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착' 엄지 '척'...올해 25.6% 성장 예측

웨어러블 시장이 뜨겁다. 코로나19 유행으로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헬스케어 기능을 갖춘 피트니스 밴드와 스마트워치 등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집에서 일하거나 수업을 듣고 취미 활동을 하는 동안 주변 소음을 줄여 몰입감과 능률을 높여주는 무선 이어폰 사용 역시 크게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지난해 대비 28.4% 증가한 4억4468만대가 출하됐다. 올해는 25.6% 증가한 5억4850만대 출하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 시장도 크게 성장했다. 2020년 국내 웨어러블 디바이스 출하량은 1276만대로 2019년 846만8000대에 비해 50.7%나 성장했다.

웨어러블 게티이미지
웨어러블 게티이미지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신체에 착용하거나 부착하는 형태로 정보 입·출력과 처리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 기기다. 기업이나 기관에 따라 다르게 정의하기도 있지만 대체로 몸에 부착하는 정보통신기술(ICT) 기기를 통칭한다. 피트니스 밴드나 완전 무선 이어폰 등 이어웨어(Ear ware)도 몸에 부착해 사용하기 때문에 여기에 포함된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2010년 이후 폭발적으로 확산된 스마트폰 발전과 궤를 같이 한다. 초창기에는 단순히 심박 수나 심전도, 만보기 정도 기본 기능을 갖추고 신체에서 얻은 정보를 스마트폰에 전달하는 역할만 했다.

그러나 5세대(5G) 통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향상된 기술이 접목되면서 양방향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더욱 다양한 영역에서 폭넓은 역할 수행을 할 수 있게 됐다. 웨어러블은 사용 목적이 명확하고 신체에 부착하기 위해 작고 가벼워야 하며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요구하는 만큼 기능성이 부각되는 면이 있다. 특히 최근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실생활에 크게 도움을 주는 웨어러블이 등장하고 있다. 눈에 띄는 디바이스를 소개한다.

◇디지털 건망증 대안,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태그+(Galaxy SmartTag+)'

갤럭시 스마트태그 플러스.jpg
갤럭시 스마트태그 플러스.jpg

현대인은 무언가를 어렵게 기억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이 다 기억해 주기 때문에 '디지털 건망증'이 심해졌다. 지인 전화번호는 물론 아끼는 물건을 어디 뒀는지도 쉽게 잊어버릴 수 있다. 이런 건망증이 심한 이들을 위한 제품이 있다. 갤럭시 스마트태그는 저전력 블루투스(BLE) 기술을 활용해 위치 정보를 스마트폰에 표시해 주는 제품이다. 네트워크 연결이 끊어진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주변의 다른 갤럭시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의 도움으로 사용자가 소중한 것들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걸음마를 뗀 어린 자녀나 반려동물, 열쇠 등 통신 기능이 없는 것에 부착해 위치를 간편하고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 액세서리다.

갤럭시 스마트태그+는 갤럭시 스마트태그의 업그레이드판으로 BLE 기술 외에 초광대역(UWB:Ultra Wide-Band) 기술이 추가 탑재돼 찾고자 하는 물건에 대해 보다 더 정확한 위치 탐색이 가능하다. 갤럭시 S21 울트라 및 갤럭시 S21+ 등 UWB 기술이 적용된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해당 물건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와 방향 등 이동 경로를 시각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사용자가 좀 더 쉽고 편하게 물건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갤럭시 스마트태그와 스마트태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싱스(SmartThings)' 애플리케이션(앱)의 '스마트싱스 파인드(SmartThings Find)' 서비스에 기기를 등록해야 하며, 스마트폰당 여러 개 스마트태그를 등록할 수 있다. 갤럭시 스마트태그와 스마트태그+는 위치 관리와 함께 스마트 기기를 제어하는 기능도 있다. 사용자는 스마트싱스 앱을 통해 스마트태그의 버튼을 한 번 짧게 눌렀을 때와 길게 눌렀을 때 실행하고 싶은 동작을 각각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태그 버튼에 에어컨 전원 버튼을 설정해 놓으면 해당 버튼을 불러 끄고 켤 수 있다.

◇골프도 스마트하게 '솔티드 스마트 인솔'

솔티드 스마트 인솔.jpg
솔티드 스마트 인솔.jpg

골프는 눈에 보이는 스윙 자세도 중요하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체중 이동도 매우 중요하다. 자세는 쉽게 교정이 가능하지만 체중 이동이나 밸런스 같은 코어 스펙은 어떤 수치가 없으면 설명해 주기도 꽤 어려운 부분이다. 삼성전자 스핀오프 벤처기업인 솔티드의 스마트인솔(깔창)은 인솔에 내장된 4개 센서로 골퍼의 스윙 자세에 대한 밸런스와 체중 이동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스마트폰에서 자세를 교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체중 이동을 효과적으로 교정해 비거리와 에이밍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IP68 인증을 받아 방진 및 방수가 가능하고 마그네틱 단자를 사용해 간편하게 충전이 가능하다. 발 모양과 크기에 맞춰 인솔 윗부분을 잘라 사용할 수 있어 프로 골퍼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주니어들도 솔티드 인솔과 솔티드 골프 앱을 이용해 스윙 시 체중 이동이 어떻게 되는지 분석해 교정할 수 있다. 아마존을 비롯해 글로벌 골프용품 유통사와 2021년까지 약 4만대 유통계약을 체결했다.

◇반지로 심방세동 '스카이랩스 카트원'

스카이랩스 카트원.jpg
스카이랩스 카트원.jpg

심방세동은 심방의 규칙적인 수축이 소실되고 불규칙한 잔떨림이 발생하는 부정맥 질환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혈전에 의해 뇌졸중이나 혈전색전증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스카이랩스의 AI 기반 심장 모니터링 플랫폼 카트원(CART-I)은 반지 형태 웨어러블 의료기기로 심방세동 환자가 병원 밖에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제품이다.

광혈류 측정 센서(PPG)를 통해 자동으로 손가락 내 혈류를 관측해 불규칙 맥파를 측정하면 해당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전송돼 AI 분석을 통해 심방세동을 탐지 및 분석하고, 사용자 앱과 의사 전용 웹으로 결과를 전달한다.

카트원은 제품 개발과 동시에 국내외 유수 의료기관과 임상 연구를 해오며 심방세동 탐지 정확도를 입증해 국내 식약처는 물론 유럽 의료기기 품목 허가 CE-MDD(Medical Devices Directive)를 획득했다. 최근 시리즈B 라운드에서 225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해 누적 343억원에 이르는 등 크게 성장하고 있다.

◇베개에 AI를…'메텔 제레마'

메텔 제레마.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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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골이는 같이 잠을 자는 부부나 자녀 등의 수면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수면무호흡 등을 유발해 자신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스타트업 메텔은 코골이 완화와 베개 높이 조절, 수면 트래킹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베개 '제레마'를 선보였다.

국내 최초로 AI를 더한 제레마는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사용자 코골이 소리를 감지, 베개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이를 통해 기도를 확보, 코골이 감소를 유도하는 것이다. 앱을 통해 체형에 맞는 베개 높이를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고, 사용자 체압을 분석해 자동으로도 가능하다. 베개를 조정할 때 에어펌프 및 벨브를 사용해 소음도 적다.

오픈셀 메모리 폼을 사용해 통기성을 높였다. 타제품 대비 높은 경도(75)로 쾌적한 환경에서 잠을 잘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외에도 일, 주, 월 단위로 제레마 앱을 통해 수면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으며 수면시간, 목표 수면시간, 코골이 시간 등이 상세 데이터로 기록돼 원활한 수면을 돕는다.

◇신체 구석구석…활용도 무궁무진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자체 기능도 있지만 스마트폰과 연동됐을 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다양한 웨어러블을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은 그렇지 못한 플랫폼보다 훨씬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애플 워치와 에어팟 등 수준 높은 웨어러블은 아이폰 사용자가 구매하기도 하지만 아이폰을 구매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웨어러블이 지원되는 운용체계(OS)나 스마트폰 제조사 충성도를 높여주는 시점에 이른 것이다.

애플 시장 점유율에 위기를 느낀 것일까.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 스마트워치에 사용해온 자체 개발 OS 타이젠을 포기하고 구글과 통합된 스마트워치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애플과 경쟁에서 자체 OS로는 승부를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삼성전자의 눈물겨운 판단이 아닐 수 없다.

현재까지는 워치와 이어웨어 등 익숙한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는 웨어러블 시장. 신체 부위는 매우 다양하고 인간에게 필요한 기능 역시 그 조합만큼 무궁무진하다. 신체 구석구석 IT 기기가 붙어 각자 역할을 할 날이 머지않았다.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와 만나는 것은 매우 즐겁고 유익하다.

이호 기자 dlghcap@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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