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건희 구속...헌정사상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구속

서울중앙지법 증거인멸 염려로 구속영장 발부...윤석열 대통령과 동시 구속 김 여사, 남부구치소 수감...신병 확보한 특검 나머지 수사에도 '탄력'

2025-08-13     이호 기자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발부하면서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같은 시기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기록을 쓰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밤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청구된 김 여사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 부장판사는 발부사유로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 여사의 구속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12일 민 특검을 지명한 지 두달 만이며 특검팀이 수사를 개시한 7월 2일부터 41일 만이다.

사진_MBC 유튜브 갈무리

김 여사는 역대 영부인 최초로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기관의 공개 소환조사를 받았고 결국 구속까지 이어지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특히 남편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내란특검에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상태로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김 여사는 수용실이 정해지는 대로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에 수감돼 특검팀 조사를 받게 된다. 서울남부구치소는 지난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을 일으켰던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와 자녀 입시비리 등으로 구속된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등이 머물렀던 곳이다.

김 여사는 2009∼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돈을 댄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법원은 김 여사의 계좌 3개와 모친 최은순씨의 계좌 1개가 시세를 조종하는데 동원됐다고 판단했다.

또 2022년 재·보궐선거와 작년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을 부정하게 청탁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도 있다.

◇ 김 여사 관련 나머지 의혹 수사에도 탄력

이번 구속으로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형사소송법상 피의자 구속기간인 최장 20일간 나머지 의혹들에 대한 수사에도 전력을 다 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동포간담회 참석한 김건희 여사. 사진_대통령실

특검팀은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 원 대로 알려진 이 목걸이는 지난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신고 누락 논란이 인 바 있다.

특검 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 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 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 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정품 목걸이의 출시 시점이 2015년 11월이라 맞지 않은 점과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서희 건설 측은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은 또한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 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 모 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 7일께 자신이 구매해 김 여사에게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씨는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 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은 바 있어 특혜가 아니었냐는 논란이 있었다.

특검팀의 인지 사건인 이른바 '집사 게이트'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집사’ 김예성 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특검은 김 씨의 체포 기한인 48시간 이내로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 씨는 공항에서 취재진에게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팀은 김 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 원 투자 경위와 46억 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컨텐츠 뇌물 협찬 의혹 등을 집중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