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무빙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
이마트·롯데·홈플러스 'SSM 거점 배송' 활용
일각 "소규모 동네 상권에 치명적 피해 줄 것"

현대백화점 식품관 투홈 신선식품 즉시 배송 서비스 참고 이미지
현대백화점 식품관 투홈 신선식품 즉시 배송 서비스 참고 이미지

이커머스 시장이 배송 시간 단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시장 파이가 커진 당일배송, 새벽배송에 이어 시간과 분 단위로 배송해주는 '퀵커머스' 시장에 유통업계가 가세해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퀵커머스(Quick Commerce, 즉시배송)는 온라인쇼핑 주문 후 생필품과 식료품 등 상품을 1~2시간에서 빠르면 10~20분 내로 문앞까지 배달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2019년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B마트'로 퀵커머스 출발을 시작했다. B마트는 선별된 마트 상품을 자체 물류창고에서 보관하다 주문 발생 시 소비자에게 바로 배달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B마트 매출은 1억 700만 유로(약 1450억 원)로 주문 건수는 1000만 건을 넘어섰다. 사업 확대는 물론 시장 확대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최근에는 쿠팡이츠가 마트 서비스를 송파구 일부 지역 내에 시범 운영하며, 퀵커머스 시장에 발빠르게 뛰어들었다. 그 뒤를 대형 유통업체들이 바짝 따라붙는 모양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과 GS리테일,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이동형 풀필먼트 센터, 자사 SSM, 배달업체 지분 인수 등을 통해 퀵커머스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전기트럭을 활용해 신선식품을 10~30분 내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이동형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를 활용한 것으로, '물류 창고' 풀필먼트 센터를 전기트럭에 탑재한 것이다.

이동성을 갖춘 '소형 물류 창고'와 같은 형태로 제품을 운반·보관할 뿐만 아니라,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배송할 수 있어 신선식품을 빠르게 소비자들에게 배달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오토바이같은 이륜차를 활용한 배달 서비스와 달리, 냉장 · 냉동 보관 중인 상태로 고객에게 전달해 신선도를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아이스팩과 포장재 사용량도 줄일 수 있다.

이동형 MFC 4대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주변을 순회하다가 고객이 상품 주문 시, 재고가 있고 배송지에서 가장 가까운 차량이 곧바로 배송을 수행한다. 서비스는 오는 10월까지 본점 반경 3km 내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뒤 다른 점포로 순차 도입된다.

서울 양천구 소재 SSM매장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목동점에서 모델들이 신선식품을 고르고 있다.
서울 양천구 소재 SSM매장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목동점에서 모델들이 신선식품을 고르고 있다.

GS리테일은 전략적 투자와 인수합병(M&A)를 통해 시장 점유에 나섰다. GS25와 GS더프레시를 통해 도심 빠른 배송 서비스를 카드로 내세웠다. 지난 달에는 배달전용 앱 '우딜'을 론칭하고, 배달 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지분 19.53%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국내 2위 배달 플랫폼 '요기요'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 또한 자사 SSM 이마트 에브리데이를 거점으로 퀵커머스 플랫폼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부분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전국 230여 개 매장을 전초기지로 삼아 빠른 배송에 나선다는 것이다. 해당 서비스는 SSG닷컴이 운영하는 '쓱 배송'과는 별개로 운영된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롯데, 홈플러스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SSM을 거점으로 삼는 배송 서비스의 시간을 단축하는 형태로 퀵커머스 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새벽배송의 중요도가 높아졌다. 최근에는 '근거리 퀵커머스'가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름에 따라 대형 유통업체들도 이커머스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적극 가세하고 있다"며 "점유율을 넘어서 퀵커머스 시장 자체의 규모가 커지고 있어, 경쟁이 심화되더라도 퀵커머스 서비스에 대한 투자는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퀵커머스 시장이 유통업계 핫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같은 서비스 확장이 골목상권 침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SSM 배달이 아닌 물류센터에서 제품이 즉시 배달되는 경우 소규모 동네 상권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희원 기자 shw@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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