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집콕족' 늘며 김치 소비 증가
김치냉장고 교체시기 '판매 호황' 기대도

코로나19로 인해 외식이 줄고 '집콕족'이 늘면서 집밥 먹는 빈도가 높아졌다. 당연히 한국인 밥상 '0순위 반찬' 김치 소비도 많아졌다.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김치를 맛있게 오래 보관할 수 있는 김치냉장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게티이미지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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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냉장고는 과거 냉장고 용량 부족을 해결하는 보조수단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여느 집에나 대부분 소유하고 있는 필수 가전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김장철을 맞아 김치냉장고와 일반 냉장고가 어떻게 다른지,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살펴본다.

◇냉장고와 김치냉장고의 차이

과거 김치를 가장 오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보관 방법은 김장독을 땅에 묻는 것이었다. 김장독을 땅에 묻으면 김장철인 11월 하순에는 평균 5도로 보관되다가 겨울인 12월 초순부터 이듬해 2월까지 0~-1도 사이로 유지되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맛있게 숙성된다. 김치냉장고는 땅속 김장독의 원리를 기술로 구현한 제품. 일반 냉장고는 저장실 내부를 냉기 순환 방식으로 냉각시키는 간접냉각방식을 사용해 저장실 내부의 온도 편차가 크게는 10도까지 나게 되고 수분도 함께 빠져나가 건조하게 만든다.

반면에 김치냉장고는 땅속에 묻힌 김장독처럼 저장실 자체를 냉각시켜 0도~-1도 사이를 유지하는 직접냉각방식을 사용한다. 저장실 내부 온도를 편차 없이 일정하게 유지하고 장기간 수분 유지가 가능해 김치의 균일한 숙성과 보관에 유리하다.

◇냉장고 교체 시기 도래

국내 최초 김치냉장고 딤채가 출시된 이후 김치냉장고 시장은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한국전력거래소가 2006년 발표한 '가전기기 보급률 및 가정용 전력 소비행태 조사'(2006. 12.)에 따르면 1995년 4000여대, 1996년 2만5000대, 1997년 8만여대, 1998년 22만8000여대, 1999년 53만여대로 매년 100% 이상 성장했다. 2002년에는 월드컵 특수와 맞물리면서 180만대 이상이라는 최대 판매고를 달성하기도 했다. 김치냉장고가 큰 성공을 거두자 대기업과 중소기업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1년에 이르러서는 김치냉장고 보유율이 90%를 넘어서게 됐다. 엄청난 속도의 보급률이다.

10여년이 지나 업계는 김치냉장고 판매량에 대한 큰 기대를 다시 품고 있다. 2000년대 초반에 판매된 김치냉장고의 교체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김치냉장고 성수기인 11월 판매 호황의 부푼 꿈을 품고 새 기술로 무장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치냉장고 삼국시대

2019년 기준 김치냉장고는 삼성전자, 위니아딤채, LG전자가 각각 30%대 점유율을 차지해 3사 총 점유율은 98%에 달한다. 가히 김치냉장고 '삼국시대'라 할 수 있다.

비스포크 디자인을 적용한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김치플러스
비스포크 디자인을 적용한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김치플러스

-디자인으로 마음을 사로잡는다…삼성전자 '비스포크 김치플러스'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비스포크 디자인을 적용한 '비스포크 김치플러스' 신제품을 선보였다. 19종 패널로 디자인 측면을 강화했을 뿐만 아니라 보관하는 음식물 종류에 따라 최적 온도를 설정해주는 17가지 맞춤 보관 기능이 탑재됐다. 가전제품을 고르는 기준도 '위생'이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된 만큼 삼성전자는 도어 손잡이에 유해 세균을 99.99% 제거하는 항균 솔루션을 더한 '안심 핸들'을 적용했다. 제품 본질인 김치 저장을 위한 '초정온 메탈쿨링 기술'을 적용해 김치는 물론 다양한 식재료도 0.3도 오차 내의 정온 저장이 가능하다.

다용도 김치냉장고 트렌드도 놓치지 않기 위해 실온이나 일반 냉장모드로 보관하면 맛이나 식감, 신선도가 떨어지는 감자나 열대과일 같은 식재료를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감자·바나나 모드와 와인보관 모드 등을 탑재해 제품 활용도를 높였다. 칸별 보관모드의 확인과 변경, 에너지 모니터 기능으로 일별, 주차별, 월별 전기 사용량이나 각 김치통의 내용물과 보관 날짜를 메모할 수 있는 '스마트싱(SmartThing)' 기능을 탑재했다.

올해 삼성전자 김치냉장고는 '디자인'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았다. 글램 딥그린, 혼드 베이지 등 19종의 패널을 선택해 집안 분위기나 취향에 맞게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다. 종합 인테리어 기업인 한샘과 협업해 주방가구와 조화를 이루는 패널을 추가로 선보였다. 세계적 일러스트레이터 티보 에렘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디자인까지 선보여 가전과 가구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소비자 마음을 빼앗고 있다.

소주 슬러시 모드 등을 탑재한 2021년형 딤채
소주 슬러시 모드 등을 탑재한 2021년형 딤채

-기본기를 탄탄하게…위니아딤채 '2021년형 딤채'

위니아딤채는 1인 가구부터 대단위 구성원 가구까지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멀티플렉스형 모드를 적용한 2021년형 김치냉장고 딤채를 출시했다. 21년형 딤채는 각 저장실마다 별도 냉각기로 식품에 맞는 최적 온도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오리지널 룸별 독립 냉각' 기능을 탑재했다. 냉각 기능 최적화를 위해 열기를 방출하는 기계실은 상단부로 올리는 '탑쿨링 시스템'을 적용했고 상실의 도어를 열고 닫을 때 빠져나가기 쉬운 냉기를 잡아주기 위해 '프레시 커버'를 장착했다.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 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이전 모델 일반 보관 모드보다 폴리페놀 함량을 30% 높여주는 '발효과학' 숙성모드를 적용해 1년 이상의 발효 시간이 필요한 묵은지를 6주 만에 만들 수 있고 쇠고기, 돼지고기도 최적 온도로 숙성시켜 육질은 연하고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10대 김치 전문 숙성 모드를 사용하면 파김치, 갓김치 등 메뉴만 선택해 최적 온도로 숙성시킬 수 있다.

위니아 딤채는 김치냉장고 본연의 기능인 '발효'를 마케팅 포인트로 잡고 있다. 김치냉장고는 무엇보다 김치가 제대로 발효되고 잘 보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본기를 확실하게 어필하고 있다. 김치냉장고의 주 고객인 '주부'에 집중해 뚜껑형 모델 일부에는 오토리프트 기능을 더해 무거운 김장김치를 꺼낼 때 허리에 부담이 가는 단점을 해소했다. 이 기능은 허리를 숙이지 않고도 용기를 꺼낼 수 있도록 제품을 들어 올려주는 기능이다.

New 유산균 김치+기능을 확대한 LG 디오스 김치톡톡
New 유산균 김치+기능을 확대한 LG 디오스 김치톡톡

-유산균 가득한 김치를 더 많이 'LG 디오스 김치톡톡'

LG전자는 더 많은 양의 김치를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새로운 '유산균 김치+' 기능을 확대한 'LG 디오스 김치톡톡' 신제품을 출시했다. 'New 유산균 김치+'는 유산균이 가장 잘 자라는 6.5도 정온 보관을 통해 김치맛을 살려주는 유산균을 일반 보관 모드에 비해 최대 57배까지 늘려주는 차별화된 신선 기능이다.

신제품은 기존 제품이 중간 칸에만 이 기능이 적용됐던 것과 달리 위쪽 칸까지 확대해 더 많은 양의 풍부한 유산균 김치를 보관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 유산균이 자라는 과정을 유산균 디스플레이의 인디케이터를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하루 4번씩 쿨링샷을 쏘아 가장 맛있는 유산균 김치 상태를 오래 보관할 수 있게 했다.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의 '스마트 씽큐(Smart ThinQ)'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원터치 탈취 기능과 문제가 생겼을 때 서비스 센터와 연결한 후 냉장고 상태의 신호음을 들려준다. 이를 확인해 고장 내용을 알려주는 스마트 진단 기능 등 편의기능이 다수 포함됐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인테리어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디자인에도 공을 들였다. 빗살무늬가 고급스럽게 새겨져 메탈의 질감이 은은하게 표현되는 샤이니 사피아노 재질을 적용했고 경계선 없이 터치하는 순간 마법처럼 나타나는 '매직터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LG전자는 배추 등의 채소 가격 폭등으로 인해 김장을 포기한 '김포족'들을 위한 기능을 CJ제일제당과 협업을 통해 내놨다. 사용자는 '인공지능 맞춤보관' 기능을 통해 CJ제일제당의 비비고 포장김치를 맛있는 상태로 보관할 수 있는데 이 기능은 LG 씽큐 앱을 이용해 비비고 김치 바코드를 스캔하고, 제조년월을 입력하면 제품마다 가장 적합한 온도와 시간을 자동으로 설정해준다. 직접 담근 김치뿐만 아니라 시판되는 김치도 맞춤으로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채롭다.

◇김치냉장고 어떻게 골라야 하지?

-뚜껑형·스탠드형 선택

먼저 용도를 생각해야 한다. 김치만 보관할 용도라면 전통 형식인 뚜껑형을 선택하는 것이 가격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 좋다. 최근에는 서브 냉장고 또는 메인 냉장고의 포지션으로 다양한 기능을 갖춘 스탠드형이 더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제품은 김치냉장고와 일반 냉장고가 결합되어 있다고 보는 편이 맞아 일반 냉장고가 있다면 중복구매가 될 수 있고, 그만큼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따라서 순수하게 김치만 보관할 냉장고가 필요하다면 뚜껑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다만 뚜껑형은 밑으로 깊이 패어 있어 김치를 꺼내기 힘들고 정리정돈을 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반대로 스탠드형은 김치를 내용별로 정리하고 찾기 쉽고 김치를 꺼낼 때 상대적으로 힘이 덜 든다는 장점이 있다.

-적절한 용량 선택

두 번째로는 용량을 따져야 한다. 김치냉장고 역시 크면 클수록 많은 김치를 보관할 수 있어 좋겠지만 그 크기만큼 공간을 차지하고 가족 구성원이 적다면 남는 저장실이 낭비가 될 수 있다. 뚜껑형을 기준으로 1인 가구는 120리터, 2~3인 가구는 160~200리터, 4인 가족은 180~200리터 정도가 적당하며 스탠드형은 뚜껑형의 두 배 정도 용량으로 선택하면 되는데, 표시용량이 아닌 실제로 담을 수 있는 실제 용량을 확인해야 한다.

-집안 분위기에 맞는 제품 선택

김치냉장고를 김장독 개념으로 집 외부나 베란다 등 기온 차이가 많이 나는 곳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김치의 온도 유지 및 소비전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실내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집안 분위기에 맞는 디자인의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데 최근 들어 집안에서의 활동시간이 길어지고 있으므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한 번 구매하면 10년 이상을 사용하는 김치냉장고의 특성상 잘못된 디자인 선택은 두고두고 후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소음도 고려하도록 하자. 일부 제품은 냉각 기능이 작동할 때 큰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 집에 김치냉장고를 설치했을 때 그 소음이 생활패턴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매장 등에 들러 소음은 어떻게 나는지 직접 들어보고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호·서희원 기자 dlghcap@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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