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폭 없는 스테이블 코인 타이탄 63달러 치솟았다가 0달러 가치 증발
최고점 찍고 투매 기조에 불안감 느낀 투자자들의 예금 인출로 '뱅크런'

스테이블 코인인 아이언 티타늄 타이탄이 암호화폐 최초로 뱅크런이 발생하며 가치가 0달러로 증발했다.
스테이블 코인인 아이언 티타늄 타이탄이 암호화폐 최초로 뱅크런이 발생하며 가치가 0달러로 증발했다.

암호화폐 최초로 뱅크런이 발생하며 하루새 60달러 대의 가격에서 0달러로 폭락하는 충격적인 사태가 발생했다. 뱅크런은 은행의 예금 지급 불능 상태를 우려해 대규모로 예금을 인출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사태의 주인공은 아이언 파이낸스(Iron Finance)가 개발한 코인인 아이언 티타늄 ‘타이탄’ (Iron Titanium‧TITAN/이하 타이탄)으로 놀랍게도 이 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 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 즉 스테이블(stable) 코인이다.

이 코인은 1코인당 1달러의 가치를 갖게 설계됐지만 지난 16일 63달러로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급락하기 시작해 다음날 오후 0달러로 가치가 사라져버렸다. 개발사는 이 현상이 일어난 이유에 대해 설명을 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진 것으로 보고 있다.

높아진 타이탄 코인의 가격에 투매의 움직임이 보이자 투자자들이 이 코인이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로 투자금을 모두 인출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초에 타이탄 같은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통화와 1대1로 연동해 변동성이 낮다. 그만큼 안정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는 화폐인데 미국 프로농구단 댈러스 매버릭의 구단주인 마크 큐반이 이 코인을 매집하기 시작했다는 소문이 들리자 12일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63달러까지 치솟았던 것이다.

1달러 내외의 가격대를 형성하던 코인의 가격이 급격하게 치솟자 시장은 이 코인이 과매수 됐다고 판단하고 급하게 팔아버리기 시작했다. 투매가 지속되어 1달러 미만으로 떨어지자 투자자들은 코인의 지급불능 상태를 우려하여 계속 투매했고 결국 가치가 0달러에 이르렀다.

이번 사태가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먼저 스테이블코인은 적은 변동성이라는 특징 때문에 보통 이를 매입해 두었다가 다른 암호화폐를 구매하는데 사용하곤 한다.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점은 다른 암호화폐의 안정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투자자들의 암호화폐 지급불능 상태에 대한 공포심을 볼 수 있었다. 현재 비트코인 등을 위시한 암호화폐들이 코인당 어마어마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데 (18일 현재 1비트코인 약 4300만원)이들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이 전무한 만큼 언제 공포심에 의해 이번 사태와 같은 뱅크런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은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한마디에 요동치는 불안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번 사태는 그런 암호화폐 시장의 불안정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직접적으로 보여준 사태이다. 과연 이번 사태는 암호화폐 시장이 무너지는 도화선이 될까 아니면 투자자들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될까 주목된다.

이호 기자 dlghcap@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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