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컵’(GⅠ,1800m)에서 아쉬운 4위에 그친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 소속마 ‘닉스고’는 자신의 몸값(9500만원)보다 50배에 달하는 총 459만 달러(약 50억 원)의 상금을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닉스고'는 지난해 ‘브리더스컵 더트마일(GⅠ,1600m)’ 경주와 지난달 ‘페가수스월드컵(GⅠ,1800m)’을 잇달아 우승한 바 있다.

닉스고 경주장면 캡처
닉스고 경주장면 캡처

이번 사우디컵에 출전한 경주마들의 몸값도 대단했다. 가장 고가의 몸값은 닉스고와 함께 우승후보로 꼽혔던 미국의 ‘샤를라탄’이다. 미국에서 생산한 ‘샤를라탄’은 70만 달러(약 7억 7천만 원)에, 영국의 ‘방콕’은 69만5천 달러(약 7억6천만 원)에 낙찰됐다. 반면에 닉스고는 지난 19년 킨랜드 1세마 경매에서 한국마사회가 8만 7천 달러(약 9천5백만 원)에 구매했다. 경매에 상장되지 않아 몸값이 베일에 쌓인 경주마들도 있지만, 닉스고는 사우디컵 경주마들 중에는 몸값이 낮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힐 커리어를 쌓아왔고, 결과적으로 4위를 거둬 150만 달러(약 17억 원)상금 획득에도 성공했다.

닉스고가 상장되었던 킨랜드 1세마 경매에는 쟁쟁한 씨수말들의 자마들이 대거 상장되곤 한다. 자마의 능력에 대한 기대 척도라고 볼 수 있는 교배료만 보아도 닉스고의 기대 성적이 그리 높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한 회에 교배료만 30만 달러(약 3억 3천만 원)를 받는 ‘타핏(Tapit)’의 자마, 교배료 25만 달러(약 2억 7천만 원)의 ‘워프론트(War Front)’의 자마도 78두 상장됐다. 그에 비해 닉스고의 부마 ‘페인터(Paynter)’의 교배료는 2만 달러(2천 2백만 원), 1/10의 가격이다.

닉스고를 주목한건 한국마사회의 ‘케이닉스’ 프로그램이다. ‘케이닉스’는 말의 DNA 정보를 이용해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경주마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우디컵을 마친 닉스고는 미국으로 돌아가 컨디션을 회복할 예정이다. 경주마로서 세계 수준에 오른 만큼 내년에는 씨수말 데뷔도 점쳐진다. 이미 해외에서 좋은 성적을 낸 경주마는 그 교배로만 해도 3만 달러에 달한다.

이에 한국마사회는 케이닉스 사업으로 좋은 씨수말 자원이 될 수 있는 경주마를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조기에 발굴하고, 추후 이를 국내로 도입해 국산마 수준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시에 케이닉스 프로그램을 통해 민간에 정보를 제공해 생산농가들이 효율적으로 우수 경주마를 생산·구매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국내 번식마들의 유전체 분석에 기반한 교배 조합정보를 제공한다. 동시에 美 경매 상장마와 번식마들의 혈통 정보를 제공해 우수한 경주마의 생산·도입을 돕는다. 이는 결과적으로 세계 경주마 시장에서 국산마 경쟁력 제고, 즉 국내 생산농가들의 소득을 증진으로 이어진다.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은 “기대보단 아쉬운 성적이지만 닉스고의 활약으로 케이닉스 사업도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자평한다”며 “우리 경마와 말산업도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onnews2@nextdaily.co.kr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