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사업부 23분기 연속, 누적 5조원 적자...다른 부문에도 악영향 끼쳐
사업 종료 후에도 정상적인 사후지원 약속...재고 떨어지면 못 받을 수 있어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을 오는 7월 31일 종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번 종료 결정은 LG전자가 지난 1월 20일 "스마트폰 사업과 관련, 매각까지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발표한 지 불과 2개월여 만이다. 이로써 LG전자의 스마트폰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LG전자는 1995년 LG정보통신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해 초콜릿 폰을 위시한 싸이언 시리즈로 세계 점유율 3위를 기록하는 등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대 스마트폰으로 전환되는 시기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LG전자는 일찌감치 스마트폰으로 전환한 경쟁사들과는 다르게 한창 잘 나가고 있던 피처폰 시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그 결과 스마트폰 시장에 조금 늦게 뛰어들었고, 이로 인해 갤럭시 시리즈의 삼성이나 아이폰의 애플 등 시장을 리드하는 기업들의 뒤를 쫓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뒤늦게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한 LG전자는 경쟁자들을 따라잡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많이 했다.

최초의 듀얼코어 CPU를 장착하거나 휘어지는 배터리를 이용한 옵티머스 시리즈나 4:3의 비율을 가진 vu 시리즈 등 다른 메이커에서는 찾기 힘든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폰을 선보여 다수의 마니아층을 확보할 수 있었다.

LG전자 휴대폰 사업부가 7월 31일 종료된다. 이로써 LG전자의 스마트폰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LG전자 휴대폰 사업부가 7월 31일 종료된다. 이로써 LG전자의 스마트폰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기본기였다. LG전자의 스마트폰들은 크고 작은 결함들로 인해 사용에 불편함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이 늦거나 없었다. 또 안드로이드 OS의 판올림에도 인색했다.

이는 다양한 제품의 잦은 출시로 인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거나 제대로 된 사후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소비자들의 마음은 점점 LG전자를 떠나기 시작했다. 새 스마트폰을 구매해도 금방 지원이 끊겨 구식이 되는 폰을 살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단통법 시행 이전에는 불법 보조금을 통해 공짜폰으로나마 구매를 했지만, 단통법이 시행되자 소비자들은 제가격을 주고 LG전자의 스마트폰을 구매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물론 중간에 ‘V시리즈’ 등이 나름의 선전을 했으나 상황을 역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고 회심의 카드로 대대적인 마케팅까지 벌였던 ‘벨벳’과 ‘LG윙’의 부진은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게 하는 결정타가 됐다.

결국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는 2015년 2분기 이래 23분기 연속, 누적 5조원의 적자를 극복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물러나게 됐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접음에 따라 그 자원을 자사의 다른 사업 발전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기존의 LG스마트폰을 구매해 사용하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LG전자는 통신사업자 등 거래선과 약속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5월 말까지 스마트폰을 생산하며 사업 종료 이후에도 구매고객 및 기존사용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충분한 사후 서비스를 지속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충분한 사후 서비스란 스마트폰 부품 재고가 남아있을 때까지라는 의미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함으로써 모든 LG전자의 스마트폰은 단종이 된다.

이는 더 이상의 부품 생산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재고가 모두 소진되면 소비자는 사후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제품에 문제가 있거나 오래 써야 하는 사용자는 문제가 될 수 있거나 소모성인 부품 등을 미리 확보하거나 교체해야 할 것이다.

이호 기자 dlghcap@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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