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시 나쁜 습관을 지닌 악벽마들이 올해 퇴출될 전망이다.

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가 경마일 경주마의 악벽발생을 최소화하는 특색 있는 대책들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악벽마란 쉽게 말해 경주마들의 나쁜 버릇들을 통칭한 말이다. 출발대 진입을 거부하거나 요동치는 경우, 갑자기 기립하거나 주저앉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된다. 심할 경우 발로 주위 사람들을 공격해 기수는 물론 출발위원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아찔한 상황들도 벌어진다. 실제로 지난 10월에는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벌어진 경주에서 경주마가 출발 전 악벽(고착) 증상을 보여 경주가 몇 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이처럼 악벽마는 기수는 물론 경마팬, 시행체(한국마사회), 그 외 경마관계자들에게 적지 않은 피해를 주곤 한다.

지난해 한국마사회는 `출발악벽 교정기`를 내놓은 데 이어 올해도 5분대기조 등 다양한 악벽퇴치 방안들을 내놓았다.

▶`악벽마, 꼼짝마.` 5분 대기조 신설

한국마사회는 악벽마 상시 전담인력인 `악벽전담반`을 신설해 지난 1월부터 운영 중에 있다. 홍종옥과 강성현 등 출발운영원이 구성원들이다. 500kg에 육박하는 거친 악벽 경주마들을 다뤄야하다보니 체격 역시 운동선수 못지않다. 평균키가 1m80이상이며, 몸무게 역시 90kg에 육박한다. 경주마에 대한 전문성, 기술적 숙련도,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실제로 악벽전담반이 운영된 이래 지금까지 악벽으로 인해 출전제외가 되거나 부상(기수, 출발운영원 등)이 발생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와 관련, 이방덕 출발수석위원은 `악벽전담반 운영으로 출발부서의 핵심과제인 악벽제외, 고착, 낙마사고 등을 작년보다 30% 이상 감소시키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악벽마전담반이 실제로 경주마를 출발대에 넣고 있다.
악벽마전담반이 실제로 경주마를 출발대에 넣고 있다.

▶맞춤형 훈련지원 서비스 확대 제공, 훈련심사 기준도 지속 강화

한국마사회는 이와함께 악벽마와 신마(新馬)에 대한 맞춤형 훈련지도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 악벽마에만 한정된 지도를 뛰어넘어, 올해부터는 신마에 대한 기초 순치 지원도 추가했다. 훈련심사에 대비한 신마의 출발대 적응도를 높이겠다는 취지이다. 지도범위도 확대한다. 출발자세가 불량한 경주마에 대한 악벽교정 훈련만을 중점 실시하던 과거와 달리 진입불량, 고착, 내·외측 사행 등 출발전반에 걸친 전방위 훈련지도를 실시한다. 특히 출발심사(수·목요일)와 주행심사(금요일)일에는 경주마의 특이사항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교육자료로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훈련심사 기준도 강화할 예정이다. 우수경주마를 확보하고 경마품질 수준을 대폭 향상시키겠다는 의도이다. 주행심사란 경주마의 경주능력을 판정하는 것으로서 신마와 주행재심마 및 장기휴양마가 그 대상이다. 작년까지는 합격기준이 1분 07초(1000m)였지만 올해는 그보다 1초 단축할 계획이며, 현재 관계자들과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연속합격제`도 신설·운영된다. 제도 도입 이후에는 특정 경주마가 출발전문위원으로부터 `출발재심` 판정을 두 차례 받는 경우 출발심사에서 2회 연속 합격해야만 경주에 출전 가능하다. 예컨대 한 번 합격 후 두 번째 심사에서 불합격 시,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2회 연속 합격해야만 최종적으로 합격 판정을 받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출발수행업무 참관인` 제도가 확대 운영된다. 올해 중에 이동 가능한 카라반을 제작·설치해 혹한이나 혹서기에도 참관인을 적극 모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방덕 출발수석위원은 `2015년에는 참관 희망자수가 약 30명 내외였다`며, `올해는 다양한 노력을 통해 그 수를 2배 이상 확대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나성률 기자 (nasy2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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