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 그 속성을 알자 ④] '터지는 콘텐츠'에는 이유가 있다
창작자·제작자 색깔을 담고 세대의 흐름을 디테일하게 살펴야 주인공 캐릭터 설정 중요... 가족구성·성격·취미에도 설정 필요
인기 방송의 지표였던 시청률이 무의미해졌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인기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전통적 의미의 TV 시장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시청자들에게는 그리 중요하지 않지만, 시청률에 생존이 걸린 관계자들에게는 큰 문제가 된다. 시청률이 광고영업과 매출에 직결되고, 수익 하락세가 장기화되면 회사 존폐 위기로까지 연결된다.
ATL(above the line) 매체들이 힘을 잃어가면서 소비자에게 메시지를 일방으로 전달하는 TV, 라디오, 신문, 잡지 매체들보다 다른 채널로의 확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콘텐츠 업계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채널에서 다채로운 콘텐츠까지, 말 그대로 ‘총성 없는 전쟁’이다. 플랫폼들은 '터지는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들 찾기에 사활을 걸고, 창작자들은 적합한 플랫폼 찾기에 고심한다.
국내 진출울 앞둔 글로벌 OTT들도 투자금은 있지만 돈되는 콘텐츠를 찾는데 부산한 상황이다. 터지는 콘텐츠를 만드는 제작사, 감독, 작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다.
"콘텐츠가 먼저? 플랫폼이 먼저?" 이젠 이런 질문이 무의미해졌다. 플랫폼 기업들은 자체 콘텐츠 제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방송사들은 플랫폼을 앞다퉈 론칭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콘텐츠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한다.
몸집 불리기, 외형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OTT들의 가치도 결국 지식재산권(IP)이 결정한다. 터지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대형 글로벌 OTT와의 경쟁 속에서도 내세우는 게 바로 유명 창작자들에게 주어지는 유리한 계약 조건이다.
흥행 여부에 따른 수익배분, 라이선스 기간 협상에 따라 창작자들의 대우가 달라진다. 매일 쏟아지는 유튜브 영상 가운데 조금이라도 눈에 띄려면 '어떤 이야기로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콘텐츠에는 창작자와 제작자의 색깔이 담겨 있어야 한다. 창작자, 제작자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담은 콘텐츠, 드라마, 영화, 다큐, 애니메이션은 ‘팬덤 형성’의 핵심 포인트다.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정보 수집력이 한몫한다. 영상은 물론 기사와 잡지, 다양한 글을 통해 어휘력과 배경 지식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
나만의 캐릭터와 톤앤매너(Tone & Manner)도 갖춰야 한다. 플랫폼 형태와 콘텐츠에 따라 어투와 톤도 달라진다. 분위기와 매너가 콘텐츠 퀄리티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인트로를 간결하게 구성하라. Z세대가 콘텐츠 주요 소비자로 자리잡으면서 짧은 길이의 영상이 각광받고 있다. 짧은 시간에 핵심만 간결하게 전하는 '숏폼'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모든 콘텐츠들은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 모든 상품과 서비스가 상향돼 사소한 디테일의 차이가 경쟁력과 차별성이 될 수 있다. 드라마, 영화, 웹소설의 주인공 모두 구체적 설정으로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이모티콘은 물론 가족구성, 성격, 취미에도 설정이 들어 있다. 사소한 디테일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가상의 인물이나 캐릭터가 가진 IP 매출은 결코 사소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화가 잘 통하는 콘텐츠는 팬덤은 물론 이용자들의 충성심과 함께 롱런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케미가 뛰어난 콘텐츠'는 창작자와 기업의 가치를 높게 할 수 있다.
콘텐츠 설계와 과금 요소의 밸런스도 치밀하게 계획해야 한다. 유저의 규모, 성장, 선호도 등을 판단해 콘텐츠와 과금의 절묘한 밸런스를 찾아내야 롱런 가능성이 높다. 실패한 계획일수록 팬층과 유저들의 이탈은 빨라진다.
IP가 확장 가능성이 큰 미래산업이지만, 지식재산 콘텐츠 아이템은 쉽게 접할 수는 있어도 배울 기회는 드물다. 콘텐츠를 통한 소비층을 확보하고, 플랫폼으로의 유입을 기대하며 생산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그 콘텐츠를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막막한 게 현실이다.
문화콘텐츠 분야의 예비 창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경기콘텐츠코리아랩이 막막한 예비 창작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부분의 초보 창작자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장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경기콘텐츠코리아랩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창작자, 창업자들에게 교육, 멘토링, 제작공간 등 다양한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박상대기자 kevin@next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