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건희 구속...헌정사상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구속
서울중앙지법 증거인멸 염려로 구속영장 발부...윤석열 대통령과 동시 구속 김 여사, 남부구치소 수감...신병 확보한 특검 나머지 수사에도 '탄력'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발부하면서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같은 시기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기록을 쓰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밤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청구된 김 여사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 부장판사는 발부사유로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 여사의 구속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12일 민 특검을 지명한 지 두달 만이며 특검팀이 수사를 개시한 7월 2일부터 41일 만이다.
김 여사는 역대 영부인 최초로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기관의 공개 소환조사를 받았고 결국 구속까지 이어지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특히 남편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내란특검에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상태로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김 여사는 수용실이 정해지는 대로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에 수감돼 특검팀 조사를 받게 된다. 서울남부구치소는 지난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을 일으켰던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와 자녀 입시비리 등으로 구속된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등이 머물렀던 곳이다.
김 여사는 2009∼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돈을 댄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법원은 김 여사의 계좌 3개와 모친 최은순씨의 계좌 1개가 시세를 조종하는데 동원됐다고 판단했다.
또 2022년 재·보궐선거와 작년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을 부정하게 청탁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도 있다.
◇ 김 여사 관련 나머지 의혹 수사에도 탄력
이번 구속으로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형사소송법상 피의자 구속기간인 최장 20일간 나머지 의혹들에 대한 수사에도 전력을 다 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 원 대로 알려진 이 목걸이는 지난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신고 누락 논란이 인 바 있다.
특검 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 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 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 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정품 목걸이의 출시 시점이 2015년 11월이라 맞지 않은 점과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서희 건설 측은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은 또한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 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 모 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 7일께 자신이 구매해 김 여사에게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씨는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 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은 바 있어 특혜가 아니었냐는 논란이 있었다.
특검팀의 인지 사건인 이른바 '집사 게이트'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집사’ 김예성 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특검은 김 씨의 체포 기한인 48시간 이내로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 씨는 공항에서 취재진에게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팀은 김 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 원 투자 경위와 46억 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컨텐츠 뇌물 협찬 의혹 등을 집중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