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29% 주 52시간 초과 근무...연장근로수당 3억8000만원 미지급도
지난해 10억 기부했지만 직원 임금 미지급에 '빛바랜 선의'

펄어비스 전체 직원의 약 30%가 법정 근로한도인 주 52시간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온라인
펄어비스 전체 직원의 약 30%가 법정 근로한도인 주 52시간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온라인

정부가 온라인 게임 검은사막의 개발사인 ㈜펄어비스를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전체 직원의 약 30%가 법정 근로한도인 주 52시간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8일 펄어비스에 대해 수시감독 한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정치권 등은 펄어비스에 대해 장시간의 노동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고용부의 감독 결과 전체 근로자 1135명 중 329명(29.0%)이 주당 연장근로 한도(12시간)를 초과해 장시간 노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과정에서 연장근로 수당을 비롯한 임금 3억8000만원을 미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펄어비스는 이밖에도 사측이 노사 협의회 근로자 위원 선출에 개입하거나 취업규칙 변경내용을 미신고한 정황도 드러났다.

주 52시간 근로제는 지난 2018년 7월 300인 이상 기업에 우선 적용됐으며 50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은 지난해 말까지 계도기간을 거쳐 올해 1월부터 50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에 의무적으로 적용됐다.

이에 대해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는 게임사들은 업무 특성상 해당 제도가 국내외 경쟁력 약화를 야기할 수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고용부가 펄어비스에 대해 수시감독을 진행했지만 타 게임사를 감독해도 충분히 초과근무 상황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고용부는 확인된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에 대해 사측에 지난달 9일 시정지시를 내렸고, 펄어비스는 모든 시정지시 내용을 수용해 이날로 시정 조치를 완료했다. 따라서 고용부는 따로 사법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펄어비스는 8일 지난해 2019년 약 3억원이었던 기부금을 10억원 이상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호주에 산불 피해 복귀 지원금 1억원을 전달했으며,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터키를 돕기 위해 1억원을 기부했다. 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대구·경북 소외 계층 및 의료진들을 위해 총 5억원의 성금을 전달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직원들에게는 4억원에 달하는 임금을 미지급해 펄어비스의 선한 영향력의 빛이 바랬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시정 명령에 따라 초과근무에 대한 임금 지급을 지난 1일 완료했다"며 "이번 근로감독을 계기로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호 기자 dlghcap@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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