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즈] 새 ‘아이폰’이 나왔다. 애플은 언제나 그랬듯이 9월에 아이폰을 공개했다. 이번 차례는 ‘아이폰 6’. 한국시간으로 9월 10일 새벽 2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애플 행사를 보기 위해 아이패드를 대동한 체 맥북프로 앞에 앉았다.

키노트가 시작되고 팀 쿡이 나오자마자 곧 아이폰 6를 꺼내 놨다. 예상대로 아이폰은 더 커진 화면을 지녔으며, 2가지 모델로 나왔다. 작년에는 성능으로 구분했다면, 올해는 화면 크기로 나뉜다. 아이폰 6 4.7인치, 아이폰 6 플러스 5.5인치다. 새로운 4인치 모델은 없다. 애플이라면 4인치 모델도 함께 내놓을 거라던 기대감이 무너진 셈.

요즘 안드로이드 진영은 5인치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런 탓인가? IFA에서 4.6인치 크기의 엑스페리아 Z3 콤팩트를 손에 쥐었을 때 크다는 느낌이 없었다. 아마 4.7인치 아이폰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5.5인치. 실물을 아직 접하지 않아 평가할 수는 없지만, 손에 쥔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제법 커 보인다.

면적을 늘린 만큼 외형에 변화가 있을 터. 일단 두께가 기존보다 더 얇아졌다. 아이폰 5s가 7.6mm였는데, 아이폰 6는 6.9mm, 아이폰 6 플러스는 7.1mm다. 대신 무게는 아이폰 6가 전작보다 17g 무거워진 129g이며, 아이폰 6 플러스는 172g이다.

화면이 넓어짐에 따라 가로, 세로 폭이 각각 커졌다. 이런 탓에 처음으로 버튼의 위치도 바꿨다. 늘 상단 우측 편에 있던 슬립 버튼이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이미 익숙할 데로 익숙해진 사용 경험도 달라지는 셈. 여기에 옆면은 둥글게 처리해 변화를 줬다.

▲ 슬립 버튼이 오른쪽 측면에 위치하고 있다
▲ 슬립 버튼이 오른쪽 측면에 위치하고 있다

해상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4.7인치는 1334 x 750, 5.5인치는 풀 HD인 1920 x 1080이다. 인치당 픽셀수는 326ppi, 401ppi를 지녔다. 해상도는 아이폰 5s보다 분명 더 커졌지만, 같은 건 있다. 바로 화면비. 모두 16:9의 화면비를 고수하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간단하다. 기존 아이폰 5s의 앱도 개발자가 해상도 조절을 하지 않아도 아이폰 6에서 쓸 수 있다는 말이다. 애플은 맥북프로 레티나를 출시하면서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스케일링해 화면에 띄워졌다. 아이폰에서도 화면 비율을 유지하고 있어, 스케일링으로 화면에 맞추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키노트에서도 해당 부분에 대해 필 쉴러가 ‘그냥 된다’고 말한다. 해상도를 맞추는 것이 최적이겠지만, 굳이 개발자는 각각의 해상도에 맞출 필요는 없다.

프로세서 이야기를 해보자. A8을 품었다. 20nm로 제작해 기존 A7보다 크기는 13% 가량 작아졌다. 하지만 연산능력은 20%, 그래픽 성능은 50% 더 빨라졌다. 필 쉴러는 A8에 대해 ‘지속적인 작동’으로 더 나은 성능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보통 스마트폰 프로세서는 발열이 일어나면 최대 성능을 제한하지만, A8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여기에 그래픽을 위해 내놓은 ‘메탈’은 한층 좋아졌다.

다양한 센서를 위한 보조 프로세서도 M8로 업그레이드됐다. 앞으로 아이폰 6는 공기압을 계산해 높이도 계산된다. 엘레베이터를 타면 층수를 인식할 수 있다는 말이다.

▲ 사진출처 : 더버지
▲ 사진출처 : 더버지

LTE는 카테고리 4로 150Mbps를 지원한다. 여기에 VoLTE도 포함됐다. 이로써 국내는 처음으로 LG유플러스가 아이폰 출시 통신사에 이름을 올렸다. LG유플러스는 그동안 3G망이 없어 아이폰 출시가 어려웠다. 하지만 지난해 모든 음성 통화를 VoLTE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은 바 있다. 아이폰 6를 LG유플러스가 내놓을 수 있는 이유다.

카메라는 800만 화소다. 전작과 비교해 큰 변화는 없다. 물론 센서의 특성이 다소 바뀌고, A8을 사용하는 만큼 이미지 프로세싱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포커스 픽셀’이라는 멀티 포커스 방식을 사용해 초점은 더 빠르고 정확하게 맞추고, 얼굴 인식률은 더 좋아졌다. 연사 모드에서 베스트 사진 추천 기능도 제공된다. 아이폰 6에는 디지털 손떨림 방지 기능이, 아이폰 6 플러스는 광학식 손떨림 방지가 들어간다. 슬로우 모션은 2배 늘어난 초당 240프레임으로 촬영할 수 있다. 전면 카메라도 좋아졌다. F/2.2 조리개를 지녔으며, 초당 10장의 연사모드와 HDR를 지원한다.

가격 이야기를 해보자. 용량은 32GB가 사라지고, 16GB, 64GB, 128GB로 나온다. 미국에서 2년 약정 기준으로 아이폰 6는 199, 299, 399달러이며, 아이폰 6 플러스는 이보다 100달러 더 비싼 299, 399, 499달러에 팔린다.

그동안 애플은 아이폰에서 한 손 사용성을 부각해 왔다. 하지만 시장의 흐름을, 고객의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는 없었을 터. 그렇기에 더 큰 화면의 아이폰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흐름에 대응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다만 4인치 모델도 나오기를 바랬다.

하지만 새로운 4인치 아이폰은 없다. 4.7인치와 5.5인치 둘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4.7인치를 선택할 것이다. 여전히 한 손 사용성이 중요하기 때문이고, 큰 화면 스마트폰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둘 사이에 성능 차가 존재한다는 것. 그 중의 하나가 광학 손떨림 방지 기능이다. 이로 말미암아 4.7인치를 선택하기에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애플은 새 아이폰 선택에 고민만 던져주고 있다. 4.7인치가 한손 사용의 명맥을 이어가기는 하겠지만, 완벽한 한손 아이폰 시대는 저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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