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마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수출에 이어 `호주`까지 진출한다. 스타플레이어가 아니라 `경마`라는 콘텐츠만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약 13개월간 말레이시아와 경마중계 수출 계약을 맺은 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는 이번에는 `경마계의 큰 손`이라 불리는 호주와도 경주중계 수출에 성공했다.

호주는 현재 마권매출에 있어, 일본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이다. 연 매출이 약 146억유로이며, 한화로는 약 19조에 이른다. 참고로 한국의 경우 현재 7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매출액은 7조7천억원 수준이다.

이에 앞서 마사회는 지난 2013년 12월 싱가포르와 정규수출을 체결한 이래, 프랑스와 말레​이시아 등 매년 범위를 확대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3개국(싱가포르, 프랑스, 말레이시아)에 831경주를 수출하며 387억원의 해외매출액을 달성하기도 했다.

한국경마가 경마중계 수출계약을 맺고 호주에도 진출한다. 호주 Royal Randwick 경마장 모습.
한국경마가 경마중계 수출계약을 맺고 호주에도 진출한다. 호주 Royal Randwick 경마장 모습.

이같은 성과는 레이팅제도(경주마 능력을 수치화하여 능력이 뛰어난 경주마일수록 높은 수치를 부여)를 비롯한 국제표준시스템 도입, 국산마의 해외 경주출전 확대, 국제경주오픈 등과 같은 다양한 경마혁신 노력들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는 게 마사회측의 설명이다.

덕분에 올해 한국마사회는 11년간 꿈꿔오던 `PARTⅡ` 승격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이나 호주와 같은 경마 선진국에서 경마는 `즐거운 축제의 장(場)`으로 여겨진다. 전시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고, 가족을 위한 놀이시설들이 마련되기도 한다.

영국의 경우, 주요 경마대회가 개최되는 날이면 엘리자베스 여왕이 가족을 대동하고 대회장을 방문하여 베팅을 즐길 정도다.

이번에 수출계약을 맺은 호주는 경마장만 만 370여 개에 달할 정도로 많은 시행체가 존재하고 있다. 호주국민들의 경마 사랑은 역사만큼이나 유별나, `140년 전통의 멜버른 컵` 결선이 치러지는 11월 첫 번째 화요일이면 전 국민이 하던 일을 멈추고 TV를 지켜본다.

한국마사회는 굵직한 대상경주가 개최되는 날을 중점 활용해 수출을 진행하며, 수출규모를 매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호주와의 경마중계 수출합의는 한국마사회가 경주수출 사업을 시작한지 3년 만에 비로소 서구권 메이저 경마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지만 단순히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향후 다른 국가들과의 수출 협상 시 이점을 활용해 더욱 좋은 조건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 마사회의 전략이다.

관계자는 "`제2의 싱가포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정기 수출 국가를 또 하나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경마가 대중문화로 자리 잡은 `세계 마권매출 2위 국가`인 만큼 장차 기대하는 효과 또한 크다"고 말했다. 또한 "덕분에 수출 전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게 됐고, 수출 협상 시 우리 목소리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국마사회는 올해가 호주 수출 첫 해인 만큼 매출액보다는 서구권 진출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하지만 경마중계의 질과 양을 매년 강화함으로써 향후 5년간 총 매출 15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 역시 함께 가지고 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해외시장 진출은 한국경마 산업의 新성장 동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며, "첫 수출일은 이달 25일로서,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개최되는 10개 경주가 그 대상이다"고 밝혔다.

나성률 기자 (nasy23@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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