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넥스트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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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가 썩어가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로 저하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의도적으로 제한했다는 의혹이 최초로 나왔다. 아이폰 이용자 일부가 배터리 잔량이 떨어지면 아이폰 속도가 느려지도록 애플이 운영체계(iOS)를 변경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

당시 애플은 이와 관련해 갑작스러운 전원 차단을 막기 위해 성능저하 기능을 도입했다고 시인했다. 공식 성명을 통해 "아이폰의 리튬 이온 배터리는 잔량이 적거나 기온이 내려갈 때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는다. 아이폰이 예기치 못하게 꺼지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어 자체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아이폰 사용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애플이 구형 모델에서 신제품으로의 교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는 것이 핵심이다. 애플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이 최근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를 봐도 10명 중 8명이 애플의 이런 조치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에 미국과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집단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27일 현재 미국 내 애플 상대 집단소송은 LA지역 3건 등 총 9건이다. 이들은 구형 아이폰에서 새로 나온 아이폰X를 구매하도록 애플이 고의로 성능을 저하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에서도 집단소송이 일어났고 우리나라에서도 한 법무법인이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준비 중이다. 법무법인 한누리가 그 주인공으로 한누리는 최근 미국 애플 본사와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참여할 소송인단 모집을 시작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정부가 나서 애플코리아를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애플이 소비자 몰래 아이폰 성능을 의도해서 떨어뜨려 이용자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단,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가 나서고 있으며 이들은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고 대응 방침을 결정할 방침이다.

애플의 위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애플의 주가가 지난 26일 하루 동안에만 뉴욕증시에서 2.54% 폭락해 170.57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이 8985억5500만 달러에서 8757억5900만 달러로 떨어지며 하루 만에 227억9600만 달러(한화 약 24조5000억원)가 증발했다.

관련 업계는 당분간 애플의 하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장 매출이 많이 오르는 연말에 애플이 목표로 했던 '1조 달러' 달성도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의 주가도 덩달아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 외에도 일각에서는 애플이 내년 1분기 아이폰X의 생산 목표를 대폭 축소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애플이 생산 목표를 원래 계획했던 5000만대에서 3000만대로 줄였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런 위기에도 애플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나 별다른 사과 성명을 내지 않았다. 다만 내부에서 향후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덕성에 흠집이 난 만큼 충분히 검토한 후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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