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진원이 디테일이 살아있는 농익은 연기를 선보이며, 웰메이드 드라마에 깊이를 더하는 명품 조연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서진원은 23일 방송된 KBS 2TV 드라마 스페셜 ‘평양까지 이만원’에서 작은 대리운전회사를 운영하는 사장 이남호 역을 맡아 호평을 얻고 있다. 극중 서진원은 이남호 역을 맡아 소박하지만 충실하게 하루를 살아내는 정직한 우리네 이웃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평양까지 이만원’은 가톨릭 사제 출신 대리기사가 구원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로 이남호(서진원)는 가톨릭 신부의 길을 포기하고 대리운전기사로 지내는 주인공 박영정(한주완)과 함께 일하며, 방황하는 영정의 곁에서 묵묵히 그의 성장통을 어루만져주는 어른스러운 인물이다.

자신의 얘기는 도통 하지 않은 채 정체가 오리무중인 영정이지만, 성실하고 반듯한 그에게 ‘평양까지 이만원’ 대리운전 사장 이남호는 굳이 이것저것 따져 묻지 않고 실없는 농만 던질 뿐이다. 어느 날, 콜을 새치기 하던 불량한 다른 대리운전회사 기사들이 ‘평양까지 이만원’ 식구들에게 시비를 걸게 되고, 지금껏 한번도 감정을 드러낸 적 없던 영정이 주먹을 휘두른다.

이남호와 영정은 흠씬 두들겨 맞아 상처투성이 모습으로 새벽을 맞는다. 자신의 속내를 처음으로 표출한 영정과 마주한 이남호는 그 역시 처음으로 자신만의 과거를 털어놓는다. 사업이 부도가 나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한강을 찾았지만, 손에 남은 무전기와 별 것 아닌 음악소리에 힘을 얻어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고백이었다. 누구 하나 궁금해하지도, 대단한 비밀이 담긴 과거도 아니었지만,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일상을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주인공 영정이 성장하고 변화하고 있음이 잔잔하게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이번 드라마 ‘평양까지 이만원’에서 이남호로 분한 서진원은 걸쭉한 입담을 자랑하는 친근한 외모의 동네 아저씨부터 인생의 풍파를 견뎌낸 속 깊고 단단한 어른의 모습까지, 다채로운 면모와 감성을 풍부하게 표현해 드라마의 한 축을 이끌었다.

맛깔스러운 팔색조 연기로 눈길을 사로잡은 서진원은 안방극장은 물론 스크린, 연극무대까지 다채로운 활동을 펼쳐오며 다작으로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배우다. 특히, 지역을 가리지 않는 실감나는 사투리 실력과 탄력적인 연기로 극의 활력을 더하며 연기파 배우로서 활약해온 서진원은 사실, 영화 각본을 집필, 각색하며 작가로의 활동에도 열정적인 배우 겸 작가다.

한편, 작품마다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과 탁월한 연기 내공을 입증하며 명품 연기자로 호평 받고 있는 배우 서진원은 KBS 2TV 드라마 ‘마음의 소리’에서 황당무계한 경찰관 역을 맡아 코믹한 연기로 또 한번의 변신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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