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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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자이언트 스텝에 따른 한국의 연이은 빅스텝으로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시중은행 예금 금리도 연 5%를 넘어서며 ‘대(大) 정기예금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 지방은행과 외국계 은행, 저축은행 등의 2금융권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5% 이상의 이자를 주는 곳이 있기는 했지만, 시중은행에서도 5%대 예금이자를 주면서 안정성이 높은 1금융으로 쏠리는 현상이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시중은행 중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인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13일 '우리 WON플러스 예금' 1년 만기 상품에 연 5.18%를 적용해 가장 빠르게 5%대 상품을 내놨다. 다만 이 상품은 매일 시장금리가 반영돼 오를 때도 있고 내릴 때도 있다.

KB국민은행의 대표 예금인 'KB STAR 정기예금'은 14일 1년 만기 기준 연 5.01%의 금리를 적용한다. 이 상품도 매주 시장금리를 반영하는데, 지난주 4.96%에서 이번 주 5%대로 올라섰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 역시 이날부터 1년 만기 상품에 연 5.1%의 금리를 적용한다. 이 상품도 시장금리와 연동돼 금리가 오른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과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도 금리가 연 4.85%로 5%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연 5%대가 대세가 되는 분위기다.

은행 예금금리가 일제히 오른 것은 기준금리의 영향이 크다. 한국은행이 미국의 연이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에 따라 지난달 사상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자 시중은행들 역시 예·적금 금리를 최대 1%포인트 가쟝 올렸다.

은행에 1억원을 맡기면 정기예금 금리 연 5%의 경우 연 이자가 500만원이며 이자과세(15.4%)를 떼더라도 423만원을 이자로 받을 수 있다. 2억원을 맡기면 연이자는 846만원, 3억원은 1269만원으로 늘어난다.

이처럼 예금금리가 오르자 자본시장으로 쏠렸던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예금금리가 오르면서 자본시장으로 쏠렸던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다시 모이고 있다. 한국은행의 '10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의 정기예금은 지난 한 달에만 56조2000억원 늘었다.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 증가 폭이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정기예금 증가액은 무려 187조5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33조원)과 비교하면 6배 가까이 늘었다.

시중은행의 공격적인 예금금리 인상에 지방은행을 비롯한 제2 금융권 등은 경쟁력을 더 높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저축은행의 평균 금리(연 5.49%)와 시중은행의 격차가 1%포인트 미만으로 좁혀짐에 따라 일부 저축은행은 연 6%대의 특판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지방은행도 1금융권 최고 금리 상품으로 고객을 유치하는데 힘쓰고 있다. 부산은행은 연 5.4%, 전북은행은 연 5.3%, 제주은행은 연 5.1% 시중은행보다 좀 더 높게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우대금리 요건이 제한되거나 까다로워 복잡한 우대금리 요건을 달지 않고, 모든 가입자에게 최고 금리를 제공하는 시중은행으로의 쏠림을 막기는 역부족하다는 평가다.

한편, 오는 24일 한국은행이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시중은행의 금리가 5% 중반대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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