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상금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놓고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와 대결한다.

구글 소속 인공지능 연구 기관인 딥마인드(Deep Mind)는 27일 오후 6시(영국시간)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 개발 관련 논문을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쳐(Nature)의 최신이슈로 게재하며, 이세돌 9단에게 호선으로 도전할 계획을 밝혔다.

`알파고`의 도전을 받은 이세돌 9단은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과 대결하는 영광을 안아 기쁘다`면서 `바둑 역사에서 중요한 경기라고 판단해 도전을 받아들였고 승리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는 3월 8일부터 15일까지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알파고`는 중국에서 입단 후 프랑스에서 활약 중인 판후이(Fan Hui) 2단과의 공식 대결에서 5전 전승을 거둬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신기원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프로 출신 바둑기사가 컴퓨터와의 대결에서 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판의 기보는 네이쳐에 게재된 논문에 실렸다.

알파고는 착점된 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가치(value) 네트워크`와 다음 번에 어떤 수를 둘지 선택하는 `정책(policy) 네트워크`를 사용하도록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고 심층 신경망(deep neural)은 이를 바탕으로 이중 훈련을 받았다. 하나는 바둑기사들이 둔 게임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자신과 두는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이었다.

이런 개발·학습 과정을 거친 알파고는 다른 바둑 프로그램들과의 대결에서 99.8%의 승률을 기록했고, 유럽바둑챔피언 판후이(중국 프로 바둑 2단)와의 대국에서도 5대 0으로 완봉승했다.

이와관련 존 다이아몬드 영국바둑협회 회장은 `IBM의 딥블루가 게리카스파로프를 제친데 이어 인공지능이 최고의 바둑기사를 꺾는다는 목표는 가장 어려둔 도전이었다. 판후이와 알파고의 게임을 보면 어느 쪽이 컴퓨터이고 어느쪽이 인간인지 알기 어렵다`고 감상을 전했다.

체스의 경우 1997년 러시아의 세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가 IBM의 슈퍼컴퓨터 `딥 블루`와의 체스 대결에서 패한 바 있다. 그러나 경우의 수가 무한대에 가까운 바둑은 인공지능이 정복하지 못한 미지의 분야로 남아 있었다.

나성률 기자 (nasy23@etnews.com)

이세돌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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