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드디어 아이폰에 결제 기능을 넣었다. 신용카드를 단말기에 긁을 필요가 없다. 보안성과 편의성을 결합했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작동방식은 간단하다. 아이폰을 결제 단말기에 가져가기만 하면 된다. 사용자 인증은 지문 인식인 터치 ID를 사용한다. 즉, 홈버튼에 손가락을 댄체 결제 단말기에 대기만 하면 바로 결제가 이루어진다. 한 번의 과정으로 이루어지는 셈.

결제 과정에는 NFC가 쓰인다. 아이폰이 나올 때마다 NFC가 적용되느냐 마냐가 주요 관심거리 중의 하나였는데, 애플은 인제야 NFC를 도입했다. 패스북을 만들어 기초를 다지고, 터치 ID로 보안 인증의 편의성을 높이고, NFC로 결제 프로세서를 마무리했다.

신용카드는 패스북에 들어간다. 하지만 신용카드 정보는 패스북에 있지 않다. 아이튠즈 계정에 등록한 신용카드가 패스북에 들어가는 것. 따라서 결제하는 과정에는 어떠한 신용카드 정보도 노출되지 않는다. 고유 기기 계정 번호(Device Account Number)가 할당되고 암호화되어, 아이폰과 애플와치의 시큐어 엘리먼트(Secure Element)에 저장된다. 각 거래는 사용자의 기기 계정 번호를 이용해 일회성 고유번호로 승인되며, 카드 뒷면의 보안 코드 대신 동적 보안 코드(dynamic security code)를 생성해 사용한다.

사실 애플페이는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과 통신사의 주도권 싸움 탓에 제대로 활성화가 못 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에 비해 애플은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캐피탈원뱅크(Capital One Bank), 체이스(Chase), 시티(Citi), 웰스 파고(Wells Fargo) 등 주요 은행이 발행하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마스터카드(MasterCard), 비자(Visa) 등 미국 3대 결제 네트워크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이뿐만 아니다. 당장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가맹점도 확보한 상태다. 미국 내 258 곳의 애플 공인 대리점, 블루밍데일, 디즈니 스토어, 디즈니 월드, 메이시스, 맥도널드, 세포라, 스테이플스, 서브웨이, 월그린 등이다. 물론 온라인 쇼핑에서도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이 서비스를 내놓은 과정을 보면 새로운 기술이라고 하더라도 무턱대고 도입하지 않는다. 다소 느리더라도 사용자가 쓰기 편하게끔 다듬고 다듬는다. 그리고 발표와 동시에 쓸 수 있는 환경까지 완벽히 조성한다. 기술력과 제휴력을 모두 가진 회사라 할 수 있으며, 애플페이에서도 이런 점이 여과 없이 드러나 있다.

게다가 아이튠즈 계정을 활용하고 있기에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힐 가능성이 높다. 이미 8억 개 이상의 아이튠즈 계정을 가지고 있기에 사용자는 쉽게 패스북에 신용카드를 추가할 수 있는 것.

이로써 애플은 또 하나의 수익원을 추가하게 된다. 바로 수수료. 애플은 플랫폼을 만들었지만, 이를 무료로 제공하지는 않을 터. 카드로부터 수수료를 챙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은행들이 거둬들이던 연간 400억 달러 규모의 수수료 중 많은 부분을 가져갈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