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9일 예정된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TV 시장이 분주해지고 있다.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가 TV 판매량을 끌어 올리는 특수이기 때문에 판촉 행사 준비에 한창인 모습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대대적인 TV 마케팅에 돌입한 반면, LG전자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 관심이 쏠린다.

인천아시안게임을 대비하는 삼성전자의 발걸음은 바쁘다. 지난 8월초부터 아시안게임 캠페인에 돌입하더니 9월 초엔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선수를 환영하는 옥외 광고도 설치했다.

8월 말부터는 곡면(커브드) TV를 앞세워 대대적인 판촉 활동에 돌입한 상태다. 8월 판매한 자사의 곡면 TV 중 가장 잘 팔렸다는 TV(H6800, HU7200 모델)를 아시안게임 공식 곡면 TV로 지정하고 9월 30일까지 해당 제품을 구매하면 최대 100만 포인트를 지급하는 등의 이벤트를 열었다.

▲ UHD TV 판촉에 돌입한 삼성전자
▲ UHD TV 판촉에 돌입한 삼성전자

이 밖에도 ‘모두를 위한 삼성 패밀리 세일 60일간의 S 데이’ 판촉 이벤트를 진행 중이기에 10월 27일까지 삼성전자 곡면 초고화질(UHD) TV나 스마트 TV 행사 모델을 구매하면 최대 100만 포인트를 지급하는 등 할인 이벤트가 다양하다.

삼성전자가 아시안게임에 맞춰 TV 마케팅을 강화한 이유는 월드컵 때와 같다. 월드컵이 올해 TV 판매량에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받는 만큼, 아시안게임 또한 TV 시장에 영향을 주는 스포츠 특수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아시안게임은 KBS 등 지상파가 지난 7월 브라질 월드컵 때 일부 경기를 UHD로 방송했던 것처럼, 배구와 체조 경기 등을 직접 UHD로 제작해 시험 생중계한다는 계획을 세워 고가의 UHD TV 판촉에도 도움이 된다. 월드컵 당시 대대적인 UHD TV 마케팅으로 재미를 본 삼성전자로서는 인천아시안게임 또한 놓칠 수 없는 특수다.

▲ 자료 사진 : 소니로부터 UHD 영상 제작 장비를 지원받은 KBS
▲ 자료 사진 : 소니로부터 UHD 영상 제작 장비를 지원받은 KBS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지난 7월부터 진행한 UHD TV 무상 업그레이드 이벤트를 오는 9월 말까지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전자의 설명대로라면 2013년형 삼성 TV를 구매한 소비자 역시 UHD 시험 방송 수신 권역에 거주하고 지상파 직접 수신 안테나만 갖췄다면 ‘에볼루션 키트’ 업그레이드를 통해 UHD 시험방송을 시청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아시안게임을 맞아 진작부터 TV 판촉 활동에 나선 반면 LG전자는 시큰둥한 모양새다. 역시 월드컵 즈음에 시작한 자사 UHD TV 무상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는 계속 진행하고 있지만, 아시안게임에 맞춘 별다른 마케팅 계획은 내비치지 않았다. 월드컵을 UHD TV 판매의 분수령으로 삼고 집중 판촉을 벌였던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LG전자 관계자 또한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따로 특출하게 준비하는 판촉 행사 등은 없다”며 “이번 아시안게임은 (판촉 행사를) 대대적으로 준비했던 월드컵 때와 달리 조용히 지나갈 분위기”라고 답변했다.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가 아시안게임에 소극적인 이유는 후원 배경에 관계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안게임은 삼성전자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부터 5회 연속 프레스티지 파트너(최고 스폰서)로 활동하는 상태다. 자사 곡면 TV를 공식 TV로 내세우며 판촉에 열을 올릴 수 있는 이유인 것.

아시안게임이 UHD TV 등 요즘 등장한 고가 TV 판매에 도움될 스포츠 특수임은 맞더라도 LG전자로서는 남의 집 잔치라고 판단할 일이다.

또 홍보 모델을 앞세운 판촉 전략도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상황이다. LG전자는 현재 손연재 선수와 손흥민 선수를 홍보 모델로 기용한 상태지만, 손연재 선수는 성수기가 끝난 ‘휘센 에어컨’ 등을 홍보하고 있으며 TV 홍보 모델인 손흥민 선수는 소속 팀 레버쿠젠에서 차출을 거부,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뛰지 않는다. 꺼내 들 카드가 마땅치 않다고 볼 수 있다.

물론 LG전자가 TV 판촉에서 아예 손을 놓은 것은 아니다. LG전자 관계자의 설명대로라면 지역별 베스트샵 매장에서 자체적인 판촉에 돌입할 예정이다. 홈페이지에 드러낸 내용을 보면 ‘대한민국 스포츠 축제를 응원한다’는 표어 아래 9월 한 달간 TV 제품 구매 시 50~200만 원 상당의 캐시백 혜택을 주는 등이다.

▲ 9월 동안 진행되는 LG전자의 TV 판촉 행사
▲ 9월 동안 진행되는 LG전자의 TV 판촉 행사

흥미로운 부분은 이러한 판촉 이벤트 역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LG OLED TV는 일부 곡면 제품이지만 이벤트 페이지에서도 곡면에 관한 언급은 찾을 수 없다. 최근 삼성전자는 곡면 TV를 적극적으로 밀고, LG전자는 OLED를 강조해 차별성을 두는 모습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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