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 IFA 2014 이후 로봇청소기가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뉴엘 등 국내 기업은 물론 다이슨과 밀레 등 굵직한 국외 기업이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영향력 확대를 목표로 삼은 상태다. 프리미엄 제품이 로봇청소기 시장 성장세를 견인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LG전자는 올해 청소기에 대한 열의가 강하다. 이번 IFA 2014에서도 청소기 통합 브랜드 ‘코드제로(Cord Zero)’를 선보이며 유럽 시장 공략의 전초전을 치렀다. 내세운 장점은 ‘무선’. 이 회사의 설명대로라면 진공청소기부터 핸드스틱청소기, 침구청소기, 로봇청소기 등 모든 제품에 무선 기술을 완성한 것은 LG전자가 업계 최초다.

▲ 코드제로 제품군을 선보인 LG전자 IFA 부스
▲ 코드제로 제품군을 선보인 LG전자 IFA 부스

이 중 로봇청소기는 기존부터 LG전자가 꾸준히 신경 써온 제품이다. ‘로보킹’이라는 이름으로 2003년 국내에 처음 출시한 뒤 올해 1월에도 2014년형 로보킹을 내놓으며 상품 인지도를 만들어왔다. 센서로 거리를 측정해 이용자를 따라다니는 ‘오토무빙’ 기술을 적용한 ’로보싸이킹‘과 기존 원형 제품과 달리 사각 디자인을 채택한 ‘로보킹 스퀘어’ 등이 핵심 제품이다.

그동안 로봇청소기에는 미지근했던 삼성전자 역시 올해는 시장 확대 의지가 뚜렷하다. 이번 IFA에 최근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 ‘모션싱크’를 내놓는 한편, 지난 8월 12일 국내 시장에 내놓은 `파워봇` 로봇청소기를 내세웠다. 이 제품은 디지털 인버터 모터를 탑재, 기존 로봇청소기보다 약 60배 강력해진 진공 흡입력을 갖췄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로봇청소기에 거는 기대는 꽤 크다. 국내 출시 당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엄영훈 부사장은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모션싱크와 더불어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의 입지를 더 공고히 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워봇이 나오기까지 삼성전자의 가장 최신형 로봇청소기는 1년 6개월 전 나온 ‘스마트 탱고’였다.

▲ IFA서 모션싱크와 파워봇 등을 주제로 아트갤러리를 전시한 삼성전자
▲ IFA서 모션싱크와 파워봇 등을 주제로 아트갤러리를 전시한 삼성전자

이들과 겨룰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는 독일 가전 브랜드인 밀레(Miele)와 영국 기술기업 ‘다이슨(Dyson) 등이다. 먼저 밀레는 IFA 2014에서 전력소비율은 낮추고 흡입력은 강화한 `에코라인 플러스` 진공청소기를 선보임과 동시에 자사 첫 로봇청소기 제품인 ′스카우트 RX1′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제품은 스마트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로 국내 시장에서 잘 알려진 다이슨 또한 싸이클론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로봇청소기 ‘다이슨 360 Eye’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밀레나 다이슨이나 지금까지 로봇청소기에 관해 뚜렷한 의지를 내비치지 않았던 점을 생각하면 눈여겨볼 만한 행보다. 고급 청소기 범위를 로봇청소기까지 확대해 프리미엄 시장 강자라는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이슨의 로봇청소기를 간략히 살펴보면, 디지털 모터(DDM) V2와 래디얼 루트 싸이클론 기술로 흡입력을 강화해 0.5미크론 크기의 초미세먼지까지 제거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또 청소할 곳을 스스로 파악하는 360° 시야각 시스템과 작동 중 배터리가 부족하면 스스로 도킹 스테이션에 접속해 충전하는 기능을 갖췄다. 값은 100만 원대를 호가할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의 파워봇과 비슷할 전망이다.

▲ 다이슨의 로봇청소기 '다이슨 360 Eye'
▲ 다이슨의 로봇청소기 '다이슨 360 Eye'

여러 가전회사에서 로봇청소기를 새롭게 내놓는 이유는 로봇청소기가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 확대의 새 선봉장으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아직 20만대 수준으로 집계되지만, 제품 자체의 수익성이 높고 최근 가전업계가 내세우는 ‘스마트홈’ 구성의 핵심제품으로 자리 잡으며 성장세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여기서 삼성전자나 다이슨, 밀레 등 국내외 기업의 참여는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는 한편 로봇청소기 시장 개화를 앞당기는 효과도 일으킬 것이라는 예상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로봇청소기 시장의 강자로 불리는 모뉴엘 또한 내년 초쯤 싸이클론을 장착한 로봇청소기 출시 계획을 세우며 국내외 시장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모뉴엘은 올해 IFA서 카메라 모듈과 물 공급 시스템을 함께 갖춘 로봇청소기와 침구청소기를 처음 공개하며 인지도를 더 끌어올린 상황이다. 모뉴엘은 2012년 4월 독일 베를린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유럽시장 진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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