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현대차·LG 등 주요 그룹, 향후 5년간 한국 투자 확 늘린다
이 대통령 주재 관세협상 후속 논의...美 대규모 투자 따른 국내 투자 위축 불식 삼성 450조, 현대차 125조원, LG 100조, SK 128조 등 800조 투자계획 발표
삼성과 LG, SK, 현대차 등 국내 주요 그룹이 오는 2030년까지 향후 5년간 800조원이 넘는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는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한미간 무역협상이 지난 14일 양국 공동의 팩트시트 발표로 완료되면서,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따른 국내 고용과 투자 위축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대책 논의 자리에서 주요 그룹 재계 총수들은 이같은 투자 계획을 내놨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여려운 협상어었으나, 방어를 잘 해낸 것 같다고 평가하며 "대미 투자가 강화되면서 국내 투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되는 측면들이 있고, 그런 걱정을 하지 않도록 여러분이 잘 조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요 그룹 총수들은 각 기업의 투자와 고용 계획을 소개하며 적극적인 국내 투자 계획을 밝혔다.
삼성은 향후 5년간 연구개발을 포함한 총 450조원을 투자하고, 지난 9월 밝힌 것처럼 이 기간 국내에서 청년 등 6만명을 신규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의 경우 평택 2단지 5라인 공사에 착수해 메모리 수요 대응 투자에 나서며,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삼섬SDS가 전남과 구미에 AI데이터센터를 짓는다. 같은 맥락에서 삼성전자는 광주에 산업용 공조기 제조시설을 짓는다.
또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국내 생산 거점을 위해 유력한 후보지로 울산 사업장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8.6세대 IT용 OLED 생산설비 구축, 삼성전기는 반도체 패키지기판 관련 설비투자를 진행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국내 투자와 관련한 우려가 있겠지만, 그런 일이 없게 하겠으며, 삼성은 투자 확대 및 청년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과의 상생에 더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5년간 125조2000억원의 사상 최대 규모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AI와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동화, 로보틱스, 수소 등 미래 신사업에 50.5조원을, 연개개발 투자 및 경상투자에 각각 38.5조원과 36.2조원을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AI와 로봇 산업의 육성 투자와 그린에너지 생태계 발전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으로, AI데이터센터 건립은 물론 피지컬 AI를 위한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어플리케이션 센터도 구축한다.
그린에어니 생태계 발전을 위해 서남권에 1GW 규모의 PEM(고분자전해질막) 수전해 플랜트 구축 등 지역 균형발전 촉진에도 나선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1차 협력사가 올해 실제 부담하는 대미 관세를 소급 적용해 전액 지원하며, 이와 별도로 다양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2~3차 협력사까지 혜택을 확대키로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30년까지 총 125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추진할 예정이며, 지난해 계획했던 것보다 증가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SK는 오는 2028년까지 128조원의 국내 투자를 계획중으로, 차질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와 공정 첨단화, AI 인프라 구축 등에 투자된다.
특히, 최태원 SK회장은 "투자 예상 비용이 늘고 있으며, 용인반도체 클러스터에만 약 600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팹 1기당 1만4000명에서 2만명까지 직간접 고용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SK그룹은 매년 8000명 이상을 채용하고 있으며,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는 향후 5년간 100조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이 가운데 60%를 소재 부품 장비 등 이른바 소부장 기술개발에 투입, 국내 산업 생태계의 활성화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HD현대는 향후 5년간 15조원의 국내 투자를 밝혔다. 에너지와 AI 기계로봇 사업에 8조원, 조성해양에 7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스타트업들과 5000억원 규모 펀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1조원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