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업계 1위인 오비맥주와 2위 하이트진로의 배당금이 각 회사의 당기순이익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하이트진로는 5개년 당기순이익 총합보다 배당금 총액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김자혜)가 각사의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조사한 맥주업계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현황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2015년 당기순이익 2537억원에 37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 이익의 45.9%를 초과해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 역시 이익보다 47.8% 초과해 고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트맥주의 최대주주(하이트진로홀딩스)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58.1%이고, 오비맥주의 경우 사실상 인터부르 인터내셔널 B.V.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협의회측은 "기업의 이익발생 시 주주에게 귀속되는 것은 맞지만, 경영악화 시에는 원재료가격 인상 등을 이유로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시키면서 이윤은 소비자와 공유 없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의 몫으로만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맥주 출고가 인상 후 예상 소비자가격 추정
맥주 출고가 인상 후 예상 소비자가격 추정

현재 맥주시장 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는 출고가를 5% 이상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으며,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맥주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주류업체의 영업이익률은 타 업체에 비해 훨씬 높아, 가격인상의 요인이 없다는 게 협의회측의 주장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김자혜)와 물가감시센터(공동위원장 김천주·김연화)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주류업체 5개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15.6%로 식품업체 영업이익률의 3.7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맥주의 경우, '카스'를 생산하고 있는 오비맥주가 51%, 하이트진로가 32%를 점유하고 있다. 업계 1위인 오비맥주는 2014년 대비 매출액이 감소했으나 영업이익률은 4.4%p 상승해 25.9%에 달하고 있다.
주류업계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이윤을 확보했음에도 물가변동률이나 원재료가격 인상 등의 여러 이유를 들어 가격인상을 시도해왔으며, 이는 분명히 독과점의 폐해라고 협의회측은 지적했다.
더욱이 전체 주류 소비 중 37%가 외식업체에서 이뤄지고 있어 단순히 주류가격 뿐만 아니라 음식점의 가격인상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소주 출고가 인상 이후 음식점에서는 500∼1000원 정도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주류업체 재무현황
주류업체 재무현황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소주·맥주의 소매가격 인상률과 외식가격 인상률을 비교한 결과, 소주의 소매가격은 5년간 연평균 0.6% 상승한 반면 외식가격은 동기간 1.2% 상승해 소매가보다 1.9배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맥주의 경우 소매가격상승률보다 외식가격상승률이 2.8배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맥주의 출고가격과 소매가격이 동일하게 5.5% 인상될 경우, 음식점 가격은 15.4%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함께 빈병보증 예치금과 취급수수료 인상도 2017년 시행될 예정이어서 출고가나 취급수수료 인상에 따른 주류세 또한 인상돼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협의회측은 "상대적으로 높은 이윤을 확보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는 가격인상으로 추가 이윤을 확보하고, 그로 인한 수익 증가는 주주들의 몫으로 돌리고 있다"며 "기업은 주주의 이익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높은 이윤을 소비자에게도 환원해 사회 전체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며, 가격인상 요인이 있을 시 산출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정부에 주류업계의 독과점과 가격의 문제를 철저하게 감시하고 모니터링 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나성률 기자 (nasy23@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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