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이사회, 이석희 사장과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
박 부회장, 기업문화 도약 및 글로벌 ICT 협력 담당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30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석희 현 사장와 함께 각자 대표로 선임됐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이사회에서 박 부회장을 신규 대표로 선임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과 신규 비즈니스 창출을 전담토록 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기존 기술과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발과 투자, 운영 등을 책임지게 된다.

이처럼 SK하이닉스 이사회가 회사의 대표를 박 부회장과 이 사장 각자 대표로 하며 두 축으로 재편한 것은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밝힌 것처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위대한 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미래비전 구현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평가다.

특히,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측면에서 박 부회장 역할이 전면에 부상했다고 볼 수 있다. SK텔레콤의 대표에 이어 SK하이닉스 대표까지 맡으며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진두지휘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박 부회장은 그동안 인수합병(M&A)와 신규 성장동력 창출 등에서 능력을 발휘해 왔고, 이번 SK하이닉스 각자 대표 선임은 SK하이닉스가 지주회사인 (주)SK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전환하는 작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이 100조 원을 넘나드는 규모로 필요에 따라 기술기업의 활발한 인수합병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 공정거래법으로는 지주법상 손자회사의 경우 인수 회사 지분을 전량(100%) 사야하는 제약이 있었다.

SK그룹이 이 부분을 조정해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를 (주)SK의 양대 자회사로 재편할 경우, SK하이닉스는 보다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갖게 된다.

업계에서는 SK그룹의 이같은 지배구조 재편 시나리오는 오랫동안 준비돼 왔던 것으로, 박 부회장의 SK하이닉스 대표 겸직을 기점으로 본격 추진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이사회 결정으로 박 부회장은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를 하영구 선임 사회이사(전 시티은행장)가 맡는다.

하 의장은 "SK텔레콤을 4년여간 경영해온 박 부회장은 글로벌 ICT 생태계의 판을 짜고 선도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 의장은 이어 "이 사장은 D램과 낸드 등 주력 제품의 첨단 기술경쟁력 확보와 인텔 인수 및 후속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서낙영 기자 nyseo67@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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