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3시에 일어나려니 고역이다. 공항버스 첫차를 타는 사람들이 많다. 몇 정거장 가지않아 만석이 되어 못 타는 사람들도 있다. 앞자리 외국인청년에게 기사님이 뭐라신다. 무임승차한 모양이다. 내려야한다니 맘이 편치 않다. 대신 내줬다. 청년은 고맙다고 하고는 내릴 때 뒤도 보지않고 가버린다. 준 것을 기억한 내가 어리석다. 내 손을 떠난 것은 잊어야 속 편하다. 대전에서 온 친구들과 만나서 수속을 마치고 게이트로 갔다. 안개가 많이 껴서 출발이 지연된다. 30분정도 늦게 탔는데 승객 두 사람이 안탔다고 또 지연된다. 한시간이나 늦게 비행기는 출발했다. 잠을 설친 우리들 모두 잠에 빠졌다. 잠깐 졸았다 깼더니 나리타공항에 도착했다.

렌트카사무실
렌트카사무실

짐 찾고 예약한 렌터카 사무실로 갔다.

차에 타고
차에 타고

수속을 마치고 일정을 함께할 차에 짐도 싣고 몸도 싣고 출발했다. 한국말로 세팅한 네비가 복잡한 도쿄의 빌딩숲을 지날 때마다 한번씩 정신줄을 놓는다. 네비는 우리나라 네비가 최고다. 복잡한 도쿄시 내부고속도로를 겨우 빠져나와 방향을 잡아서 목적지로 향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이카호온천이다. 군마의 역사 깊은 온천도시다.

로프웨이타고 정상으로
로프웨이타고 정상으로

도착하자마자 로프웨이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갔다.

멀리 마에바시가 보이고 이어지는 산들이 꽃핀 듯 펼쳐져 있다. 가슴이 툭 트이고 숨쉬는 공기가 다르다. 5시에 끝나는 로프웨이를 겨우 막차 타고 즐길 수 있었다.

365계단
365계단

이카타온천의 중심에는 4백년된 365개의 계단이 있다. 계단 옆으로 료칸들과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신사
신사

계단의 상단 끝에는 신사가 자리잡고 있다. 사람들이 줄지어 기도를 드리고 있다.

카지카다리
카지카다리

신사를 지나서 걸어가다보니 카지카다리가 있다.

그림처럼 예쁜 목조다리다. 다리를 돌아 놀망놀망 이러쿵저러쿵하며 료칸으로 돌아왔다.

유카타로 갈아입고 저녁을 먹었다. 가이세키는 무난한 수준이다. 점심을 휴게소 모스버거로 떼웠더니 시장이 반찬이 되어 더 맛있다. 디저트까지 다 먹어치웠다. 부른 배 움켜쥐고 네 여인이 밤 마실을 나갔다.

365계단 야경
365계단 야경

골목을 걸어서 계단상단부터 바닥까지 걸으며 공동욕장에서 족욕도 했다.

가게 구경도 하고 살랑살랑 걸으며 숙소로 돌아와 온천을 했다. 이카호온천은 철성분이 산화된 황금 온천과 새로 용출된 백은탕 두 종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단다. 피부병에도 좋고 기타 등등 다 좋다는 식이다. 온천만주의 원산지이면서 역사적으로 기록된 내용들도 많은 곳이다. 머무는 시간이 짧아서 제대로 먹어보지 못하고 느껴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