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커머스 가격비교·높은 포인트적립 내세워 급속 성장
로켓배송 앞세운 높은 충성도 쿠팡…OTT서비스 등 공격행보
신세계, 온라인 풀필먼트 집중 투자…온·오프 융합 시너지 기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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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로 가장 큰 성장을 이룬 업계 중 하나가 '유통업계'이다. 코로나19로 대면을 피하게 되면서 국내외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이 거세다. 특히 온라인 유통업계인 '이커머스' 시장은 그야말로 급성장했다.

페이스북 또한 지난해 5월 내놨던 온라인 상점 개설 서비스 '숍스'를 확대하는 등 이종 산업계에서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것만 보아도 이커머스 시장이 '먹음직스러운' 시장임은 분명하다.

코로나로 인해 이커머스 시장이 기존 예상보다 2~3년 빠르게 성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커머스 시장은 올해 1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100조원이던 시장이 3년 새 몸집이 크게 커진 것으로, 업계는 2025년에 시장 규모가 27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해 까지만 해도 이 시장의 3강은 네이버, 쿠팡, 이베이코리아가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를 신세계가 단독 인수하게 되면서, 네이버, 신세계(이베이코리아), 쿠팡으로 3강 구도가 재편됐다.

◇업계 1위 굳히기 나선 네이버…올해는 '머천트 솔루션' ⋅ '외부 기업들과의 협력'

포털사이트 업계 1위라는 기반을 가지고 성장한 네이버는 올해 1분기 네이버 커머스 사업 매출 324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3% 증가한 수준이다.

포털사이트 1위에서 2019년부터 e커머스 1위 자리까지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쇼핑 분야를 '커머스'로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2020년 네이버의 커머스 부문 연간 매출은 1조 89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TV홈쇼핑을 모바일로 가져온 '쇼핑 라이브'와 GS프레쉬몰 등 다양한 식품판매 업체가 입점한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가 성과를 주도했다.

네이버 쇼핑의 장점은 각 사이트들의 가격을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는 '가격비교' 서비스와 높은 포인트 적립율이다. 기본 1% 적립은 물론 '찜하기', '충전포인트' 등으로 높은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같은 장점을 극대화하고자 네이버 쇼핑은 지난해 유료 멤버십 ' 네이버플러스(월 4900원, 연단위 이용 시 월 3900원)'를 출시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지난해 네이버 플러스 누적가입자는 250만 명에 육박했으며, 최근에는 가족이 함께 쓸 수 있도록 서비스를 추가해 범위를 확대했다.

높은 적립율은 곧 소비자에게 '락-인(Lock-in, 잠금 효과)' 효과로 작용했다. 포인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시 네이버쇼핑을 사용하게 되는 순환이 이뤄지는 것. 네이버는 네이버 플러스의 올해 목표 회원수를 600만 명으로 잡았다.

네이버가 집중하는 부분은 '중⋅소상공인(SME, Small and Medium Enterprise)'이다. 네이버가 서비스하는 가격비교, 쇼핑라이브 등이 SME를 통해 성장한 만큼 전용 스튜디오 공간과 장비 무료 지원, 온라인 교육 커리큘럼 운영 등 SME에도 집중한다. 판매자가 장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사업에 필요한 모든 단계를 '머천트솔루션'으로 제공해 판매자들의 수익을 증가시키고, 네이버의 수수료와 광고 매출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올해 약점 보강에 나서며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는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에 신세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전했으나 실제 인수 계약에서는 발을 뺐다. 하지만 파트너십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신세계 백화점과 이마트가 가진 '신선 식품'과 '명품', '물류'를 중점으로 협업할 계획이다.

또한 CJ대한통운과의 협업을 통해 AI 물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달에는 군포에 상온 풀필먼트센터를 오픈해 가동했으며, 8월에는 용인에 콜드체인 풀필먼트센터를 가동한다. 이를 통해 판매자들에게는 매출 확대를, 소비자들에게는 배송 혜택을 늘려 e커머스 1위 굳히기에 나선다는 것이다.

◇소셜 커머스 벗어나 오픈마켓형 이커머스로 성장한 쿠팡…빠른 배송으로 높은 고객충성도

올해 초 성공적으로 뉴욕 증시에 상장해 4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한 쿠팡은 '쿠팡맨(현재 쿠친)'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쌓으며, 지난 해 기준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특히 '로켓와우클럽'이라는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올해는 OTT서비스까지 확장하며 통합 시스템으로 나가는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쿠팡은 국내에서 미국 아마존(Amazon)의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가며 매출에 비해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아마존의 멤버십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을 차용한 '로켓와우클럽', 마켓플레이스 '아이템마켓', 아마존 플렉스를 따라한 '쿠팡 플렉스', 아마존 프레쉬를 카피한 '로켓 프레쉬'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 중 쿠팡이 국내 이커머스 업계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로켓배송(현재 제트배송)'이라는 이름의 빠른 물류 경쟁력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말 기준 전국 30개 도시에 100개 이상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타 업체가 하루 처리 가능한 물량의 10배 이상 많은 양이다. 국내 인구의 70%가 쿠팡 물류센터에서 7마일 이내에 살고 있다. 과반수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이 제트배송을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같은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쿠팡은 물류센터 및 풀필먼트센터를 늘리는 한편 배송직원인 '쿠친'을 직고용해 물류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계속됐던 택배 파업과는 무관하게 배송을 지속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타사 택배 대신 물류까지 안정적으로 담당하는 쿠팡에서 제품을 시키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홈쿡' 트렌드가 커지면서, 신선식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던 소비자들이 비대면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온라인 장보기'로 눈길을 돌렸다. 이로 인해 신선식품의 빠른 배송을 노리고 쿠팡, 마켓컬리 등 물류 강점을 가진 업체들이 크게 성장했다.

와우회원 멤버십을 이용하면 OTT서비스인 쿠팡플레이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락인효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월 2900원의 이용료로 빠른 배송 혜택을 받고, 무료 동영상도 맘껏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쿠팡플레이를 이용하는 데에는 기존 와우회원 이용료와 차이가 없어 당장에 직접적인 매출을 가져오지는 못하지만, '지속시간'을 늘리는 데에는 일조한다. 또한 사이트 체류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상품을 노출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난다.

쿠팡을 이용하는 고객들 대부분은 로켓와우클럽 혜택에 매력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고객 충성도가 높다. 이 부분은 고객 입장에서는 분명한 장점이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양날의 검과 같은 단점이 존재한다. 바로 '비용'이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13조 원을 기록하며 업계 2위 자리에 올랐지만, 누적 적자가 4조원에 육박한다. 풀필먼트 시스템을 통해 착실히 성장했으나 계속된 적자 속에서도 올해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한 만큼 적자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마트 과채류 코너.
이마트 과채류 코너.

◇이베이코리아 품은 신세계, 통합 유통 1위 달성 위해 온오프라인 협업

올해 가장 큰 이커머스 시장 화두는 업계 3위인 이베이코리아를 ‘어느 기업이 품느냐’ 였다. 이베이코리아는 15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드문’ 이커머스 업체이다.

지난 2017년 4월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선보인 유료 멤버십 스마일클럽은 올해 초 유료회원 300만 명을 넘어섰다. G마켓과 옥션, G9 모두에서 각각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이베이코리아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대규모로 진행하는 ‘빅스마일데이’ 등에서 활용가능한 추가 쿠폰 등이 매력적으로 작용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전통 유통강자였던 신세계가 업계 3위인 이베이코리아를 손에 쥐게 되면서 단순 시장점유율을 계산했을 때 업계 2위로 치고 올라갔다. 쿠팡이 각종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기존 신세계가 이커머스 강점으로 내세웠던 것은 온오프라인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였다. 최근에는 최저가 전쟁을 선포하며 일부 제품에 대해 타 업체 최저가보다 비쌀 경우 온라인에서 사용 가능한 포인트로 차액을 돌려주는 등 각종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신세계의 이커머스 SSG닷컴의 단점으로 지적된 것은 상품 구색이었다. 올 초 기준 쿠팡과 지마켓이 각각 2억개, 1억개에 달하는 품목 수를 가진 것과 달리 SSG닷컴은 1000만 여개의 품목수로 현저히 적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SSG닷컴은 신세계그룹의 제품만 판매하는 통합 몰에서 온라인 사업자와 제휴해 ‘반만 오픈마켓’인 모습으로 운영했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함으로써 기존에 SSG닷컴의 사업계획을 순조롭게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완료되면 이마트 부문 내 온라인 비중은 약 50%에 달하게 되면서 미래사업의 중심 축이 온라인과 디지털로 바뀌게 된다.

신세계는 오프라인 유통 강자로서의 오프라인 운영 노하우와 물류 역량을 이베이와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완성형 이커머스 모델 구축을 위해 신세계는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하고, 신세계의 오프라인 거점을 온라인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해 물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서희원 기자 shw@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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