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랭킹 1위 박정환 9단이 2년 연속 응씨(應氏)배 결승에 진출해 중국랭킹 8위 탕웨이싱 9단과 우승컵을 다투게 됐다.
14일 중국 우한 완다루이화 호텔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제8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 준결승3번기 최종국에서 박정환 9단은 이세돌 9단에게 285수 만에 흑 3점승(한국식으로는 3집반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2-1로 승리했다.
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준결승1국에서는 박정환 9단이 18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고, 12일 준결승2국에서는 이세돌 9단이 164수 만에 백 불계승했다.
한편 중국의 탕웨이싱 9단은 스웨 9단에게 157수 만에 흑 불계승하며 종합전적 2-1로 응씨배 첫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박정환 9단과 탕웨이싱 9단의 통산전적은 3승 3패로 동률을 기록 중이다.
박9단은 탕9단에게 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결승 3번기에서 패했고, 2015년에도 삼성화재배 8강에서 패한 바 있다.
결승5번기 1, 2국은 8월 10일과 12일, 3∼5국은 10월 22일과 24일, 26일 열릴 예정이다.
전기 대회 준우승으로 시드를 받은 박정환 9단은 16강에서 중국의 황윈쑹 4단에게 백 불계승을 거뒀고, 8강에서 중국 랭킹1위 커제 9단에게 백 1점승(한국식으로는 반집승), 준결승에서 이세돌 9단을 꺾고 2년 연속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박9단은 2011년 후지쓰배와 2015년 LG배에 이어 세 번째 세계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반면 탕웨이싱 9단은 일본의 유키 사토시 9단과 하네 나오키 9단, 한국의 김지석 9단에 이어 중국랭킹 2위 스웨 9단을 연파하며 2013년 삼성화재배 우승 이후 3년 만에 세계대회 우승컵 사냥에 나선다.
4년마다 한 번씩 열려 '바둑 올림픽'이라 불리는 응씨배에서 한국은 조훈현이 9단이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서봉수 9단(2회), 유창혁 9단(3회), 이창호 9단(4회), 최철한 9단(6회)이 한 번씩 우승하며 총 5회 우승으로 대회 최다 우승국의 기록을 보유 중이다.
반면 중국은 창하오 9단(5회)과 판팅위 9단(7회)이 두 차례 우승했다.
88년 창설된 응씨배는 대회 창시자인 고(故) 잉창치(應昌期) 선생이 고안한 응씨룰을 사용한다. '전만법(塡滿法)'이라고도 불리는 응씨룰은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은 8점(7집반)이다. 응씨배의 우승상금은 단일 대회로는 최고 액수인 40만달러(약 4억 7000만원), 준우승상금은 10만달러다.
2013년 막을 내린 제7회 응씨배 결승5번기에서는 판팅위 9단이 박정환 9단에게 종합전적 3-1로 승리하며 세계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나성률 기자 (nasy23@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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