을 극대화하고 외부 차양 등을 활용해 주택의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목표로 시공된 주택이다.

패시브 하우스는 고단열, 고효율 제품을 사용해 에너지가 외부로 나가는 것으로 차단하는 집으로 설계와 시공단계에서 기밀성 확보와 건축자재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패시브하우스의 요건은 일반적으로 1년에 면적 1㎡당 사용되는 난방에너지가 1.5L로 고단열·고기밀로 설계가 이루어지고 열교환장치 및 환기장치 등을 이용해 버려지는 에너지를 철저하게 회수하는 방식의 건축물이다.

패시브 하우스 용어 자체는 독일에서 1991년 최초 사용됐다. 이후 전세계적으로 인정되는 패시브하우스의 정량적 요구 조건은 대부분 독일 패시브하우스 기준을 준용한다.

우리나라는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패시브하우스는 세미패시브 등급을 포함해 약 130여동에 불과하고, 공동주택의 경우 2017년 말 입주한 노원 EZ하우스(행복주택)가 최초다.

노원EZ하우스. 건물일체형 태양광.
노원EZ하우스. 건물일체형 태양광.

대기열 히트펌프
대기열 히트펌프

패시브 시공을 위한 핵심 기술은 외단열, 고기밀, 고성능 창호, 외부차양, 열교 없는 시공 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액티브하우스는 태양광이나 지열 등 에너지를 최대한 집으로 끌어들이는 주택이다.

제주시의 제로에너지 하우스는 패시브 뿐 아니라 액티브 하우스 두 가지 방식을 모두 활용한다. 액티브하우스란 주택의 거주를 위해 필요한 전력 및 에너지원을 외부의 연결 없이 자체 발전설비 등을 활용해 조달하는 것으로 목표로 시공된 주택이다.

에너지 소비 최소화를 목표로 하는 패시브하우스와 달리 액티브하우스는 태양열, 지열, 풍력등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주택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 생산함으로써 별도의 외부 연결 없이 자체적으로 주거기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액티브 하우스는 신재생에너지원의 적극적인 활용과 더불어 폐열회수 환기장치 등 효율적인 에너지 재사용을 위한 다양한 기술이 활용된다.

액티브 하우스를 위한 주요 기술에는 태양광, 풍력 등으로 대표되는 신재생에너지 수단과 태양열, 지열발전을 통한 온수와 난방을 공급하는 기술, 내외부 공기를 순환하는 과정 중 열교환을 통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열회수 환기장치 기술 등이 있다.

온실가스를 절감하고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한 패시브와 액티브 건축 기술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발전이 기대된다.

특히 정부에서 주도하고 있는 제로에너지 주택은 향후 주택 건축시장에서 기본적인 모델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패시브 및 액티브 기술을 활용한 주택 시공시 30% 이상 증가하는 건축비 문제 등으로 일정기간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이다.

장기적으로는 토지에 고정되어 각종 전기와 상하수도 등이 연결된 기존 주택이 아닌 3D프린팅을 활용해 완벽한 기밀성을 갖추고 수시로 이동도 가능한 제로에너지 하우스의 발달도 기대된다.

출처: 패시브돔(PassivDom)
출처: 패시브돔(PassivDom)

실제 2017년 우크라이나 건축회사인 패시브돔은 3D프린터를 통해 주택구조를 완성하고 창호와 전기 및 냉난방 시스템 등을 갖춘 이동식 제로에너지 주택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패시브돔의 가격은 크기가 가장 작고 자가전력 충당 및 이동도 용이한 모듈1(36㎡, 약11평)이 2만9900유로(약 3800만원)수준이다.

일반적인 전원주택 규모이면서 레고처럼 모듈 조립을 통해 크기 확장이 가능한 모듈드바(72㎡, 약 22평)는 7만4900유로 (약96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김지혜 기자 jihye@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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