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가정의 달 포스터 올린 GS25, 메갈리아 상징에 '남혐'논란 휩싸여
GS계열 불매운동으로 비화...편의점 점주들 피해 입으면 '손해보상 청구'

GS리테일이 '남혐('남자 혐오'의 줄임말)' 논란에 휩싸였다.

GS리테일은 오는 7월 1일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하며 편의점 등 전국 오프라인 점포망과 GS홈쇼핑의 온라인 사업의 시너지를 통해 거래액 2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지만, 남혐이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GS25는 지난 1일 가정의 달을 맞아 캠핑용 식품 판매 관련 이벤트 내용을 담은 포스터를 소셜미디어 등에 공개했다.

해당 포스터에는 작은 소시지를 집으려는 손이 그려져 있었고 ‘캠핑가자’라는 한글 문구 및 '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이라는 영어 문구가 삽입돼 있었다.

그런데 이 그림과 영어 문구가 문제가 됐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해당 그림의 손 모양이 메갈리아의 상징과 비슷하고 소시지는 남성을 비하할 때 자주 사용된다는 주장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또 영어 문구의 뒷자리들을 거꾸로 읽으면 'megal(메갈)’이 된다는 것이 결정적인 증거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GS25는 해당 포스터의 소시지와 손 모양 이미지, 영어 문구를 삭제해 재업로드 했다.

그런데 여기서도 논란이 발생했다. 문제가 됐던 부분들을 삭제한 대신 별 3개와 달 모양의 이미지를 하단에 삽입했는데, 그 이미지가 서울대의 한 여성주의 학회 로고와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 포스터 역시 논란이 일자 GS25는 이마저 삭제한 3번째 포스터를 올렸다. 그러나 이 포스터 역시 ‘핑’ 글자 왼쪽 아래 배경에 있는 별들이 메갈리아 로고의 손 모양대로 배치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원본의 배경 이미지와 비교해봐도 의도적으로 다른 부분이었다. 결국 이날 GS25는 ‘캠핑 가자’ 관련 포스터를 완전히 삭제하고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GS25는 "감성 캠핑 이벤트를 안내하는 과정에서 디자인 일부 도안이 고객님들께 불편을 드릴 여지가 있는 이미지라고 판단하여 즉시 디자인을 수정했다"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영어 문구는 포털사이트 번역 결과를 바탕으로 표기하였으며, 이미지 또한 검증된 유료 사이트에서 "힐링 캠핑" "캠핑"이 키워드인 디자인 소스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무겁게 받아들여, 앞으로 논란이 될 만한 내용에 대해 철저히 모니터링하여 더욱 세심한 검토와 주의를 기울이겠다"며 "5월 이벤트 디자인으로 불편을 겪으신 고객님들께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사과했다.

GS리테일이 '남혐' 논란에 휩싸였다.
GS리테일이 '남혐'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여론은 싸늘하다. 처음 공개됐던 포스터가 실수로 제작되었다 하더라도 수정된 버전에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어야 했다. 즉 이번 논란은 논란이 반복됨으로써 다분히 의도성이 있었다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GS25 측 역시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번이나 그러지 못했고 결국 GS25를 비롯해 GS 더프레시 등 GS리테일의 온·오프라인 브랜드들에 대한 'GS 불매 운동' 조짐까지 일게 만들었다.

도대체 왜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것일까. 과거 극우성향의 커뮤니티 일베는 일베를 상징하는 문양을 공식 로고, 포스터 등에 합성해 방송 매체 등에 노출시켜 논란을 빚었다. 메갈리아 등 극단 여성주의 커뮤니티는 일베의 이 같은 행태를 ‘미러링(같은 행동으로 보복하는 것)'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매출에 큰 타격 주면서까지 이런 논란거리를 만들 이유는 극미하다. 즉 이번 논란은 게시물을 제작, 배포하는 위치에 있는 인물의 개인적인 성향이 의도적으로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를 관리·감독하는 회사의 문제의식 부재가 맞물리면서 구멍이 뚫리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2030(이공삼공)세대, 특히 남성들이 역차별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논란은 GS25를 더욱 곤란하게 만든다. 편의점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고객층 중 하나가 이들 세대이기 때문이다.

비단 이번 논란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것은 편의점 점주들이기 때문이다. 편의점 점주들 사이에서는 이번 불매운동으로 피해를 입으면 본사에 항의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회사는 실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대다수가 실수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GS25는 아직 소비자들과 점주들이 듣고 싶어하는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합병을 앞두고 불매운동이라는 큰 악재를 맞이한 GS는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모면할 수 있을까. GS의 대응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호 기자 dlghcap@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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